평화롭게, 자유롭게, 자연그대로

 

에코북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들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문명은 지금 어디에 와 있을까? 서로 대립하고 파괴하며 자연을 거스르는 인간의 야만에 대한 자연의 응징이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야만의 시대에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없는 것일까? 대립과 파괴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하나의 공동 운명체로 새로운 공생의 논리가 절실한 때이다. 이 책에는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염원하는 저자의 소망이 담겨있다. 또한 진정한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의 소박한 삶에서 길어올린 따뜻한 언어가 있다

 

삼라만상은 모두 성스럽다

 

지은이 야마오 산세이는 일본 열도의 남쪽 작은 섬에서 인생의 반을 살다 삶을 마감한 농부이며, 시인이었다. 이 섬에 들어오기 전에 그는 1960년대부터 대안 공동체 운동과 유기농작물의 재배와 판매에 관여하기도 했다. 그가 전하는 일관된 메시지는 대자연, 즉 삼라만상 모든 것에 대한 영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길가에 나뒹구는 돌은 물론이고 작은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에 대한 신성함을 깨닫는 것이다. 곧 삼라만상과의 성스러운 대면이다. 이것이 산업사회의 약탈 문화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는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현대문명의 잃어버린 생명공동체를 위하여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성 안에 깃든 자연성인 성스러움을 잊고 살다시피 했다. 그것은 대립과 파괴로 이어지고 오늘날 지구는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물질적인 욕망과 편리 함과 쾌적적함을 위해 문명의 진보를 앞세워 지구를 파괴하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엄청나게 많은 개미들이 이 땅 위의 산하에 살면서도 산과 강을 파괴하지 않고 수억 년 세대교체를 거듭해 왔듯이, 또한 수도 없이 많은 떡갈나무가 유유하게 이 산하에 살며 조금도 산과 강을 더럽히지 않고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번성해 왔듯이, 우리 인류도 앞으로는 삼라만상의 일원으로 긍지를 가져야 하겠지만 교만함 없이 만물과 조화로운 삶을 전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이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시냇물 소리, 벌레, 비, 돌, 새, 바람, 구름 들이 다정한 벗이 되고 때로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오염되지 않은 대자연과 그 속의 단순한 삶, 한 포기의 풀도 존경하고 벌레 한 마리한테도 배우는 삶, 저자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거짓없이 그렇게 겸허한 눈길로 우리 주변의 풀이며 나무며 흙이며 산이며 해며 달 이야기를 이 책에서 하고 있다.

지난 20세기는 대립과 전쟁, 그리고 무차별 환경파괴의 역사였다. 그런 혼란의 역사는 21세기에 들어서 조금도 개선된 것이 없다. 인간의 생명공동체가 붕괴되어가는 이 절박한 시대에 자연의 신성에 대한 저자의 성찰은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묻게 한다.

 

*저자 소개

 

지은이: 야마오 산세이

 

1938년 태어나 와세다 대학 문학부서양철학과를 중퇴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부족’이란 이름으로 대안문화공동체운동을 했으며 1973년 가족과 함께 네팔, 인도 성지순례를 했다. 1975년 도쿄에 호빗토란 이름의 ‘모든 사람이 꿈꾸는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참가해 무농약 채소 재배와 판매를 했다. 그 뒤 1977년에 온 가족이 일본 남쪽의 작은섬 야쿠 섬으로 이사했다. 이곳에서 버려진 마을을 다시 세우고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시와 글을 발표했다. 삼라만상 온갖 것이 모두 신성한 존재임을 깨닫고 지구의 미래와 희망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해온 그는 2001년 8월 그의 별 오리온으로 영원히 돌아갔다.

지은 책으로는 ‘성스러운 노인’, 게리 스나이더와의 대담집 ‘하나로 이어진 성스런 지구’, ‘여기에 사는 즐거움’, ‘애니미즘이라는 희망’, ‘물이 흐른다’, 시집 ‘비파잎 모자아래서’ 등이 있다.

 

옮긴이: 최성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 속에 살며 번역과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저서에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가 있고, 옮긴 책에는 ‘여기에 사는 즐거움’, ‘지렁이 카로’,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공역)같은 것이, 편역서로는 일본 선승들의 일화를 모은 ‘다섯 줌의 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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