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일보】박문선 기자 =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2동에 거주하는 박병식(54세, 남)씨는 지난달 1일부터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 달 동안 희망근로에 참여하면서 활동사항과 느낀점을 수기로 작성했다. 희망근로에 참여하고 있는 근로자 등에게 희망근로의 보람과 희망이 전달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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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식(희망근로)

희망의 발걸음 !

드디어 휴대폰 문자메세지가 왔다. 희망 근로 프로젝트에 합격했으므로 십정2동 주민센터로 6월1일 오전 9시까지 출근하시기 바랍니다. 손꼽아 기다리던 그날 동사무소로 갔다. 80여명이 모여 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웅성대기도 했고, 호기심 반 설렘 반이었을 것이다. 출석확인과 조 편성 구역을 나눠 장비를 수령하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십정2동 관내 80여명 중 거동 불편한 분들의 수발하는 분을 제외하고 4개조로 나누었다. 나는 2조 반장이 되어 20여 명의 한 조를 인솔해야했다. 조원을 거느리고 우리 구역으로 가면서 약 20여 분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자 중에서 50대는 나 하나였다. 최하 60대에서 최고 80대까지, 그야말로 60대는 청년이었다. 이분들을 인솔하여 우리 구역을 다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그래. 이 지역은 내가 잘 아니 각 블록을 분담하여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방법을 생각하자 하고 임시로 2~3블럭을 나누고 나와 함께 순환하여 빈 공간을 처리하자 생각하고 3명씩 분담 구역을 정했다.

 

박병식(희망근로).
▲박병식(희망근로)

한국 사람만이 아닌, 사람의 본능, 자기 영역에 대한 책임,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임시로 나누어 효과에 따라 수정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하였다. 장비와 봉투를 나누어 주고 작업시간과 쉬는 시간을 잘 안배할 수 있도록 하고, 점심 때와 저녁에 집결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그리고 각자 자기소개를 하였다. 느낌이 참 좋았다. 여자 6명 남자 14명, 6개 구역으로 나누었고, 지금 생각해도 참 잘 짜인 짝꿍들이었다.

 

그렇게 각자 자기영역을 숙지한 후 첫날 작업시작을 알렸다. 첫날은 그런대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됐고 순조롭게 끝났다. 다음날 아침 동 주민센터 앞에 집결하는 문제부터, 저녁에 동사무소 집결하여 확인하고 퇴근하는 문제가 툭툭 튀어나와 조금 소란스럽기도 하였다. 처음, 아니 오랜만에 단체 생활이란 틀에 들어서려니 세월의 흐름을 느꼈던 것일까! 아침에 현장에서 모여 현장 퇴근하자는 말에서부터 점심 먹는 시간까지 애로사항들을 들고 나와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난 그럴 때마다 이렇게 답했다. “지금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서로 긴장 관계이므로, 믿음의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려보자 했고, 여러분이 언제 이렇게 걷기 운동을 하겠느냐? 여기 풍을 맞은 분을 비롯하여 장담하건대 이 일이 끝날 때쯤 건강이 엄청 좋아질 것이다. 하니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익숙해질 것이고 그러면 긍정적인 생각이 들 것입니다” 하면 맞아 하는 소리도 들리고 해보자 하는 소리도 들리고,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이렇게 하루 이틀 지나 일이 익숙해질 무렵 엄청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골목골목 구석구석 쓸고 담고 하니 당연한 결과이리라, 참으로 거리가 깨끗해진 것이다. 처음엔 힘도 들고 짜증도 났지만, 갈수록 깨끗한 거리가 보기가 좋은 것이다. 그러니 누가 휴지 한 장만 버려도 표가 나는 거리 담배꽁초 하나만 떨어져 있어도 표가 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 중에서는 살맛이 난다고 늘 자랑이다. 집에서 대우가 달라졌다.

 

60대 중반이 넘어선 그분은 화색이 연연하다. 아 요즘처럼만 살았으면 좋겠다. 일 있고 집에서 대우받고 일하면서 대화할 동료도 있고 얼마나 좋으냐? 하면서 아침에 만나면 거수경례를 하면서 구호를 ‘희망’한다. 그러면 장난기 어린 동료 ‘근로’하고 답한다.

 

처음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자기 구역에 대한 애착도 생기고 책임도 생겨 일하다 휴식시간에 여유로운 커피 한 잔씩 하는 희망의 커피 타임도 있다. 월급도 타고 월급의 일정부분 카드로 사용하는 부분도 방법을 알고 나서는 긍정적이다.

 

금방 청소하고 난 곳에 또 누가 버리면 ‘아~이거 정말’하다가 웃으면서 또 빗자루 운동을 한다. 희망의 빗자루로 희망을 쓸어 담는다. 또 하나의 희망을 꿈꾸며, 일이 계속 이어지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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