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일보】박문선 기자 = “2000년의 기다림과 고난을 넘어 오늘 우리 앞에 여의주가 되어 인천의 내일로 찬연히 빛나고 있다.”

 

인천세계도시축전 주행사장 폐장 30분 전, 미추홀 분수 일대에서 진행되는 삼성과 함께 하는 멀티미디어 워터쇼가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혔다.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레이저, 현란한 조명과 멋진 불꽃쇼가 어우러진 드라마에 매일 3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환호하는 멀티미디어 워터쇼,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본다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멀티미디어 워터쇼는 ‘인천 판타지-천년수의 예언’이란 제목으로 비류와 그의 어머니 소서노가 미추홀에서 못다 이룬 건국의 꿈을 2000년이 지난 오늘 인천에서 이뤄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폭죽과 함께 시작하는 멀티미디어 워터쇼의 오프닝, 중저음의 낯익은 목소리가 다가선다. “하늘에서 물이 내려와 바다가 되고, 바다에서 땅이 솟아 세상이 되었다.”

 

내레이션의 주인공은 드라마 ‘주몽’에서 ‘해모수’역을 허준호다. 드라마에서 해모수의 아들 주몽은 소서노와 결혼했고 미추홀에 나라를 세우려던 비류와 부자지간이 됐다. 멀티미디어 워터쇼 허주범 감독은 “개인적 친분이 작용한 것도 있지만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목소리로 허준호가 제격이었다”며 “의도치 않게 드라마와 연관을 맺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멀티미이디어 워터쇼의 도입부, 환상적인 워터스크린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불보라에 맺힌 영상 속 주인공은 소서노와 비류. 아름다운 목소리로 못다 이룬 꿈을 노래한다. 멀티미디어 워터쇼의 히로인으로 주제곡 ‘천년수’로 관객들의 귀를 홀린 주인공은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다. 그는 2009년 뮤지컬 대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이다.

 

김소현의 노래를 뒤에서 든든히 받혀준 합창은 세계적인 합창지휘자 윤학원과 그가 이끄는 인천시립합창단이 맡았다. 클라이맥스에서 터지는 웅장한 사운드는 여름밤 시원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미추홀에서 건국의 꿈을 이루지 못한 소서노의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그 눈물은 ‘천년수’가 돼 내일을 기약한다.

 

역사의 시간 여행이 지나며 멀티미디어 타워에는 4자리 숫자가 암호처럼 지나간다. ‘1446’, ‘1950’, 그리고 ‘2009’. “한글창제와 한국전쟁, 그리고 인천방문의 해가 열리는 2009년을 제시함으로써 고난과 역경을 딛고 밝은 미래를 일구어낸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허 감독은 말했다.

 

이 밖에도 빛을 통해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연출안과 홀로스크린을 활용한 용의 승천 등 멀티미디어 워터쇼의 주제가 갖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르며 감상하면 더 큰 감동이 전해질 것이라고 허 감독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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