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일보】조은아 기자  = 중국산 불량 식품과 멜라닌 파동, GMO, BSE 등의 식품관련 사건이 먹거리에 대한 막연한 국민적 불안과 함께 식품산업 전반에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의 석학들이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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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이현구 원장은 개회 인사말에서 "이번 심포지

엄을 통해 식품의 안전성 평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현구)과 미국한림원(The National Academies, NA)은 양국 한림원 석학을 비롯한 식품분야 전문가와 관련 정부부처 인사 등 15명이 연사로 참여한 가운데 8월24일과 25일 이틀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지하 2층 의원회의실(24일)과 서울프라자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25일)에서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평가 (The Science of Food Safety Risk Assessment)’를 주제로 제2회 한․미국한림원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점차 고조되면서 현재 식품 첨가물, 잔류 농약 등에 대한 위험평가가 식품 전반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위험평가 결과는 대체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반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식중독 미생물의 혼입 정도, 항생제 내성 미생물, 생명공학식품, 방사선 조사식품 등은 과학적 위험평가에 의한 안전성과 소비자의 수용도 사이에 괴리가 있어 식품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불안과 사회적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최되는 이번 심포지엄은 세션별로 ‘식품 위험평가 개요’, ‘식품중 화학물질 위해평가’, ‘식품 중 미생물 위해평가’, ‘유전자재조합식품의 안전성’, ‘방사선 조사식품의 안전성’ 등을 주제로 최근 사용되고 있는 식품기술과 원료 물질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통해 과학적 사실을 제시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세션 중 ‘유전자재조합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Foods :GMO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미국학술원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 of the United States National Academies)의 Ann L. Yaktine 박사는 이번 발표에서 “GMO 식품 및 유전자재조합생물체에서 유래한 식품 산물은 식품의 저장수명, 영양소 함량, 색상, 풍미, 식감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최신 기술개발의 산물이다. 오늘날 시장에는 많은 GMO 식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두(Soybeans)’이며, 그 외에도 옥수수와 파파야, 호박 등 종류가 다양하다. 식품 및 식품 산물에 대한 의도적인 변화는 확인되고 평가될 수 있으나 성분상의 비의도적인 변화와 식품의 잠재적인 안전성은 평가하기가 다소 어렵다”라며 “GMO의 비의도적인 변화를 확인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방법이 개발됐으며, 방법론이 한층 더 발달함으로써 식품개발자와 규제담당자의 식품 안전성 평가 능력은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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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재조합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발표한

Ann L. Yaktine 박사는  “유전자재조합식품이

상업적으로 시판되기 이전에 안전성 평가가 진

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Ann 박사는 “이런 GMO 식품의 안전성 평가방법을 검토하기 위해 과학 전문가 위원회가 소집됐으며, 이 위원회에서 발간된 보고서 ‘GMO 식품의 안전성:비의도적인 건강영향 평가방법’에서는 유전자재조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의도적인 성분변화의 평가에 대해 지침을 제공하고 시판 전 및 시판 후 평가방법과 지식의 격차를 메우기 위한 연구방법을 확인하고 추천했다”라고 밝힌 뒤 그 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했다. 그와 함께 “그에 따라 위원회에서는 비의도적인 변화를 최소화하고 예상치 못한 부분이 발생했을 경우 그 성분을 적극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위원회는 유전자의 변화를 case by case로 처리해야 하며, 화합물, 성분 등 특정 성분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와 함께 GMO 식품이 상업적으로 시판되기 이전에 안전성 평가가 진행돼야 하며, 시판 이후에도 안전성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계속적으로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안전성 논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진행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평가센터의 김형진 박사는 “세계적으로 GMO 식품의 재배면적은 증가추세에 있다. GMO 식품은 식량의 안정적 수급 및 환경문제, 에너지문제의 해결 방안의 모색 등을 위해 개발됐다”라며 GMO 식품의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한 후 “GMO 식품의 장점과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지만 그에 따르는 인체유해성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로 브라질너트의 유전자를 삽입한 콩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개발이 중단된 사례와 살충성 GM 옥수수에 대한 위해성 논란 등 인체유해성에 대해 논란과 우려가 있는 만큼 그에 따르는 위해성 평가 역시 필수적이다”라고 위해성 평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김형진 박사는 GMO 식품의 안전성 평가에 대해 △ 제1세대를 비롯해 2세대, 3세대 GMO 식품에 대한 평가시스템 구축 △ 동물실험의 한계성 극복 △ 효율성 제고 △ GMO 평가능력 향상 △ 단일화․통합화된 시스템 등이 구축 등이 요구된다며 이를 통해 시민들의 GM 식품에 대한 이슈와 우려를 정확히 파악해 이해시키고 참여케 함으로써 신뢰를 형성해 GMO에 대한 리스크를 완화해야 올바른 국민의식 형성 및 건전한 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유전자재조합식품의 안전성 발표 세션에서 Ann L. Yaktine 박사는 위원회에서 사용하는 ‘Genetically Engineered(GE)’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나, 김형진 박사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GMO)’라는 단어를 사용해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GMO’로 통일해 표기했음.

 

이어 진행된 ‘방사능 조사식품의 안전성(Safety of Irradiated Foods)’에 대해서는 권중호 경북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가 ‘방사선 조사식품의 안전성 연구와 국제적 평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권중호 교수는 발표에서 “FAO/WHO 식품안전위원회에서는 식인성(食因性) 질병이 인류 건강의 가장 큰 위협이 되며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공중보건 문제와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 식품조사기술(食品照射技術)은 이온화 작용과 투과성을 지닌 방사선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로서, 냉처리(cold process)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기술은 지난 수십년 동안 기술적 타당성과 조사식품(照射食品)의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연구돼 현재 약 40개국에서 상업적으로 실용화돼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조사처리’는 식품을 포장재 또는 대량 용기에 담아 방사선 조사실 내에서 이온화 에너지(감마선, 전자선 또는 X-선)에 일정시간 노출시키는 공정이다. 이런 식품조사는 일정량의 방사선에너지를 식품에 투과시킴으로써 오염된 해충이나 유해 미생물을 사멸시키거나 신선식품의 생활작용을 억제시켜 위생화 또는 선도유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권 교수는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한 안전성은 원자력을 이용하는 특수상황으로 지난 수년간 독성학적·미생물학적·방사선적·영양학적 안전성에 대해 연구돼 왔으며, 다양한 식품군에 방사선 조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나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며 그 연구에 대한 결과에 설명하고, “지금부터 1세기 이전 우유의 저온살균 기술은 지금의 식품조사기술과 마찬가지로 그 안전성, 이점, 한계점 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로 실용화가 지연됐다. 이와 같은 소비자의 불확실한 염려는 기술의 실용화를 지연시킨다.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용성은 직접 구입하고 경험한 다음에 그 우려가 크게 줄어들었음이 입증됐다”며 방사선 조사기술 적용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전했다. 더불어 “대부분의 선진국을 포함해 방사선 조사식품은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허가됐고, 그 안전성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개발돼 기술적 타당성이나 이점이 인정됐다”며 식품 안전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대안기술인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해 의견을 발표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이현구 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미국과 국내의 전문가들이 모여 주요 이슈로 등장하는 식품 중 유해화학물질, 유해미생물, 생명공학식품, 방사선 조사식품 등 안전성 평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과학적인 위험평가로 도출된 정보를 어떻게 정책 및 규제 설정에 활용할 것인지 토론을 통해 관련 분야에 대한 종합적이고 과학기술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화학적 위해요소, 생물학적 위해요소에 대한 최신 국제동향을 전파하고, 국내외 위험평가 전문가로부터 향후 과학적인 식품안전시스템 구축에 대한 의견을 접할 수 있어서 특히 그 의미가 컸다. 또한 전문가 워크숍 (Closed Workshop)에서는 양국 한림원 석학들을 비롯한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 2차관과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 등 산·학·연·정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위험평가에 근거한 과학적 식품안전 정책 방향을 도출하는 계기가 됐다고 참가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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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포지엄을 마친 발표자 및 참석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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