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서울=환경일보】정종현 기자 = 현대 기상학은 기술의 발달로 많은 부분 지구의 날씨와 기후에 미치는 요소를 파악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상식을 깨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UCLA의 대기과학자들은 태양풍(solar wind)에서 지구의 자기권(magnetosphere)으로 에너지 전이가 일어나는 알려지지 않은 기본 모드를 발견했다.

 

이는 마치 태양 이외의 다른 무엇이 대기를 가열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태양이 저문 후에 대기가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태양은 방사선을 방출할 뿐만 아니라 태양풍이라고 불리는 이온화 입자도 방출함으로써 지구뿐만 아니라 태양계에 영향을 미친다. 태양의 자기장으로부터 발생한 입자를 운반하는 태양풍은 행성 간 공간 자기장(interplanetary magnetic field; IMF)이라고 알려졌으며,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3∼4일이 소요된다.

태양풍이 에너지를 자기권으로 운반하는 속도는 매우 다양하지만, 무엇이 에너지 운반속도를 결정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렇게 전기적 성격을 띤 입자가 지구에 도착하면, 지구를 감싸고 보호하고 있는 ‘자기권’이라는 자기장에 지배되는 공간을 침범하게 된다. 자기권에 도달한 전기입자는 전류를 흐르게 하는데, 이것이 지구의 자기권에 큰 변형을 일으킨다.

 

자기권은 통신위성이 운행 하고 있는 곳이며, 위성, 전력선 및 통신 시스템에 치명적인 부폭풍(substorm)으로 알려진 에너지가 방출되는 곳이다. 자기권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태양풍에서 자기권으로 유입되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UCLA의 과학자들은 “어떻게 에너지가 태양풍에서 자기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첫 번째 중요한 관문”이라고 밝혔다.

 

행성 간 공간 자기장은 크기와 방향의 변동이 매우 크다. 이제까지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에너지 전달의 속도가 주로 행성 간 공간 자기장의 방향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해왔다. 자기장의 남쪽에 가까워질수록 에너지 전달 속도가 높고, 자기장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UCLA 연구팀은 지구의 대기 상층부에서 전류의 흐름을 측정함으로써 상호관계의 강도를 측정하는 레이더 자료를 분석하던 중 이제까지 알려진 사실과는 다른 발견을 했다.

 

그동안은 행성 간 공간 자기장이 북쪽에 있을 때에는 부폭풍이 없다고 알려져 왔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맞지만 만약 변동이 많은 행성 간 공간 자기장이라면 한 시간에 한 번씩 부폭풍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사실인지 증명하기 위해 통계적 분석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자기권과 전리층에서의 대류현상은 이런 변동에 의해 추진되며, 행성 간 공간 자기장의 방향에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강력한 대류가 없기 때문에 부폭풍 발생에 필요한 에너지는 행성 간 공간 자기장이 남쪽을 향하지 않으면 형성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한 시간에 한 번씩 부폭풍이 발생했다.

 

이에 태양풍과 지구 자기권의 상호관계의 강도를 연구하고자 레이더 측정법을 사용하고 태양풍의 변동이 클 때 자료와 적을 때 자료를 분리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행성 간 공간 자기장에서의 변동이 적을 때 일반적으로 알려진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행성 간 공간 자기장의 변동폭이 클 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흐름의 강도는 변동의 세기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과학재단이 후원한 이번 연구에서, 상층 대기에서 운행 중인 우주선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또한 기후에 대한 이해와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알려지지 않은 요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었다.


한편, 자기권은 1957년에 발견됐으며, 1960년대 말 과학자들은 에너지 전달속도가 주로 행성 간 공간 자기장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정설로 받아들였다. 국립과학재단은 전리층에서 반사되는 라디오파를 방출하는 지상 레이더를 설치하는데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로써 과학자들은 전리층에서 이온의 움직임 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 레이더 기지는 그린란드와 알래스카에 설치돼 있다.

 

miss0407@hkbs.co.kr

 

 

 

※용어설명

태양풍(solar wind):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하전입자(주로 양성자와 전자)의 흐름을 말한다.

자기권(magnetosphere): 각 행성의 자기장에 지배되는 공간을 말한다. 

행성 간 공간 자기장(interplanetary magnetic field; IMF): 하전입자가 흘러가는 전류이다. 전류가 흐르면 주위에 자기장이 형성된다. 태양풍에는 하전입자가 많이 섞여 있는데 이 하전입자의 흐름으로 행성간 공간에 형성된 자기장을 행성간 공간 자기장이라고 한다.

부폭풍(substorm): 지구 자기장에서 일어나는 강력한 에너지 분출 현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북극광과 남극광에 대전입자(플라즈마:이온화된 입자)를 과잉 공급해 인공위성과 송전망 등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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