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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일보】정종현 기자 = 최근 개봉한 영화 2012는 태양 폭발로 인한 지구의 지각변동으로 인류가 종말의 위기에 놓인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지구 내부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대륙판이 움직이고 이로 인해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인간의 목숨을 가볍게 거둔다. 또한 거대한 화산폭발과 대형 쓰나미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을 깡그리 앗아간다.

 

다행히 과학자들은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하지도 인류가 쌓아놓은 문명이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진과 쓰나미, 초대형 태풍은 이미 일어났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딥임팩트, 단테스피크, 투모로우 등 이전의 재난 영화에 비해 국내 영화 해운대나 2012가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쓰촨성 지진과 인도네시아를 강타한 초대형 쓰나미를 목격했던 우리들의 트라우마를 이 영화가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겪었기 때문에 그 참상이 현실로 다가와 두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지구의 폭주를 막으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지난 15일 APEC회의에서 각국의 대표들은 정상들은 결국 코펜하겐에서 쿄토의정서 이후의 협약을 미루자는 결론을 내렸다. 어쩌면 우리는 영화 속 인물들처럼 자연이 보내는 징후들을 가볍게 생각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벼랑으로 가까워져 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대야 속 개구리가 서서히 데워지는 물에 적응하다 결국 죽어버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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