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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김종일 기자] 지난 20일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국토해양부 주최의 ‘해양부문 기후 변화 강화’를 위한 워크숍이 열렸다.

 

이 날 발표된 내용은 15차 기후 변화 당사국 총회에 대한 소개와 해양기후R&D 추진 현황 16개 과제였다. 학술 대회의 평균 소비 시간이 3~4시간인 것을 생각해볼 때, 이 날 워크숍은 일반 학술 대회 2~3배 분량이 하루에 소화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철부지들 아닌 전문가들이 몸이 뒤틀려 못 견뎌하는 표정이 보였다. 국토부는 서로 다른 16개 연구 과제를 한 자리에 모을 수는 있었지만 그런 일을 통해서 연구자들이 서로 더 소통이 잘되게 하지는 못했다.

 

훌륭한 연구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연구도 있었다. 그러나 16개 분야를 전부 ‘관람’(?)한 주제토론 패널들의 언어는 전혀 예리하지 못했다. 정리할 연구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주제 토론 시간 중에 전문 연구자 자격으로 참석한 한 청중은 대중들이 읽을 수 있는 환경해설서를 제안했다. 그 이유는 전문 연구자인 자신이 다른 영역의 발표 자료를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대중들은 어떠하겠느냐는 차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연구 영역만 알 뿐이고, 대중들은 자신들이 먹고 사는 분야만 알 뿐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너무 부족했던 자리였다.  
 
국토부는 전문연구 진수성찬을 만들어서 대단히 흐뭇할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차린 밥상을 맛있게 먹고 간 사람 숫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다음 워크숍은 국토부가 이번에 있었던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진지한 성찰을 보여줬으면 하고 바란다. 

 

litdoc@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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