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한옥의 활성화는 가능할까? ‘한옥 환경성 평가 결과 발표 세미나’에서 한옥의 이산화탄소배출, 에너지요구량, 쾌적성을 실험한 결과 한옥이 다른 주택들과 쾌적성과 이산화탄소배출량은 비슷하나 에너지 요구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LCA(Life Cycle Assessment Framework)를 통해 한옥의 환경성을 실험한 결과 자재생산단계와 시공단계에서는 한옥의 환경성이 우수했다. 반면 에너지성능 시뮬레이션에서 1세대당 CO₂ 발생량이 35만8124kg-CO₂eq로 아파트 같은 철근 콘크리트 주택(22만3002kg-CO₂eq)보다 10만톤 이상 발생했다.

 

아울러 경량목조주택, 철근콘크리트 주택과 열관류율(단위면적당 열 손실률)을 비교했을 때는 한옥이 가장 높았다. 특히 창호의 열관류율은 4.177W/㎡k로 경량목조주택보다 2배 가량 높았다. 한옥의 단위면적당 에너지부하도 같은 조건의 철근콘크리트 주택에 비해 120% 가량 높아 에너지 효율성은 다른 주택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옥환경-조동우.

▲조동우 책임연구원은 "한옥의 창호와

바닥을 개선하면 에너지 소요량이 32%

개선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한옥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한지창호와 바닥, 벽체의 열성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동우 책임연구원은 “창호와 바닥을 동시에 개선하면 기존 한옥에 비해 에너지 소요량이 32% 개선됐다”며 “벽과 창호에 단열재를 사용해 열 방출을 줄이면 한옥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열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조한 한옥을 진정한 한옥이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한국종합건축사무소 이광희 이사는 “소비자들은 개조되지 않은 한옥을 원한다”며 “목수들도 창호나 바닥재 교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한옥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지으려는 업체와 전통 한옥을 고수하는 전통 목수·소비자의 입장이 달라 한옥 공급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 기술적인 문제와 비싼 가격으로 한옥 활성화가 어렵다며 실질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반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측은 “전통적인 기준으로 한옥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면 황토벽을 2m 두께로 지어야 한다”며 “일반 주택에는 에너지 하우스가 도입되고 있는데, 한옥만 전통적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해 한옥의 시대적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옥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대안없이 조사결과만 발표해 아쉬움을 보였지만 연구원은 앞으로 추가실험을 거쳐 구체적 한옥 활성화 방안을 상반기에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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