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서울시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시에 접해있는 불암산성이 서울시 문화재(기념물)로 지정, 보존될 전망이다.

 

 기념물이란 서울특별시장이 지정하는 서울시 문화재(유형문화재ㆍ기념물ㆍ민속자료ㆍ무형문화재ㆍ문화재자료) 가운데 한 종류로 고고유적ㆍ산성ㆍ분묘ㆍ역사적 사건 또는 인물 관련 유적을 지정하는 것으로 현재 ‘목멱산 봉수대 터’, ‘해공 신익희 가옥’, ‘보신각 터’ 등 총 26건의 유적이 기념물로 지정, 보존되고 있다.

 

위치도.
▲위치도

불암산성은 불암산 주봉(높이 507m)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 위의 제 2봉(높이 420.3m) 꼭대기 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산성으로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동 산101-1번지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화접리 산97번지ㆍ산104번지에 접해 있다.

 

 성은 평탄한 정상부를 돌아가면서 자연지형을 따라 쌓았는데 전체적으로 원형에 가까운 5각형 형태로 돼 있으며, 성의 전체 둘레는 약 236m, 성 내부 면적은 약 5,321.8㎡이다.

 

 성벽은 등산로로 사용되면서 군데군데 허물어졌지만 성벽 서쪽과 동쪽 부분은 10단 이상이 비교적 양호한 모습으로 남아있는데 벽석은 세로가 긴 편이고, 면석은 장방형으로 다듬은 후 줄을 맞추어 수직에 가깝게 쌓아올렸으며, 뒷 채움돌은 길쭉한 돌을 길이 방향으로 놓아 면석이 쉽게 붕괴되지 않도록 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신라 산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형태로 2004년 사적 제455호로 지정되고 인근에 분포하고 있는 고구려 산성인 ‘아차산 일대 보루군’과는 축성기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성문 터로 추정되는 곳은 현재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으며, 정상부 북동쪽 아랫단에는 우물로 추정되는 원형의 석축 구조물이 있다.

 

 현재 헬기장이 조성돼 있는 성 안의 북동쪽에는 집수시설로 추정되는 직경 8m 정도의 원형 함몰부가 있고, 유물은 정상부의 평탄한 곳과 경사면 일대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는데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무문토기류와 삼국시대~통일신라 시기의 토기편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직 정식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유적의 성격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이나 성이 위치한 입지환경이나 축성기법, 성 안에서 발견되는 유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산성은 서울 지역으로 진출한 신라가 한강 유역 방어를 위해 7C경 축성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려시대에도 일시적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며, 산성 축성 이전인 청동기시대부터 주거유적이나 간단한 방어시설이 조성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불암산성이 규모도 비교적 작고 훼손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삼국시대 석축(石築), 산성(山城)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고대 교통로와 한강을 둘러싼 삼국의 각축과 영역 확장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유적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시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ㆍ보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문화재(기념물)로 지정이 되면 보수ㆍ정비시 시비가 지원되고, 국세ㆍ지방세가 면제되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 2010년 2월 25일부터 3월 25일까지 30일 동안 문화재 지정계획을 공고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2차 심의를 거쳐 4월말 최종 지정 고시할 예정이다.

 

 이 지정계획과 관련해 의견이 있는 경우 서울특별시 문화재과(☎ 2171-2594)로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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