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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진대응, 아이티 수준?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지난달 2월9일 경기도 시흥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수도권 시민들 대다수가 느낄 수 있는 정도로 지난 아이티(규모7.0), 중국(규모7.8), 인도네시아(규모7.9) 등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던 터라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이런 불안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2월28일 남아메리카 칠레에서는 규모 8.8에 이르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지진에 대한 공포에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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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진 816건 발생, ‘안전지대 옛 말’

이번 칠레 지진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칠레 지진의 경우 규모 8.8의 강진에도 불구하고 규모 7.0의 아이티 지진 때와 비교했을 경우 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 다. 그 이유에 대해 영국 BBC 방송은 “빈번한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단련된 준비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는 칠레에 평소에도 지진이 잦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총 816회로 집계됐으며, 최근 한반도 지진 발생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동안 60건의 지진이 일어나 지난 10년간 연평균 지진 횟수(41회)를 웃돌았다.

 

‘도미노 피해’확산 막아야

지진은 가장 예측하기 힘들고 대응도 쉽지 않은 자연재해로 꼽힌다.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한반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아무르판이 있으며 한반도가 아무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있어 지진 위험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한반도에서 지진이 정지기에서 활성화되는 시기로 들어가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규모 5.0~6.0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방재연구소 이호준 수석연구원은 최근 기상청이 주관한 ‘한반도 지진대응 포럼’에서 발표한 대규모 지진발생에 대한 시나리오를 통해 대도시에서의 지진 발생과 그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인구밀도, 정치, 경제, 정보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모든 정보가 순식간에 날아가 국가적 재난을 초래하며, 네트워크적 피해가 확대돼 도시 복합공간에서 연쇄적인 피해를 야기한다. 또한 대도시에서의 지진은 인적 피해는 물론이고 대도시 교통·물류기능 마비, 건축물·시설물파괴 등 도시 마비시간이 장기적이고 피해규모도 커져 초기대응으로 도미노 피해를 끊어 피해확산을 막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 자료.

▲ 최근 경기도 시흥에서 규모3.0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체계적 지진 대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 1월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의 모습

<사진=소방방재청>

 

‘조기경보시스템’지진 예·경보 강화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 이전의 내진설계는 원자력 발전소 등 일부 중요 시설에만 적용됐다가 이후 1997년, 건설교통부의‘내진설계기준연구’ 이후 본격적인 내진설계를 실시해 항만, 교량, 댐, 가스시설, 도시철도, 송 변전시설 등에도 내진설계가 실시됐다. 하지만 현재 국내 내진설계 기준은 지반 조건이 다른 곳에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등 한계가 존재하고 있으며, 또한 지진 발생 후의 대응보다 지진을 미리 예측, 경보하는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그에 대한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비상재난안전협회의 양임석 박사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구체적인 매뉴얼이나 체계적인 대응체계가 구축되지 않았음에도 당장 발생되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 이번 시흥 지진을 계기로 지진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우리나라 지진 대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뒤 “지난 인도네시아에서도 쓰나미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우리나라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지진에 대해 최소한의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초등학생, 청소년들의 경우 지진에 대한 교육 및 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2차, 3차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학교에서도 정기적으로 지진 및 재난발생에 대한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신보건사업’체계도 구축해야

이처럼 지진을 포함한 재난은 한 사람, 한 사회와 국가에 대한 위기이다. 이에 대해 대규모 지진 등의 재난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불면 등의 정신장애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고, 이로 인해 자살률이 급증하는 사례가 많아 국민들의 심리적 위기관리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 아이티 대지진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전체 생존자 5명 중 1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스촨성 대지진 이후 중국과학원 심리연구소가 지진 발생 한 달 뒤 이 지역 주민 8000여명을 대상으로 심리 상태를 조사한 결과 69.1%의 아동과 72.4%의 청소년들이 심리적 불안반응을 보이는 등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리적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해외 국가들은 재난 후 시민들의 심리적 위기관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재난과 정신보건관리체계와의 연계 방안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으나 아직까지 연구들이 미약하며, 체계적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창호 한국미디어상담학회장은 “재난 발생 후 1개월 이내 약물치료, 카운슬링 등 조기치료를 할 경우 심리적 위기를 확연히 줄일 수 있는 만큼 재난대응체계를 구축함에 있어 정신보건관리체계와 연계 방안을 모색·시행해야 하며, 미국처럼 국립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센터 건립 등도 모색돼야 할 것이다. 특히 지진을 포함한 재난 후 정신장애와 사회심리적 문제들이 일차보건사업에 포함해 최소 1년 이상 지속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05.

▲ 아이티 대지진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전체 생존자 5명 중 1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

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SOC 시설 등 지진방재대책 강화해

최근 기상청은‘한반도 지진 대응포럼’을 통해 한반도 지진대응에 대한 ‘세이프(SAFE) 비전 2010’ 계획을 발표했다. ‘세이프(SAFE) 비전 2010’의 계획에 따르면 지진관측 50초 이내 발생위치 10㎞ 이내, 진도는 0.5 수준의 오차로 속보가 전파돼 신속한 재난 대응이 가능해 지며, 2020년까지 지진관측 후 10초 이내 발생위치 5㎞, 진도는 0.5 수준의 오차로 속보를 전파할 수 있도록 지진조기경보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국토해양부도 주요 시설물에 대한 지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 철도 등 SOC시설에 대한 지진방재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신속하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건축물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을 3층 이상 건축물로 확대하는 등 지진방재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지진은 확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100% 안전’이란 있을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 지진 발생에 대해 논란이 되고 그에 따른 대응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관련 기관은 내진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lisian@hkbs.co.kr

 

조은아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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