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도시화·산업화로 각종 환경오염 발생

법적·제도적 기반 다져 환경문제 적극 대응

 

한국의 환경산업은 선진국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지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발전을 거듭한 전통적인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단시간에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문제 또한 단시간에 해결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성장과 환경보존을 동시에 이루려는 개도국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에 진출하려고 해도 해당 국가의 환경산업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기존의 전통적인 시장인 중국, 동남아 등을 제외한 남미와 유럽의 유망환경 시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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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인 터키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종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이자 우리나라에게는 형제국가로 인식되고 있는 터키는 2000년대 초반 들이닥친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내며 최근 수년 간 연평균 7%라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또한 7400만명에 육박하는 인구와 세계 15위 수준의 GDP 등, 내수시장의 잠재력이 큰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구증가 및 경제성장과 함께 급격한 도시화·산업화가 수반됨에 따라 터키는 각종 환경오염으로부터 위협 받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환경개선 정책을 수립해 활발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

 

터키는 국가 전반에 걸친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한 국가개발계획(National Development Plan, NDP)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환경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해 두고 있다. 현재는 제 9차 NDP(2007~2013년)가 진행 중에 있는데, 제8차 NDP(2001~2005년)에서 중점을 두었던 ▷ 안전한 식수의 공급 ▷ 도시지역 폐수처리 인프라 구축 ▷ EU 수준에 부합하는 수질기준의 법적·제도적 개혁 등의 핵심 사안을 그대로 이어받되 더욱 효율적인 방법으로 추진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폐기물 분야에서는 폐기물 관리 실천계획(Waste Management Action Plan, 2008~2012년)을 수립, 폐기물에 관한 법규 및 현황의 검토를 통해 실천목표를 설정하고, 이스탄불 등의 대도시들을 포함한 모든 도시를 대상으로 폐기물 중에서도 특히 고형폐기물에 관한 실천계획을 세부적으로 설정했다.

 

한편 공화국 수립 이래 EU 가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터키는 1999년 12월 EU 가입후보국의 자격을 얻기도 했으며, EU 가입 노력의 일환으로 자국의 환경수준을 EU에서 제시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수립 및 정책 재정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2006년 터키 환경산림부(Ministry of Environment and Forestry)는 EU 환경접근 통합전략(EU Integrated Environmental Approximation Strategy)을 발표하고, 2023년까지 수질, 대기 및 폐기물 등 환경 분야에 관한 EU 지침을 이행하기 위해서 약 580억 유로(86조7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임을 밝혔다.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수질 분야로서, 하수처리 및 음용수용 지표수질 개선 등에 약 340억유로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EU에서도 터키가 EU에 가입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여러 조건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EU 자금의 일부를 ‘EU 가입을 위한 자금(EU pre-accession funding)’의 형태로 운용해 지원하고 있으며, 자금 규모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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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가입을 위해 환경수준을 EU에서 제시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터키의 환경시장은 진출하기에 매력적인 면을 갖추고 있지만, 터키와 인접해 있는 유럽의 환경선진국들이 지리적 이점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터키의 환경시장을 선점할 우려도 있다. 물론 유럽 국가들의 기술 및 제품 등이 가격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높지 않지만 이들은 EU 자금이 곧 유럽에서 지원해주는 자금이라는 점을 활용하여 이를 상쇄할 수도 있다. 또한 터키에서의 환경 프로젝트는 각 지자체의 자체 예산으로 발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대도시의 지자체를 제외한 소도시 등에서는 환경 개선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터키 환경시장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터키는 점차 심각해지는 환경 이슈의 해결과 EU 가입을 위한 환경 분야 투자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국가개발계획, 폐기물 관리 실천계획 및 EU 환경접근 통합전략의 수립 등을 통해 환경 수준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실천해 나가면서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일단 터키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터키의 지리적 특성 덕분에 유럽, 아시아 및 CIS 등의 인접 국가들로의 연계 진출도 노려볼 수 있으므로 터키 환경시장의 단점과 위협을 극복해내고 장점과 기회를 충분히 살려 진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터키 환경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터키라는 국가에 대한 역사, 문화 및 종교의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터키인들은 구석기 시대부터 오스만 제국에 이르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터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종교인 이슬람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여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터키에 진출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이 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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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인들은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터키 환경시장에 가장 적절한 유망 환경 기술과 제품, 그리고 이를 구매할 바이어를 파악하는 것도 필수이다. 터키의 유망 환경시장 중 하나인 폐수처리 부문에서는 물 펌프, 필터, SCADA 시스템, 수처리 및 폐수처리 플랜트 설계 및 운영, 슬러지 처리기술, 누수감지 시스템, 역삼투압 및 멤브레인 기술, 공업폐수 정화 시스템, 계량장치 등의 시장 전망이 밝다. 단, 오염방지 장비의 경우 터키는 펌프 및 밸브 제조 기반을 매우 잘 갖추고 있으므로 최고급 제품들이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기술 및 제품의 바이어로는 주로 지자체를 비롯한 산업단지 및 각 산업분야의 업체(섬유, 시멘트, 철강, 화학, 식품가공 및 자동차산업 등)가 유력하다.

 

한편 터키에는 다양한 산업이 집중돼 있는 계획산업단지(Organized Industrial Zone, OIZ)들이 존재하고 있다. OIZ 내에서는 폐수처리 플랜트 건설 촉진을 위한 벌금 및 인센티브제도 시행으로 인해 공업폐수처리 플랜트 및 대기오염 저감장치 등의 환경설비 및 제품의 잠재적 수요가 높으므로 이러한 산업단지로의 진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터키의 환경 프로젝트의 발주는 주로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자체의 환경 분야를 담당하는 의사결정권자 등 VIP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홍보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 도시에서 첫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면 이러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도시의 시장들이 현장을 방문해 후속 프로젝트를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면 VIP들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자사 기술의 현장 검증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터키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벤치마킹하고 싶어 하고, 한국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네트워크 형성에 충분한 투자를 하는 편이 좋다.

 

효율적인 사업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데,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의 수출지원 제도를 활용하면 중소기업에게 유리한 자격조건으로 필요한 사업자금을 장기․저리로 융자받을 수 있다. 터키 Iller Bank의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Iller Bank는 지자체들의 도시계획, 상수도 보급 및 하수처리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등에 관여해 자금조달, 컨설팅 및 기술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공공 성격이 강한 은행이다. 그밖에도 수출입은행과 투스텝 복합금융 업무가 연계돼 있는 AK BANK, TURKIYE IS BANKASI A.S. 등의 터키 은행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터키 환경시장의 성공적 진출을 위해서는 유관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부처 및 기관별로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므로 기업의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해주는 기관과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한다.

 

단순 매립처리 되는 터키의 폐기물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KEITI를 비롯한 유관기관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고를 통해 참가신청 기간을 별도로 정해두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으므로 이 경우 신청기간을 미리 파악해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터키를 비롯한 해외 환경시장의 진출을 지원해주는 주요 기관으로는 환경산업에 특화된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이 대표적이다.

 

KEITI에서는 국내에서 상용화된 유망 환경기술이 진출 대상국의 환경규제와 여건에 부합하도록 진출대상국과 공동으로 기술을 변형·개조하고 연구의 성과물이 현지 수출과 연계되도록 연구비용을 지원하는 국제공동연구사업을 비롯해 환경산업체의 해외진출과 관련된 전 분야에 관한 전문상담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특허 및 법률 등의 전문자격사 및 실무전문가 그룹을 구축해 환경산업체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수출지원 상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밖에도 해외 유망환경시장 정보조사 사업(2009년 터키, 튀니지, 브라질, 콜롬비아) 및 해외 환경프로젝트 타당성조사 지원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KEITI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해외 유명인증 취득 지원사업(터키의 경우 CE 인증)이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 시장정보조사 대행 서비스(터키 코트라비즈니스센터 활용) 등도 활용할 수 있다.

 

터키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비롯해 진출하고자 하는 환경 분야에 관한 충분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위에서 제시한 진출방안과 더불어 국내 유관기관의 진출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국내 환경산업체의 터키 환경시장 진출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자료제공 : 환경산업기술원 수출지원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수출지원 상담센터 : ☏ 1599-1722
   - 브라질 담당 : 이상용 연구원
   - 콜롬비아 담당 : 조영아 연구원
   - 터키 담당 : 이환열 연구원
   - 튀니지 담당 : 김남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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