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최완용) 유전자원보존팀은 지난 4월 설악산의 안산과 귓떼기청 정상에서 자생하고 있는 눈향나무 384본을 수집·증식해 강원도 강릉의 삽당령에 마련된 ‘고산 희귀수종 피난처’로 옮겨 심은 결과, 50여일이 지난 6월 초 현재 모든 눈향나무가 정상적인 생육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에 의해 소멸 위기에 처한 고산 ‘난쟁이’ 희귀수종인 눈향나무와 눈측백나무가 생육에 적합한 연평균기온 7.5℃의 고산지대에 마련된 ‘고산 희귀수종 피난처’로 피난을 가 정상적인 생육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관찰됐다.

*난쟁이 수종 : 포복성 식물(바닥으로 기면서 자라는 식물)의 애칭

 

과학원은 또한 지난해 4월 설악산, 태백산 등지에서 수집·증식해 삽당령에 옮겨 심은 눈측백나무 642본의 97%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상적인 생육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눈향나무 현지외보존원 조성.

▲ 눈향나무 현지 외 보존원 조성의 모습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지구온난화로 생존을 위협받는 고산 희귀수종들에 대한 DNA 및 동위효소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자생지 보존과 함께 ‘피난처’를 제공(현지 외 보존)하는 ‘기후변화 대비 고산수종의 산림유전자원보존 종합대책’을 지난해 수립한 바 있다.

 

이 대책에 따라 2009년에는 눈측백나무, 2010년에는 눈향나무를 삽당령에 마련한 ‘고산 희귀수종 피난처’로 옮겨 심었다. 과학원은 제3차 프로젝트 대상 수종을 우리나라 특산수종인 ‘구상나무’와 세계적으로 독특한 유전구조를 가지고 있는 ‘가문비나무’로 정하고 향후 4~5년간 소요되는 수집·증식작업에 착수했다.

 

고산수종은 기후온난화의 영향을 제일 크게 받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이번에 연구된 눈측백나무, 눈향나무, 가문비나무 등 수종들은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소중한 유전자원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최완용 원장은 “향후 한반도의 기온 상승으로 자생지에서 고산 희귀수종이 소멸되더라도 서식지 복원 및 그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 대비 고산수종의 산림유전자원보존 종합대책’을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3차 세계산림과학대회’에 공식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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