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빌딩 숲을 이루고 있는 서울의 한복판, 고층 빌딩 옥상에서 상추, 고추를 기르고 토마토도 따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눈으로만 보고 휴식을 취하는 ‘옥상정원’을 넘어 직접 채소를 심고 가꾸며 재배해 맛 볼 수 있는 ‘옥상농원’이 서울도심에 조성됐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옥상농원 설치 후 |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가꾸고 즐길 수 있는 옥상농원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3월,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 옥상에 171㎡규모의 옥상농원을 직접 조성해 여러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생육상태와 방문시민들의 선호도(2009.5~11)를 조사했다.
‘옥상농원’은 일반적인 환경과 비교할때 바람과 일조량은 많고 지하수가 없는 토양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이런 환경조건을 고려해 작물종류와 재배상자의 크기, 토양종류, 관수시설 등을 설치해야 하는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먼저 인공토양과 친환경비료성분을 더할 때 농작물의 생육상태가 좋고, 자동관수는 필수적이며 상추, 오이, 들깨, 고추 등의 작물이 잘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토양’은 성분이 불분명한 자연흙에 비해 성분이 분명하고 뿌리에 산소공급도 잘 되기 때문에 농작물의 생육상태가 좋았으며, 물과 인력절약을 위해 자동관수(점적관수: 가는 구멍이 뚫린 관을 땅속에 약간 묻거나 땅 위로 늘여서 작물 포기마다 물방울 형태로 물을 주는 방식) 시설이 필요했는데 계절별로는 봄에는 상추·오이·고추, 여름에는 들깨, 가을에는 배추 등 김장채소, 겨울에는 양배추가 잘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업기술센터의 옥상농원을 방문한 시민 중 286(남 59,여 2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주거형태는 ▷아파트 64% ▷단독주택 32% ▷연립 4%였으며, 전체의 27%가 현 주거지에 옥상이 있다고 답했다.
옥상이 있다는 가정 하에 전체 설문자의 86%가 옥상농원 조성을 원했고, 13%는 고려해 보겠다고 응답했으며, 농업기술센터 옥상농원에 대한 만족도는 88%(매우 만족 47%, 만족 41%)로 조사됐는데 옥상농원 조성 시 가장 어렵다고 생각되는 사항은 ▷누수(47%) ▷비용(15%) ▷관리의 어려움(5%)이었고 ‘가장 심고 싶은 작물’은 ▷상추(15%) ▷고추(13%) ▷토마토(12%)순이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도심 속 옥상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옥상농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복지관, 유아원 등 다중이용시설 25개소를 대상으로 ‘2010 옥상농원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데 ‘옥상농원 시범사업’은 지난 2월 옥상농원 설치를 희망하는 다중이용시설을 공개모집하고(51개소 접수) 서류 및 현지 심사를 통해 25개소를 선정 해 지난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옥상농원이 설치했다. (개소당 보조금 8,000천원 지급)
옥상농원을 시범적으로 설치한 곳은 주로 어린이집 등 유아원시설 12개소와 복지관 8개소, 민간단체 5개소 등 총 25개소며 각 자치구별로 고루 조성됐는데 ‘옥상농원’을 설치한 어린이집에서는 어린이들의 자연체험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복지관에서는 어르신들의 여가생활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설치 후 활용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옥상농원은 설치 후 관리방법도 중요한데 옥상의 경우 기화열에 의해 수분증발량이 많아 자주 관수를 해야 하고, 토양 겉표면이 마른 듯 할 때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하며, 처음 모종을 심은 후 20~30일 경에 1차로 비료를 주어야 하고, 다시 20~25일 후에 2차로 비료를 주어야 작물 생육이 왕성하게 된다.
상추 등 쌈채소는 제때에 자주 수확을 해야 꽃대 발생이 지연돼 수확기가 연장되며, 토마토나 가지 등의 열매채소는 지주대를 세워주어야 하는데 다가오는 여름철 대비해 상추, 열무 등을 6월 하순까지 수확한 후 장마기에도 잘 자라는 들깨를 심는 것이 좋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 권혁현 도시농업팀장은 “서울 도심의 옥상농원은 채소를 가꾸면서 건강도 챙기고 정서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는 휴식처일 뿐만 아니라 벌, 나비 등의 생물들을 위한 생태계이자 나아가 도심의 열섬현상도 줄일 수 있는 환경적인 측면 등 많은 장점이 있다” 며, “농업기술센터는 옥상농원 조성의지는 있으나 비용과 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옥상농원 시범사업을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press@h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