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경작·방목 등 인위적 훼손이 사막화 확대

생물공학적 방법 통한 모래이동 방지가 급선무

 

이천용1.

▲국립산림과학원 이천용 농학박사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에 따르면 사막화의 범주에 토지황폐가 포함돼 있다. 토지황폐화는 산림파괴가 가장 큰 원인이며, 산림이 사라지고 있는 한 넓은 의미의 사막화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의하면 연간 산림파괴면적은 1990년대에 평균 1600만ha에서 2000년부터는 1300만ha로서 약 300만ha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산림은 사라지고 있다.

 

사막화가 확대되는 원인은 기후적인 것과 인간활동에 의한 것이 있는데 기후적인 원인보다는 과도한 경작과 방목, 산림파괴, 잘못된 토지와 물관리 등 인위적인 원인이 4배가 더 크다. 즉 아무리 기후변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인위적인 훼손만 없으면 사막화는 크게 확대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사막주변은 건조하므로 생태계가 상당히 취약한데 사람들이 이곳에서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거나 또한 산림을 벌채해 다른 용도로 땅을 사용하다가 땅 힘이 떨어지면 내버려두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사막과 같이 불모지로 변하게 되므로 처음부터 토지를 잘 관리하든지 인간 활동을 막기만 한다면 더 이상 사막화는 확대되지 않을 것이다.

 

사막화 문제는 어느 특정국가의 문제가 아니고 국경을 넘어 지구로 확산되는 유행성병과 같이 전 지구적 문제이다. 사막화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은 멀리 떨어진 나라들의 국민에게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나 사막화 주변 주민이나 황폐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빈곤이라는 커다란 고통을 준다. 그러나 대부분 개도국은 인력과 기술과 재정의 부족으로 사막화방지라는 지구적 차원의 문제해결을 선진국에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선진국은 한정된 예산 때문에 개도국이 먼저 사막화방지 전략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개도국은 예산과 기술을 지원해야 사막화가 방지된다고 주장하는 사이 사막화 지역 주민의 고통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사막화방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물이다. 물만 있으면 농사도 지을 수 있고 나무도 심을 수 있으며 풀도 자라게 해 가축도 길러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가뭄과 홍수라는 기상이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건조한 곳은 물이 더욱 부족해 지하수를 더욱 깊게 파서 물을 얻거나 저 멀리 강에서 물을 얻어야 한다. 비용과 시간이 더 요구되는 것이다. 물이 부족해 토양이나 환경이 피폐해지면 사람들은 정든 고향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므로 과거의 땅은 방치돼 사막화는 더욱 진행된다.

 

그러면 지구면적의 1/4을 차지하는 사막화 지역의 복구는 과연 가능할까. 사막화 면적이 가장 넓은 중국은 사막화가 되는 면적보다 방지되는 면적이 많아서 수십년 안에 사막화가 저지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은 급격한 경제발전에 따라 사막화 지역의 도시가 급성장하고 또한 방지사업도 대규모로 추진하고 있는데 기술과 예산, 인력 삼박자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서 그들의 전망이 결코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어서 성공하지 못한 곳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나라가 국토녹화를 할 당시 조림한 면적이 국토의 몇 배가 될 정도로 실패하면서 반복적으로 나무를 심은 결과로 성공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막화된 지역에서 모래이동이 심한 곳은 먼저 정사울타리세우기 등 생물공학적 방법으로 모래이동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모래가 고정되면 환경, 토양, 기후 등을 조사해 이 지역에 적합한 향토수종으로 방풍림이나 방풍대를 설치하고 그 울타리 안에 가능하면 주민 소득에 도움이 되는 환금성이 높은 작물을 심는다. 그러나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조건이라면 주변 지역에 잘 사는 관목이나 풀로 토양을 피복한다. 피복률은 적어도 40% 이상 돼야 모래가 이동하지 않으므로 지속적이 토양과 물관리가 중요하다. 산불, 병충해, 시비 등 기본적인 관리가 없으면 실패하기 쉬우므로 사막화방지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상적인 토지이용계획은 원래 토지로 이용했던 초지, 농지 또는 산림으로 복원하는 것이지만 현재는 산림을 조성하는 방법이 보편적이며 영구적 수단이다. 심은 나무는 식재 후 3년 동안 적어도 70%가 살아 있도록 관리한다. 산림이 조성되면 그 안에는 미세기후가 형성돼 습하고, 낙엽이 지표를 덮으면 흙이 더 이상 날아갈 수 없다.

 

사막화 지역은 일 년에 내리는 비가 우리나라의 1/7도 안 되는 기후조건이므로 기존의 취약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하고 사막화 방지 사업 후에도 계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인간의 욕심으로 더 이상 사막화를 확대하지 말아야 함은 자명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지원을 받았던 수혜국에서 개도국을 도와주는 공여국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국격을 높이는 사업 중 사막화방지만큼 효과 있고 호감 가는 사업은 없다. 지자체의 장이 녹지공간 확보 사업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과 같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기후변화 대처에 가장 확실하며 개도국과의 외교적 차원에서 효과적인 사막화방지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막화방지 센터를 세워 전문가를 육성하고, 사막화가 진행하는 개도국 공무원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며, 현지에 전문가를 파견하는 사업 등을 확장해 지구환경 안정에 기여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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