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목 금연연구소장
자동차보다 대기환경 30배 더 훼손
사회 지도자들부터 솔선수범해야

우리 인간은 생명연장을 위해 본연의 존엄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생명공학 진보추구에 여념이 없고, 보다 나은 생존권 추구와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자연자원을 이용함에 따라 그 형태나 속성을 변화시켰으며, 그러한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폐기물이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과도한 개발로 자연을 거역하는 행위는 지구의 파멸이다.

 

한때 항간에서는 인체유전자 염기서열을 규명하고 체계화시키는 작업 등 세계를 놀라게 했던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한 재고를 논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단호히 이러한 규명(연구)작업은 거대한 자연의 법칙을 거역하려는 인간의 어리석은 반항이라 결론 내리고 싶다. 과연 인간다운 삶과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삶의 본질은 무엇일까? 인간의 수명연장이 해결할 수 있을까? 거기에 숱한 의문을 가지며 일찍이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선전포고를 되새겨 본다.

 

욕망을 위한 탐구의 열정은 끝이 없고 그로 인한 발전은 또 다른 우려와 문제를 잉태해 진보와 수습이라는 번복 속에서 끊임없는 고민만을 생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전자산업의 눈부신 발달을 꿈꾸며 쏟았던 결과를 결국 21세기 한적한 촌가(村家)담장 밑에 홀로 있는 풀 한 포기가 비아냥대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수많은 자들이 권위를 내세우며 자존심을 앞세운 온갖 연구가 지속되지만 들에 핀 꽃 한 송이를 만들지 못하니 말이다.

 

세계 60억 인구가 600년을 먹고도 남는다는 식량의 보고인 바다 역시도 마찬가지로 해마다 찾아오는 적조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편리함으로 포장돼 과잉사용을 부추기는 각종 세제 및 샴푸, 화장품 광고 등으로 인간을 파멸로 빠지게 하고 있다. 또한 생활 쓰레기며 육지로부터 유입된 각종오염을 통해 해양 생태계는 썩어가고, 사람도 땅도 온통 산성화 투성인데 언제나 적당함을 무시한 체 인간은 발전과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자연의 속성을 부수고 파헤치는 우(遇)를 끝없이 범하고 있다.

 

대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얼마 전 먹지 말고 마시지 말며 쉼 쉬지 말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플라스틱에 담은 음식과 전자레인지에 데운 음식은 먹고 마시지 말며 다이옥신이 배출되는 곳에서는 숨 쉬지 말자는 생활 수칙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온몸을 움츠렸다. 환경유해물질 중 가장 맹독성 물질인 다이옥신은 그 위험성을 입증해 주듯 Pg(피코그램) 즉 1조분의 1로 단위표시를 하고 있다. 다이옥신 5그램이면 60킬로 정도의 성인 5만 명을 한꺼번에 죽일 수 있으니 21세기 공포의 살생무기요 악마의 원소임이 틀림없다. 최근 담배연기가 자동차가 뿜어내는 대기가스보다 오히려 10~30배 지구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원폭보다 더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닌 다이옥신이 담배가 연소되면서 발생한다는 사실, 그리고 체내에 유입된 다이옥신이 체외로 배출되기까지는 무려 30년 세월이 걸리며 모든 장기와 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것으로 밝혀져 새삼 지구가 경악하고 있다. 담배란 놈은 참으로 묘하고도 웃기는 놈이다. 보편적 길이 8.4센티, 몸무게 0.95그램,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엄지로 툭~치면 힘없이 부서지는 나약한 놈이지만, 아무리 싫다고 뿌리쳐도 매번 달콤하게 다가와 입술에 붉게 매달린다. 언제나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을 태워 고귀한 인간생명을 위협하고, 꽁초가 되어서까지 기꺼이 지구환경파괴에 일조하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약 1000억본의 담배가 소비되고 그중 3만5000톤 정도의 담배꽁초가 거리에 함부로 버려지고 있다. 그중 25% 정도가 하수구나 우수로(雨水路)를 따라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눈이 지느러미 가까이 붙은 물고기며 몸의 형체가 뒤틀린 물고기들, 또 물에 뜬 하얀 부유물(담배꽁초)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다가 기도가 막혀 폐사하는 불쌍하고 어리석은 물고기들도 알고 보면 몰상식한 우리 인간 횡포의 피해자들이다.

 

필자는 금연운동과 환경운동은 인류의 건강한 생존을 위한 불가분의 관계이고 궁극적인 목표가 같다고 생각한다. 더는 부질없는 경쟁으로 무리한 탐구나 개발을 부추기지 말아야 하고 누구나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을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책무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다소 부족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는 인도인의 말을 되새기면서 자연과 문화 속에 인간의 욕망을 맡기는 그런 삶에 만족하는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담배도 마찬가지 정녕 국민건강을 보호할 목적이 분명하다면 ‘담배는 피워선 안 될 마약’이라는 청와대 선언과 함께 특히 의사, 교수, 기자, 교사 등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이 우선돼야 하고, 무엇보다 정부는 국민에게 독을 팔아 세수를 충당하려는 근시안적 시각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정부정책을 비웃으며 황금알을 낳는 담배산업의 몰락을 위해 강력한 금연정책이 무엇인지 정부와 국회가 깊은 고민과 함께 진정한 노력을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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