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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한 세상 만들기

김상일 원장
청렴 문화 확산이 국가경쟁력 강화

규제강화에 앞서 인식의 변화 유도

 

올해 초의 일이다. 일상적인 결재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을 하나 발견했다. 연구비의 유용·횡령 등을 차단하고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카드사와 함께 국가 R&D 전문기관 최초로 실시간 연구비 모니터링시스템(Eco-CMS: Eco-Cash Monitoring System)을 도입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시간 연구비 모니터링시스템이란 기존 연구비종합관리시스템을 수정·보완해 민간기업의 계좌이체내역 및 잔액현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환경산업기술원의 R&D사업에 대한 관리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깐깐하기로 소문이 나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전하며 담당자에게 이런 시스템까지 꼭 필요한지 물었다. 답은 짧게 돌아왔다. 그렇게 관리를 강화하는 데도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순간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져서 더 이상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피노키오 이야기가 생각나 허탈한 웃음이 났다. 이 시스템이 사람을 믿지 못해 만들어 놓은 피노키오의 코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정계, 학계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서로를 믿지 못해 감시하는 시스템·정책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불현듯 청렴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청렴은 사전적으로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라는 뜻이다. 갑자기 이 단어가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우리 모두에게 청렴의 문화가 정착된다면 이러한 감시 시스템은 필요가 없을 텐데’ 하는 아쉬움으로부터 기인한 듯하다.

 

2007년 세계은행(World Bank)은 ‘국부(國富)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한 나라의 국부를 창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경우 국부의 81%가 사회적 자본에서 창출된다고 한다.

 

청렴은 신뢰, 윤리 등과 함께 사회적 자본의 대표적인 지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9년 5.5점인 우리나라의 청렴도가 7.0점으로 개선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최대 1.4%p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립대 반부패행정시스템연구소도 청렴도가 1점 상승하면 외국인투자관심도가 26% 상승하고, 1인당 교역이 31% 상승하며, 1인당 GNP도 25%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청렴이 곧 국가경쟁력이고 청렴 문화 확산이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환경산업기술원 내에서도 여러 가지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 임직원의 청렴서약식 및 우수 청렴 직원에 대한 시상식 등을 개최해 임직원의 청렴의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주요사업 및 부패 취약분야에 대한 제도개선을 제안토록 하는 외부통제시스템인 청렴옴브즈만 제도도 시행한다. 필자는 이러한 자그마한 실천부터가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청렴이 범접하기 어려운 고결한 정신이라는 막연한 가치가 아니라 누구나 가져야 할 긍지라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청렴은 자연스럽게 실천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러한 인식의 변화야말로 백가지 규제의 힘을 능가할 수 있다.

 

화려하게 산을 꾸밀 줄을 몰라도 늘 푸른 소나무의 푸름이 왠지 더 고귀하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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