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은 박사
경제·사회·환경 측면의 균형점 도출

매력적인 21세기 정책 패러다임

 

환경영향평가(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이하 EIA)의 연장선상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전략환경평가(Strategic Environmental Assessment, 이하 SEA)는 국가, 지역, 글로벌 차원의 정책, 계획, 프로그램에 확대·적용되면서 의사결정과정의 상위단계에서 환경성을 반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견고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SEA의 운영사례를 살펴보면 적용범위, 절차의 투명성 정도, 의사결정과정에서의 반영 정도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SEA/EIA가 각국의 고유한 환경과 특성에 맞춤 형태로 발전했기 때문이기도 한데, SEA는 채택하고 있는 접근법이 EIA에 기반을 두고 있느냐, 아니면 통합평가에 기본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크게 두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EIA에 기반을 둔 SEA는 정책대안의 이행에 예상되는 환경영향의 확인과 저감방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유럽위원회가 발간한 SEA 프로토콜을 중심으로 유럽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때 분석도구는 EIA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법론이 주를 이룬다. 반면에 통합평가에 기반을 둔 SEA는 전반적인 정책결정 과정에 환경영향뿐만 아니라 기타 정책목표를 통합적으로 고려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의 규제영향평가(Regulatory Impact Assessment: RIA-UK)와 뉴질랜드나 호주의 자연자원 관리정책을 들 수 있으나, 적용사례가 제한적인 편이다.

 

최근 국제적 논의동향에 의하면 SEA는 환경성 평가에서 한걸음 나아가 지속가능성을 구성하고 있는 3가지 축인 경제성장, 사회평등, 환경보호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통합정책평가수단으로 규정되고 있는 추세임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SEA 범주 중 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사회적, 경제적 평가를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SEA를 지속가능성에 기반을 둔 통합적인 정책평가수단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가능성 평가는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이 가능하나, SEA 관점에서의 지속가능성 평가는 특정 정책을 대상으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최소임계치를 설정하는 작업과, 지속가능성의 3가지 목표인 경제성장, 사회평등, 환경보호간의 상충성/교환비율을 명료하게 하는 작업과, 3가지 목표 간의 균형점을 도출하는 작업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SEA는 여타 지속가능성 평가수단과 비교할 때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는 SEA가 환경성 평가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기인한다. 지금까지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환경 측면이 가장 소홀히 다뤄져 왔으며, 따라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환경성 평가로 출발해 성과를 거두어 온 SEA에 경제적 평가와 사회적 평가를 도입하게 되면, SEA는 보다 균형 잡힌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성 평가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속가능성 평가를 위한 지침 및 평가수단이 미흡한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즈음은 녹색성장의 그늘에 가려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약간 뒤로 밀려있는 느낌이 있으나,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21세기 정책 패러다임으로 매력적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EIA를 중심으로 환경성평가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 담보를 위한 통합평가수단으로서의 SEA는 논의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향후 SEA의 적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예상되고 있고 동시에 통합정책평가수단으로서의 SEA의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관련 연구와 제반 여건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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