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가 직접 구성하는 ‘기후지도’ 개발 나서

기후극한값 등 각종 방재안전 시스템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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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 이희구 기상산업정보화국장

 

‘2012년, 귀농해서 농사를 처음 지어보는 기상 씨는 고추농사의 수입이 꽤 괜찮았다. 언제 심어야 할 지 몰라, 때를 놓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사실 4월까지 제법 추워서 눈까지 오는 곳이 있을 정도였다. 기상 씨는 농사와 날씨가 얼마나 깊은 관련이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나서야 모바일을 통해 기상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았다. 일반 숫자로 된 기후자료는 별로 와 닿지 않아 ‘국가기후지도’란 곳을 클릭해 보았는데,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형도 위에 각각의 기상요소가 잘 나타나 있었다. 서리를 예를 들어보면 연간 발생일수, 시작과 마지막 시기, 지속시간, 기타 연계정보 등 원하는 기상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가뭄일수, 강수량 등을 중첩해서 볼 수도 있고, 최근 경향은 어떤지 필요한 기후요소를 선택해 직접 표와 그래프로 작성해 본 후 기후지도까지 그려 볼 수도 있었다. 기상 씨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어 신바람이 절로 났다’

 

최근에 웹을 통한 지도 서비스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기상청은 농사를 짓다가 모바일을 통해 기후지도를 확인하는 모습을 향후 2년 내에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중요정책 결정, 기후변화, 녹색성장, 농․수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날씨 수요자가 직접 기후지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30년마다 기후표준 평년값 생산을 권고하고 있으나 기상선진국은 10년마다 기후평년값 및 기후지도를 생산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기상청도 매 10년마다 과거 30년의 기후평년값을 생산해 이를 토대로 ‘한국기후도’를 발간해 왔다.

 

기상선진국은 이미 기후요소 및 지수를 다양한 지도형식으로 웹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72개 기상요소 및 지수로 2023개의 기후지도를 제공하고 있고 특히, 농업, 에너지, 수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미래 기후전망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발간된 68개 기후요소 및 지수를 기반으로 173개의 지도가 수록된 한국기후도와 미래 기후 시나리오를 웹서비스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상청은 작년부터 새로운 국가기후지도 발간을 준비해 오고 있다. 2009년에는 실생활에 필요한 기후지수 개발했으며, 2010년 기후지도 베이스맵 구축 및 기후지도 작성, 2011년 국가기후지도집 발간 및 기후지도 DB구축 등으로 사업이 추진될 것이다. 2012년 이후에도 IT 기반의 신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지도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새롭게 발간되는 국가기후지도는 기존의 등치선 표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관측소가 없는 지역에는 면적 내삽법 기술을 적용해 시·군·구 행정구역까지 관측값을 제공해 지도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또한 각각의 자료에 대한 분석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누구나 자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프라인으로 발간된 기후지도 외에도 웹 및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다. 수요자가 자유롭게 기후요소, 계산방법, 조건값를 선택해 원하는 형식으로 자료를 구성한 후 표, 그래프, 지도 등의 형식으로 결과를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다른 기상관측자료와 연계한 3차원 표출 기능, 기후자료의 이해를 돕는 증강현실 체험 등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해 수요자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기온, 강수량 등에 대한 기후극한값 및 이상기후 지도를 제공해 각종 방재안전시스템 구축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올해 9월21일에 서울의 한 시간 강수량이 75㎜가 기록됐다. 배수관로의 기준이 넘는 양이 내렸던 것이다. 앞으로는 웹을 통해 극한값을 제시해 사전 대비책 등 정책결정이 쉬워지도록 할 것이다.

 

기후자료는 국가의 소중한 기초 자원이다.

기상청은 ‘이제, 기후지도의 주인은 당신입니다’라는 주제로 그동안 수요자의 불편사항이나 요구사항을 성실히 듣고 개선해 나가겠으며, 우리나라의 높은 IT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후지도와 이를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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