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동·식물들과 인간의 공존 추구

지역주민과의 연계 통한 모니터링

 

김경식 처장2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20’ 사업은 그간의 이·치수 중심의 하천정비를 지양하고 다양한 생물들이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하천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지자체 의뢰를 받아 6개 하천에서 생태하천복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환경공단의 김경진 수생태시설처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Q. ‘청계천+20’에서 환경공단의 역할이 궁금하다.

 

A. 생태하천복원 사업을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자체가 이를 수행하기는 전문성이나 인력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환경공단이 이를 의뢰 받아 수행하고 있다. 대전, 충주, 제천, 의정부, 의왕, 안성 6개 지자체에서 주민협의를 거쳐 설계 중이다.

 

Q. 주민협의 과정이 쉽지 않다고 들었다.

 

A. 아무래도 지자체는 주민 의견에 민감하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많다. 지역주민들로서는 운동시설이나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에 대해 요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애초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태하천 복원은 인간만을 위한 수변공간 조성이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목적에 맞지 않는 무리한 친수공간 조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주민설명회 과정에서 설명하고 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천에 자전거도로를 많이 만드는데, 뚝방 바깥쪽에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안쪽은 안된다. 생물이 살아갈 공간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지자체 조사를 통해 예전에 많이 살았던 생물종, 지역 생물다양성을 대표할 수 있는 깃대종을 선정해 이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Q. 생태성에 대한 지적이 있다.

 

A. 당초 도심하천을 덮고 그 위에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이·치수만을 고려하다보니 직강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지금 다시 걷어내고 복원을 한다고 해도 도시 전체를 모두 뜯어내고 새로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아울러 도심하천은 일반 하천보다는 도시민의 이용이 많기 때문에 일정부분 친수공간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역에 사는 주민들로서는 그들이 주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원하기 마련이다.

 

물론 모두 들어줄 수는 없고 생태계를 고려한 물길 복원과 주민 요구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으로 같은 도심하천이라고 해도 지자체마다 모두 사정이 틀리다. 예를 들어 춘천 같은 곳은 재개발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기 때문에 주변 토지를 매입해 하천복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생태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한편으로 환경공단에서는 관련 전문가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현실을 반영해 내부에 ‘생태하천복원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생태, 조경, 수리·수문, 환경, 기계, 전기 등 전문분야별 외부전문가를 120여명 위촉해 운영하는 등 수생태복원 전문기술 지원체계를 확립해 본격적인 생태하천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천복원.

▲김경식 처장은 이·치수 중심의 하천정비와 생태하천복원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하천복원 이후의 양재천, 자료=환경부>


Q. 전문가들은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A. 사실 생태하천복원 사업은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생태계가 복원되는 것은 단시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모니터링을 통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유지·관리 사업은 하천복원 사업과 별도로 위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단으로서도 먼저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 추세로 봐서는 지자체들도 관리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이후 예산을 책정해서 공단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Q. 일각에서는 그 많은 예산을 들여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A. 도시하천 하나 복원하는 데 200억~3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파묻었던 것을 뜯어내고 다시 시공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다. 그러나 삭막한 도심에 물길을 열어 도시민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인간과 더불어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공간을 만드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또한 그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하에서 하천을 오염시켰던 관로들을 정비해 오염원을 차단하고 개방된 공간에서 이를 관리해 우리의 하천을 맑고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일이다. 아울러 자연친화적 공간을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도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Q. 주민참여는 어떠한가?

 

A. 앞서 말한대로 사업 시행 전에 주민설명회를 반드시 개최해 의견을 듣고 있다. 하남시의 경우 환경부 시범사업에 주민협의체를 참여하도록 요구했다. 그로 인해 식재, 풀뽑기, 쓰레기 줍기 등 다양한 분야에 주민들이 참가했다. 처음에는 관리비를 책정해 약간의 수고비를 제공했지만 ‘우리의 하천’이라는 의식을 심어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긍적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주민참여에 대한 부분은 계속해서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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