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코트디부아르의 12세 어린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카카오를 채취하러 일터에 나선다. ILO에서는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의 노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전 가족일 일터로 나서야 할 만큼 가난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카카오로 만든 초콜릿을 실제로 먹어 본 이는 거의 없다. 초콜릿의 달콤함은 이들에게는 꿈에서나 나올만한 일이다. 아직 학교에 다니며 미래를 꿈꿔야 할 나이지만 이들은 삶의 최전선으로 내몰렸다. 이러한 사정은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거기에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2000년대 들어 코트디부아르보다 더 가난한 이웃 나라의 어린이들이 노예로 팔려가 매를 맞으며 강제노동에 착취당했다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00년 9~12살 어린이 1만5천명이 카카오 농장에 노예로 팔려가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만 명의 어린이가 몇 푼 안 되는 돈에 카카오 농장으로 팔려가 하루 10시간 이상씩 강제로 일하고 수시로 매를 맞는다는 국제 인권단체와 각종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다.

 

그럼에도 실제 이익은 대부분 다국적 초콜릿 기업에게 돌아가고 그 중 얼마간의 떡고물이 ‘아동노예’를 묵인해준 정부 당국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초콜릿 맛도 모르는 12살짜리 아이는 당신이 지금 먹는 초콜릿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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