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자원전쟁 시대 ③

 

앞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금속자원 확보경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일정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사업에에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는 중국이나 대규모 M&A에 열중하는 구미계 글로벌 비철금속 메이저와 경쟁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편집자 주>

 

광산2.
▲세계 각국은 한정된 희소금속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경우 막대한 개발 원조를 제공하면서 최근 베트남, 몽고, 카자흐스탄 등에서 희토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잇달아 합의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의 경우 일본과 달리 희토류를 직접 수입하기보다 일본이 수입해서 가공한 소재 및 부품 등을 수입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일본 등과도 입장이 다르다. 우리로서는 자원 잠재력이 있으면서 중국과 달리 제조업 비중이 낮은 호주, 캐나다, 러시아 등의 자원부국과 자원 전반에 관해서 우호적인 관계를 강화하면서 리튬의 볼리비아, 백금속 및 바나듐 등의 남부 아프리카, 크롬 등 희소금속의 카자흐스탄, 구리 및 각종 희소금속의 몽고 등 개발 대상과 지역을 선택하면서 원자력 등의 인프라 비즈니스를 포함한 포괄적인 경제개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로서는 최근 포항제철이 인도네시아의 석탄 및 철광석을 확보하면서 대형 고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제조 기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자원 부국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제조업과 자원 분야의 잠재력을 동시에 갖춘 유망국가는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 실질적 협력이 가능한 대상국가가 많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해저자원 포함한 자원개발 기술 강화

 

금속 자원 개발에는 최종적으로 확보하는 금속자원의 500배(구리 기준), 100만배(금 기준)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광석을 폐기(자원밀도가 낮은 광구일수록 폐기물이 확대)하고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등 환경을 악화시키는 문제가 있다. 희토류의 개발 현장의 경우 방사능을 포함한 폐기물의 오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 공법이나 초미세 로봇 기술 등을 활용하면서 깊은 지중 속에서 금속자원만을 효과적으로 분리해 채취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의 개발 등이 가능하다면 생산 가능한 자원 매장량의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개발에서는 광석 중의 매장 밀도가 높고 경제성 확보가 용이한 것부터 개발되고 일정한 생산수준을 달성한 후에는 밀도가 낮은 자원만 남게 돼 생산량의 확대가 어려워져 밀도가 낮은 자원을 개발하게 되는데, 석유의 경우와 같이 이 단계에서는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채굴이 용이한 구리 자원이 고갈되고 밀도가 낮은 광구에 의존하게 되면서 구리 가격이 100배로 올라간다면 기존 전력망을 비롯해 존립자체가 어려워지는 산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원밀도가 낮은 광구이라도 코스트 상승 폭을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중요해진다고 할 수 있다.

 

해저금속 자원의 분포 개념도.
▲자료=LG경제연구원

또한 금속자원의 한계가 나타나면서 향후의 자원개발에서는 해저 자원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관련 기술의 축적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2007년부터 해저자원연구회라는 조직이 활동을 개시했다. 2008년부터 경제산업성도 해저자원 조사를 위탁해, 일본 근해에서 베이스메탈, 희소금속 등이 매장된 유망 광구를 잇달아 발견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2009년도에 수심 2000미터의 해저를 400미터까지 굴삭할 수 있는 장비를 탑재한 6,100톤급의 해양자원 조사선의 건조를 결정했다.

 

해저자원개발 전문 기업인 Nautilus사가 개발 중인 파푸아뉴기니아 영해의 해저광구의 경우 지상 광구를 훨씬 능가하는 밀도로 매장된 구리, 금, 은, 아연 등의 자원이 확인되고 있으며, 상업성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근해와 같이 지구의 각 지각 Plate(20개 정도 존재하는 폭 100km의 암반)의 경계 지점의 해저산맥에서 유망한 금속자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저산맥의 분화구 부분인 해저열수광상(海底熱水鑛床)에는 동, 납, 아연 등의 베이스메탈과 함께 금, 은의 귀금속, 갈륨 등의 희소금속이 매장되고 있다. 이 분화구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전력으로 활용하면서 해저자원 개발을 위한 기지를 설치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또한 해저산맥의 산화물이 부착된 망간 Crust(Cobalt Rich Crust)에는 망간, 철, 니켈, 코발트 등이 매장되고 있다. 그리고 가장 깊은 지역에 있는 망간 단괴(團塊)에는 망간, 철 이외에 니켈, 코발트 등의 희소금속이 매장되고 있다.

 

조선산업의 경쟁력 활용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러한 해저 금속 자원에 주목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남태평양의 통가 영해에서 해저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앞으로 갈수록 이러한 해저자원 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로서는 조선 산업경쟁력을 활용하면서 수천 미터의 해저를 굴삭 할 수 있는 탐사선을 모함으로 해 해저 자원을 정밀하게 탐사할 수 있는 유인 탐사선, 무인 탐사 장치, 각종 탐지 센서, GPS(인공위성 활용 위치 추적) 등이 연계된 탐사 시스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할 것이다.

 

생물의 다양성 조약의 강화로 해저 생물의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친환경기술의 개발도 과제가 될 것이다. 공해상에서의 자원개발에는 어려움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남태평양의 섬나라, 필리핀 영해 등 유망한 지질구조를 가진 지역에서의 개발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또한 동해 등에서 추정되고 있는 유망한 금속 광구에 관해서 일본과의 해저자원 공동개발 협력이나 구미의 해저자원 탐사 전문 기업과의 제휴 및 협력을 모색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금속 자원은 석유 등의 에너지 자원과 달리 사용하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리사이클이 가능한 자원이다.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나 해저까지 자원개발의 현장이 확장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자기기, 자동차 등으로부터 각종 베이스 메탈이나 희소금속을 수집해 재활용하는 것이 코스트 경쟁력 측면에서 합리성을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리사이클을 저코스트로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의 안정적인 수집체제와 함께 관련 플랜트가 높은 기술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내수 규모도 크기 때문에 폐기물 자원인 도시광산의 매장량이 금 6,800톤(세계 연간 소비량의 2.7배), 은 6만톤(동 3.1배), 동 3,800만톤(동 2.5배)등에 달하는 등 방대하다.

 

자원 소진 단계에 따른 매장량 감소 개념도.
▲자료=LG경제연구원

리사이클 기술 개발에 나선 일본

 

또한 리사이클 전문 기업인 일본의 DOWA사는 각종 폐기물을 용해해 다양한 금속을 분리, 차례대로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면서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희토류에 관해서도 신에츠화학이 에어컨 등의 폐기가전에서 네오듐이나 디스프로슘을 회수하고 동사가 생산하는 자석의 재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할 방침으로 있다. 또한 도요타는 지난 10월27일부터 자사의 하이브리드자동차에 탑재된 니켈수소전지를 완전 리사이클 하는 체제를 갖췄다. 프리우스 등의 폐차에서 전지를 분리하고 가열에 의한 환원(還元), 제련 등의 과정을 거친 후 순도가 높은 니켈을 저코스트로 회수하고 새로운 니켈수소전지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낫코금속은 제련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리튬이온전지 양극재를 녹이는 수용액의 종류와 수소이온농도를 선택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망간, 코발트, 니켈, 리튬을 순서대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리사이클 공장을 건설했다. 또한 동경대학 생산기술연구소의 오카베 교수는 현재 초점이 되고 있는 희토류인 네오듐과 디스프로슘을 전기자동차 모터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네오듐 자석에서 효율적으로 리사이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네오듐 자석을 염화 마그네슘에 넣고 철 등의 물질을 분리하고 진공상태로 증류함으로써 80% 이상의 네오듐과 디스프로슘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타 미생물을 활용해 복잡한 공정을 생략하면서 효과적으로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바이오 공법 등도 일본에서 개발되고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의 초중질유의 경우 발전소에서 연료로 활용한 다음 바나듐, 니켈 등의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리사이클도 가능하다.

 

<자료=LG경제연구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