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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손홍관 팀장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위기로 새로운 추진개념의 도입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고, 오일 가격 상승 및 배터리 기술의 진보에 따라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의 기술적인 많은 진보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의 확산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고, 여기에는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시간, 충전인프라의 부족, 소비자들 사이의 회의론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급속하게 보급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전기자동차의 운영유지비는 적게 들지만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초기투자비가 많이 소요돼 소비자들이 총비용 측면에서 월등하게 유리한 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각 국의 환경문제에 대한 정책과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으로 볼 때 친환경자동차로의 변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고, 그 중심에 전기자동차가 있으며, 이의 확산보급이 모든 국가의 핵심정책으로서 역량을 집결하고 있고, 자동차 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전기자동차 보급의 걸림돌인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은 배터리 기술과 관계가 있으며, 여러 조사기관들이 수 년 내에 현재의 50%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2030년 경에 현재의 7배 성능과 1/40 가격수준의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각 국이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좋은 결과들이 나와서 배터리 기술에 의한 걸림돌들이 제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의 하나인 소비자의 회의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의 시승기회를 많이 부여함으로써 소비자가 전기자동차를 많이 체험하게 해 전기자동차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남는 걸림돌은 충전인프라의 부족이다. 우선은 거주지 중심의 충전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구축하되, 짧은 주행거리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공공용 충전인프라로서 급속충전설비를 충분히 구축해 충전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소비자의 불안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결국 전기자동차의 확산이 거부할 수 없는 대세라고 볼 때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충전인프라의 충분한 보급이고, 이것이 전기자동차 확대보급의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충전인프라의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미래의 시스템에 초점을 맞춰 초기부터 너무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전기적인 안전성만을 갖춘 시스템으로 충전인프라의 우선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전기자동차의 보급추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대신에 스마트그리드 및 양방향전력거래 등 미래의 시스템에 대한 개발과 실증은 지속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적용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충전인프라의 의무설치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민간기업의 충전인프라 설치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고, 관련 법, 제도에 대한 정비가 시급하다. 정부에서도 부처 간 명확한 업무조정을 통해 일관되고 투명한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지자체 또는 민간이 충전인프라 사업과 장치 제조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충전인프라 관련 국제 표준이 제정중이거나 치열한 경합을 하고 있고, 특히 새로 제안된 하이브리드형(Combo Type) 커넥터의 장점이 많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어떤 표준이 적합한지에 대한 검토와 관련기관간의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충전인프라의 안전에 대한 인증 또는 검증을 받지 않은 상태로 시범·실증사업 지역과 지자체에 설치되고 있는데, 만일 안전사고 발생시 전기자동차의 보급에 장애요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형상, 통신, 시험 등의 각종 표준에 대한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며, 표준관련 검토를 위원회 형태로 운영되는 방식을 탈피해 관련 연구와 조정을 전담할 기구 또는 조직을 구성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이며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전인프라의 다양화와 전기자동차에 대한 국민의식의 변화를 위해서 대중교통에 대한 배터리교환시스템의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반 승용차는 배터리교환방식을 적용하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많지만 시내버스, 택시 등의 대중교통은 배터리교환시스템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개발도 병행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주유소가 몇 개 없는 지역에서 자동차를 운행한다고 상상해 보면 결코 편안한 운전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운행거리를 늘려주고 편리성을 증대시키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좋게 해 주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전기자동차의 확산을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이 발전되기를 차분하게 기다리되, 현재시점에서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불안을 최소화도록 충전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는 것이 전기자동차 확산보급의 중요한 열쇠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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