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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확대의 관건, 전력 저장장치

태양광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틈새시장으로 여겨지던 태양광, 풍력이 유망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촉발된 글로벌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신재생 에너지보급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력, 태양광 발전은 전력 생산이 기후 변화에 따라 급변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발전 능력과 소비 수요 사이 완충장치 역할을 할 전력 저장장치의 도입이 긴요해질 전망이다. <편집자 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조절 어려워

 

현재 전력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중앙 집중형 시스템이다. 전력사업자가 수요를 예측해서 공급 계획을 수립하면 발전소에서 일괄적으로 전기를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즉각 제공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현재의 전력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정확하게 수요를 예측하고, 적시에 발전기를 가동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발전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풍력, 태양광, 파도 등 자연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발전량을 임의로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거나 맑은 날씨임에도 설치된 태양광 패널 위로 구름이 지나가는 일이 빈번하다.

 

신재생 에너지의 이러한 변동성은 기존전력망에 많은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첫째, 전력 시스템은 전력의 생산과 소비 시점의 불일치에 대비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전력 시스템 전반의 전력품질 관리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전력품질은 전압, 주파수로 평가된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는 집 안의 콘센트에 적혀있는 전압 220V, 주파수 60Hz가 전력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공급되는 전력이 해당 기준의 오차범위를 벗어날 경우 각종 전자제품의 고장 및 오작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도입으로 수급여건이 실시간으로 일치하지 않을 경우, 전압 및 주파수에 이상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전체 전력시스템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신재생 에너지의 불확실한 발전량은 송전망 확충 등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입

지가 탁월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가 등장하고 있다. 사막에 들어서는 태양광·열 발전소, 바람이 많은 산지 혹은 바다에 자리잡은 풍력단지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사막이나 바다에서 생산한 전기를 소비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송전망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발전량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송전망을 무작정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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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의 발전량 변동

현 시스템으론 변동성 관리 역부족

 

물론 현재 전력 시스템도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부분적으로 갖추고 있기는 하다.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몇가지 발전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 도입 확대 시에도 수요 증감에 따라 가변적으로 운영하던 기존 발전소를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풍력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이 줄어들면, 현재 수요 증가 시에 가동하는 가스터빈 발전소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전력 시스템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인 만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석유, 가스 발전소를 가동시킬 경우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근본적인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발전뿐만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일정부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량이 감소할 때, 다른 발전소의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수요를 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전소 추가 건설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소비자는 추가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실시간으로 전력망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의 등장은 이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수요 절감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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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력 시스템의 변동성 대응방안

 

태양광풍력

 

변동성 관리 대안은 전력 저장장치

 

궁극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전력 저장장치가 주목받고 있다. 발전량이 많을 때는 전기를 충전하고, 소비량이 많을 때는 전기를 방전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의 간극을 효율적으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력 저장장치는 짧은 시간내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량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국제 에너지 기구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미래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위해 전력 저장장치에 주목하고 있다. 205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46%까지 증가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적지 않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규제 당국은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염두에 두고 전력 저장장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전력회사들이 2014년까지 피크 수요의 2.25%, 2020년에는 5%에 해당하는 전력 저장장치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 AB 2514가 제안됐다. 또한 Thomson Reuter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0년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이 꼽은 가장 매력적인 투자 아이템 중 하나로 에너지관리 시스템과 전력 저장장치가 꼽혔다. 시장조사기관인 GTM Research는 현재 약 3억6,500만 달러에 불과한 전력 저장장치 시장이 2015년에는 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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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lowa Stored Energy Plant는 풍력과 CAES를 결합시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신재생 에너지와 결합된 저장장치 등장

 

전력 저장장치는 출력과 용량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출력이란 순간적인 힘이며, 용량이란 저장된 에너지의 총량을 뜻한다. 태양광 발전으로 낮에 생산한 전기를 밤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용량이 커야 하지만, 몇 초 혹은 몇 분 사이 대용량의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경우에는 출력이 큰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현재 전력 저장장치 관련 업계에서는 고출력, 대용량을 목표로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꾀하고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전력 저장기술은 양수 발전을 들 수 있다. 양수 발전이란 강줄기에 댐을 만들어 전기가 남을 때 물을 퍼 올렸다가 전기가 모자라면 물을 방류해 터빈을 돌림으로써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입지 선정이 어렵고, 생태계 교란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최근 강이 아닌 바다에 전기를 저장하는 역방향 해양양수발전(Inverse offshore pump accumulation, IOPAC)이 네덜란드에서 제안됐다. 바다 한가운데 인공섬 Energy Island를 만들고,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가 남으면 바닷물을 섬 밖으로 퍼냈다가, 전기가 부족하면 바닷물을 섬 안으로 유입시키면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바다 한가운데 인공섬을 만든 것은 육상 양수발전에 따른 각종 입지상의 제약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대형 전력 저장장치로 CAES(Compressed air energy storage)를 들 수 있다. 동굴, 대수층(aquifier), 암염 채굴이 끝난 지하에 공기를 압축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미국의 Iowa Stored Energy Plant는 풍력과 CAES를 결합시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풍력으로 생산된 전기로 공기를 압축시켰다가, 필요할 때 연료를 섞어 가스터빈을 돌릴 수 있다. 다만 CAES는 압축공기를 가둘 수 있을 만큼 단단한 지반을 찾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최근 압축 공기를 땅 속이 아닌 바다 속에 저장하는 방법도 등장했다. 영국 Nottingham 대학의 Garvey 교수는 풍선처럼 생긴 Energy Bag에 공기를 담아 바다 속에 넣어두는 방법을 제시했다. 깊은 바다에 설치하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등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료=LG경제연구소>

 

풍력

이진욱  showgu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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