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우리나라의 몇몇 기업에서 지속가능보고서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과연 자기자랑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실적보고서에 봉사활동 몇 개 끼워넣은 것에 불과한 것인지 의문이 갈 때가 있다.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이 사회를 위한 기부나 쓰레기 줍기 등의 캠페인, 요즘 많이 하는 것처럼 김장 담그고 사진 찍기가 다가 아니다. 물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진정한 지속가능경영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각종 매연과 폐수를 불법으로 뿜어내는 기업주가 좋은 일 한답시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 좀 사다 준다면 사람들은 그의 진정성에 의심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주위에서 비슷한 모습들을 보고 있다.

 

대기업 사주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대형 사고’를 치고 조사를 받으면 그들은 항상 갑작스럽게 휠체어가 필요한 중환자가 되고 언제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사재를 털어 사회에 기부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한다.

 

그러면 대개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참작해’ 집행유예에 처하게 되고 그나마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되면서 ‘기부’ 약속도 흐지부지된다. 왜 약속을 안 지키느냐고 따질 사람도 거의 없거니와 언제 계약서 쓰고 도장 찍은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겠는가? 기업들의 기부나 선행에 일반인들이 색안경을 쓰는 것이 괜히 배가 아파서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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