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너지 관리, 주체별 통합적 방안 절실

에너지 생산·자급화 가능한 건물 성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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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정치경제연구원 류재익 공학경제위원장
교토의정서, 발리 로드맵, 코펜하겐 어코드 및 칸쿤에서 개최된 기후변화대책 회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2℃까지 낮추기 위한 연구와 삼림파괴 방지, 각국의 기후변화 목표 달성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언급할 정도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산업화된 국가들이 향후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 비해 25∼40% 감축해야 한다는 권고사항과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인정함에 따라 한국이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국제적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 역시 의무감축량 결정 및 이행을 요구 받을 것으로 본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지구온난화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대기오염의 완화, 에너지 절약 및 효율 향상을 통한 경제적 이익, 새로운 산업 및 녹색기술개발 등 여러 가지 환경·경제적 이득과 녹색융합기술 진보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코자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각 부문별 대책에 있어 기후변화의 완화 및 적응 수단이 구체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기후변화 대응이 본격화 되면서 거주, 생산 및 수송물류에 요구되는 에너지 소비 주체이면서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여야 하는 대상이기도 한 도시의 에너지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도시에너지의 소비정보를 구축하는 데 있어 재정확보, 기술향상 및 에너지 관리 주체별의 통합적 방안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인구 규모가 큰 대부분 대도시는 온실가스 배출량 현황과 대책 방안이 강구되고 있지만 중소도시는 중앙정부의 의지만 바라보는 형국이 되고 있다. 도시에서는 화석연료, 원자력, 자연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가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에서의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도시형태, 인구밀도, 도시규모, 산업경제 현황 등과 기후변화로 인한 냉난방 요소를 생각할 수 있다. 특히 도시의 공간구조의 변화는 교통, 토지이용, 주택형태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생활의 기본적 요구인 에너지 소비에 변화를 주게 된다.

 

최근 저탄소사회 형성으로 시대적 변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요구에 의해 저탄소 도시조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화성 동탄, 검단 신도시, 마곡지구, 평택 소사벌 지구, 강릉 녹색시범도시 등 탄소제로 도시를 표방한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저탄소 도시계획요소를 도입한 시범화 수준의 국내 저탄소 녹색도시는 현재 사업 진행 중에 있어 실제로 국내 저탄소 도시가 얼마만큼의 탄소저감, 흡수, 회피기능을 가지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지니게 된다.

 

경포 저탄소 녹색시범도시의 에너지관리와 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생태도시의 기본요소 (물순환 시스템, 폐기물시스템, 환경생태관리 시스템)가 기존 도심형 저탄소 뉴타운 건설 및 녹색산업 도시의 유형에 어떻게 적용 될 것인지에 대한 실증검토는 저탄소 도시계획에 반영된 인벤토리 연구와 시범도시 건설완료 후 온실가스 배출량의 검증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도시규모의 온실가스 배출량 범위는 매우 다양하고 아직 국제적으로 표준화 된 모델이 없다. 다만 생태도시의 기본개념에 에너지절약을 강조하는 경향에 머물고 있다. 즉 도시공간 구성요소의 다양함과 도시생태계의 에너지 흐름의 상호작용이 매우 역동적이므로 구상할 도시의 인구, 경제규모, 교통(폐기물)발생량을 예측해 온실가스의 발생량을 추정하는 것은 다소 의미 있는 것이지만 도시건설 후 급증하는 에너지 소비변화, 도시경제의 활성화에 따른 교통량 증가 및 기후변화의 악화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 등을 측정할 수 있는 현실대안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저탄소 녹색도시는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의 효율적 소비와 함께 최대한 에너지를 생산해 자급화할 수 있는 건물의 에너지 성능이 요구되고 있다.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건물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건물(가정, 상업건물)단위의 에너지 소비정보 구축은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단지단위로 갈 경우 에너지 사용종류가 다양함으로 정확한 정보구축에 많은 노력과 비용이 수반된다. 이런 경우에는 각 분야에 첨단 에너지정보 구축이 기술이 요구된다.

 

에너지절약형 건물 및 도시개발을 위해서는 저탄소 녹색도시 개념과 연계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공간체계와 에너지 수요체계를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흐름의 공간체계, 교통 및 물류, 공장배치를 비롯한 산업단지, 자원순환형 에너지 체계 등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생태단지 및 녹색도시의 가이드라인이 제안할 경우 보다 구체적인 지구별, 토지이용별, 도시시설물의 생태발자국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이다.

 

저탄소 녹색도시에서 도시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급시스템을 분산시스템으로 구상하고 이들을 서로 연계시켜 운전함으로써 에너지의 전송에서 발생되는 손실과 운전에서 발생되는 비효율성을 줄여야 한다. 에너지 분산시스템은 반드시 네트워크가 수반되는데 에너지의 공급시스템과 지능적인 네트워크를 구현해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고 수요에 따라 에너지의 생산량을 결정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의 생산이나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도시의 자원·에너지 순환구조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 순환형 자원 에너지 절약기술을(Smart Green Technology)도입함으로써 저탄소 녹색도시에 기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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