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기후자료센터 구축 통해 경쟁력 강화 나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가 공공재로 인식해야

 

박정규 국장.

▲ 기상청 박정규 기상산업정보화국장

 

2011년 새해 들어 기상청은 국가기후자료센터 설립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래 100년 이상 축적된 방대한 기후자료와 각 기관에서 제각각 생산, 활용하고 있는 기후자료를 통합 품질관리해 국가경쟁력 강화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기후자료는 우리의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농업, 어업은 물론 제조업, 레저·스포츠, 관광산업에 이르기까지 활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미국의 경우 GDP의 3분의 1이 날씨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고, 세계 경제활동의 80% 이상이 날씨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기후자료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가의 공공재로 인식하고 국가경쟁력의 근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찍부터 기후자료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은 기온, 강수량 같은 기본적인 기상자료는 물론 온실기체, 에어로솔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관리하는 기후자료센터를 운영해 왔다. 매년 90개의 관측시스템에서 생산되는 760억개의 관측자료를 제공하는 미국의 국가기후자료센터(NCDC)는 동결지수 발표만으로도 연간 3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켄 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2010년,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기후자료센터의 설립이 긴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기상변화가 클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의 양상도 빠르고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의 기후자료의 중요성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욱 크다. 우리 사회의 선진화와 더불어 생산되는 기후자료도 크게 증가해 2000년에 월 1기가바이트(GB, 신문지 약 8000장 분량)이던 것이 2010년에는 월 1테라바이트(TB, 40면의 일간신문 약 500년치)로 1000배나 증가했다. 이렇게 막대한 기후자료는 과거의 시스템으로는 처리, 보존, 활용이 어렵다. 이에 따라, 방대한 양의 기후자료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가기후자료센터의 설립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됐다.

 

국가기후자료센터는 국내외에서 생산되는 각종 기후자료를 통합관리하게 된다. 기상청 외에도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25개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기상관측시설을 설치했고, 지상관측망의 경우 기상청보다 6배가 많은 3000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관에서 생산된 관측자료는 기관별로만 활용되고 품질관리, 보존 등에도 일부 한계가 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생산된 자료가 부분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기후자료센터는 이들 기후자료를 통합하고 표준화된 기준에 의해 품질관리하며, 유통을 촉진시키고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사업의 1차 년도인 2011년에는 통합 DB시스템 구축, 기후자료 품질관리 알고리즘 개발 등에 주력하고, 이후에는 GIS와 연동된 전자기후지도, 수요자 중심의 양방향 웹서비스 구축 등 응용서비스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국가기후자료센터가 설립되면 각 기관에서 기후자료 관리에 투입되는 중복인력과 업무를 경감시켜 연간 90억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등 약 1000억원의 직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기후변화 연구와 대응, 기상산업의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기후자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기후자료를 영구히 보존함으로써 미래의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비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서 웹 기반의 실시간 기후분석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면서 산·학·연 등 각 분야의 전문적인 활용을 촉진시켜 기후변화 대응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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