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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변화와 신흥국의 수요확대 등의 원인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2008년 식량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환경일보 이진욱기자] 최근 기후변화와 신흥국의 수요확대 등의 원인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2008년 식량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해외농업 개발을 통해 식량자원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김성수 의원(한나라당)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제곡물가격 폭등에 따른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해외농업개발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제 곡물가격은 지난해 6월 대비 밀 96.6%, 옥수수 94.9%, 대두가 51.0% 급등했다. 2008년 폭등 이후 국제곡물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지난해 다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이러한 가격 폭등은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감소와 신흥시장국 곡물 수요증가 등 구조적 요인 때문인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곡물 자급률이 27.8%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곡물자급, 경지면적 턱없이 부족

 

김성수 의원은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7.8%지만 쌀이 94%를 차지하고 밀, 옥수수, 콩 등은 0.4~9%에 불과하다”면서 “경지면적은 2008년기준 176만ha로 자급에 필요한 경지면적이 약 550만ha와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해 유휴지 활용이나 생산성 증대만으로는 식량자급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해외농업개발은 이러한 국제곡물 가격 폭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마련된 정부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은수

이은수 소장은 “전략적 진출 및 국가·지역의 조정을

통한 곡물메이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유정복)는 2009년 6월 ‘해외농업개발 10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의 민간주도로 추진하고 정부는 전략수립, 기술·교육·외교·금융지원 등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2018년까지 밀, 옥수수, 콩 등 주요 수입곡물의 10%(138톤)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09년부터 7개국에 진출한 18개 기업에 434억원을 융자지원 했으나, 아직까지는 정부가 해외농업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원규모도 해외에서 해외농업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민간업체의 수요에 비해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해외농업개발 융자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해외농업개발지원센터 이은수 소장은 “정부부처, 지자체, 민·관 상호 간 연결과 조정기능이 부족하다. 이에 전략적 진출 및 국가·지역의 조정을 통한 곡물메이저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유관부처, 지자체, 민간기업 등과 유기적 협조 및 범정부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정부에 신뢰회복 시급

 

또한 이 소장은 “해외농업 진출 민간기업의 무분별한 MOU체결, 사업지연, 사업중단 사례가 빈번해 우리 기업에 대한 현지 정부의 신뢰성이 하락한 것도 문제”라면서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법과 제도를 숙지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사장

▲이광우 부사장은 “선진화된 식량안보 체계 구축이 시

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국가 곡물조달시스템 구축계획’에 대해 발표한 농수산물유통공사 이광우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곡물조달 시스템이 낙후돼 곡물의 80%이상을 특정국가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식량안보가 불안정한 국가로 분류돼 있다”면서 “선진화된 식량안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부사장은 “해외개발 농장에서 우선구매, 현지 생산농가에서 계약재배, 현지 중개인으로부터 현물 구매를 함으로써 해외 현지에서 안정적 곡물을 확보해야 한다”고 곡물조달시스템의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브라질, 호주 등 소수 곡물수출 강대국에 의존하고 있다. 식량 수입경로를 봐도 다국적 곡물메이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로 농수산물유통공사(사장 하영제)는 국제 곡물시장에서 장기적·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국내로 도입할 수 있는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수입물량의 30%인 400만톤을 2015년까지 조달시스템으로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축사에서 한국농어촌공사 홍문표 사장은 “식량안보 확보와 전략적인 국제농업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면서 “국제곡물 시장에 의존하는 현재의 곡물도입 방식에서 탈피해 장기적·안정적인 식량안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showgu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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