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문가 모여 녹색성장 해법 찾아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룰 모델 제시해야

 

허탁 부총장

허탁 부총장2.
▲허 탁 부총장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녹색성장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사진=정윤정 기자>

환경문제가 기업의 활동영역을 넘은 지는 이미 오래, 건국대의 그린경영임원 과정은 우리 기업들이 ‘21세기는 환경의 세기’라는 새로운 기조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 즉 그린오션을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지언하고 있다. 2011년 5기를 맡는 그린경영임원 과정에는 산업계는 물론 정부단체, 사회단체 등 가계 리더들이 함께 모여 환경적 이슈와 그린오션을 모색하고 있다. <편집자 주>

 

Q. 그린경영임원 과정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우리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흔히 블루오션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녹색산업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패러다임이 주류를 이루면서 성장과 동시에 환경보전 역시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어떻게 우리가 비용을 적게 투입하면서 기업 및 정부가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를 고민한 끝에 2008년 그린오션센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린오션의 중요성에도 불구 이 분야의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점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최소한 기업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은 그린오션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러한 과정을 만들었다.

 

Q. 금융 분야에도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A. 이제 지속가능경영, 사회책임투자 등은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세계적인 추세로 떠올랐다. 특히 녹색금융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지금은 일반금융과 녹색금융의 비율이 70:30 정도지만 아마 곧 50:50이 되고 더 나아가 거꾸로 이것이 역전될 수도 있다. 연기금과 같은 규모가 큰 투자기관을 중심으로 녹색금융에 돈이 모이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지 않을 수 없다. 녹색성장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며, 현재 가고 있는 길이다.

 

한편으로 우리가 흔히 녹색성장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진정한 녹색성장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기존 기술에 무늬만 녹색을 입힌 것이 태반이다. 진짜 녹색성장이 무엇인지 알고 접근해야 요란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성장전략이 될 수 있다.

 

3기입학식.

▲건국대학교의 그린경영임원 과정을 통해 고위직으로 승진한 사례도 많다고 한다.

<사진제공=건국대학교>


Q. 정부에서도 녹색성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A.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녹색성장, 지속가능한 개발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선진국은 성장은 강하지만 녹색은 약한 반면 후진국은 녹색은 강한데 성장은 부족하다. 우리처럼 선진화 된 개발도상국은 성장과 녹색을 어떻게 적절하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라마다 녹색성장에 접근하는 방법이 모두 다른데 대한민국의 녹색성장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저개발국가는 우리의 사례를 보고 보다 성장에 중점을 둔 발전모델을, 선진국은 녹색에 중점을 둔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기술, 성장을 녹색이라는 이름만 붙이는 형태로는 매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해 학교에서도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기업의 고위 경영진들이 여기에 대해 먼저 공부한다면 녹색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학교에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학교도 변화하게 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Q. 교육 참가자들을 보니 기업뿐 아니라 정부, 언론, 법률 등 다양하던데.

 

A. 녹색성장을 하면 기업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로펌들도 녹색성장과 관련된 전문가, 금융도 녹색금융이 시작되고 있다. 주류는 기업이지만 정부, 언론,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하다.

 

커리큘럼을 고민하면서 그 분야의 가장 우수한 분들을 모셔다 강의를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어쩌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식’으로 피상적인 정보 전달에 그칠 위험이 있다. 때문에 그린오션은 배우는 과정이면서 거꾸로 피드백이 나오는 과정일 수도 있다. 가령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강의를 한다고 하면 단순히 강의를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금융, 정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사람들의 논의를 통해 솔루션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연수2.

▲교육과정은 단순한 강의실 교육뿐 아니라 해외연수와 함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

구성에도 한 몫 하고 있다.<사진제공=건국대학교>


Q. 그린오션 과정 참가자들의 반응은?

 

A. 공부도 중요하지만 네트워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 너무 어렵다는 사람 등 굉장히 다양하다. 각자의 요구에 모두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대체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처음에는 14주 28강좌를 모두 수업으로 채웠더니 인적 네트워크를 다질 기회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이후에는 강좌와 모임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등 교육생들의 요구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

 

다른 CGO 과정은 대표가 나오지만 우리는 상무, 전무, 부사장 등 서로 비슷한 사람들이 나온다. 최고경영자가 아닌 실무 책임자라는 특성상 인적 네트워크 교류도 활발하고 이 과정 이후 사장이나 본부장 등으로 진급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리는 것으로 봐서 기업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Q. 녹색금융에 투자할 만한 곳이 없다는 목소리가 있다.

 

A. 환경산업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곳도 녹색금융이지만 기존 기업의 경영에 환경적인 측면을 도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경영에 환경을 도입하면 거기에 맞춰 협력사들도 따라가면서 점차 환경경영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Q. 환경에 대한 기업의 마인드가 변했나?

 

A. 마인드는 많이 변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중요한 것은 환경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당장 돌아올 이익이나 정부 인센티브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환경 비지니스는 지난 세월의 산업혁명을 대체할 새로운 모델이다. 전 세계의 300여개 국가를 나누는 잣대가 바로 개발이다.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 선진국으로 나누지 않나. 이것을 대체할 새로운 기준을 만든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그것을 2~3년 돌아올 이익을 보고 투자한다는 것은 너무나 성급한 것이다. 전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에 대한 대처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기존의 선진국들이 발전했던 전략이 새로운 개도국들에게는 더 이상 유효한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전략을 찾아야 하고 그것이 녹색성장이다. 만일 중국이나 인도 등이 과거의 미국 등 선진국처럼 공업을 발전시킨다면 지구적으로 환경재앙을 맞을지 모른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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