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국내외의 아동권리 옹호, 아동보호 및 보건의료 등을 위해 세계 120여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5년간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아프리카 말리에서는 연 5만명을 대상으로 필수건강관리 및 기초보건사업을 실시해 사랑을 전하고 있다. 말리 현지에서 아동보호를 실천하고 있는 이재광 팀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주민들 역량강화 및 행동변화 유도에 노력 기울여

운영하는 보건소에서 ‘출산한 가족’ 잊히지 않아

 

이재광 사진 3
▲ 세이브더칠드런 이재광 팀장(가운데)
Q 아프리카 말리의 아동복지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말리는 열악한 보건환경으로 간단한 치료로 예방이 가능한 설사병, 폐렴, 말라리아 등으로 영유아들이 사망하고, 교육환경도 열악해 문맹률이 서부아프리카에서도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 초등교육은 무상교육이지만 현실적으로 연간 만 원가량의 교재비, 학용품비 등이 소요되는데 이 돈이 부담돼 학교 보내기를 포기하고 농사일 및 가사노동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Q 현재 어떤 사업을 진행 중인지 소개해 달라.

 

말리에서의 주된 사업영역은 아동보호, 교육, 보건, 식량안보, 일대일 결연 등이다. 교육사업에 있어서 많은 결실들이 있었는데 한 지역에서는 학교 보내기 캠페인 및 학교 건축을 통해 20%대의 취학률을 80%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또한 보건사업분야는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대한민국 외교부가 주도하는 항공연대기금의 지원을 받아 ‘요로쏘’라는 낙후된 지역에 보건소, 산과병원, 대형우물을 지어주고 말라리아, 설사병, 폐렴 등의 퇴치운동을 펼치면서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Q 말리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리에 오기 전에 언젠가 꼭 아프리카에서 근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기회가 돼 오게 됐다. 아동의 시기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시기이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주춧돌들이 놓이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아동들이 어느 누구 하나도 소외되지 않고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풍요로울 거라는 생각이 이 분야에, 그리고 이 곳 말리에 오게 했던 것 같다.

 

Q 말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저개발국에서는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수혜지역의 역량강화와 행동의 변화 유도이다. 결국 문제해결의 주체가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외부기관이 아니라 사업지역 주민들이 문제해결의 주체라는 점이다. 평상시 우물 등 공동이용 시설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손 씻기 등의 간단한 습관을 통해서 많은 질병들이 예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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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말리는 열악한 보건환겨으로 신생아 1000명 중 196명이 다섯번째 생일을 맞이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자료=세이브더칠드런>


Q 잊지 못할 에피소드 또는 기억에 남는 아동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 사업을 통해 건축된 ‘두나보건소’의 운영이 처음 시작되던 날, 마을에 살고 있던 한 산모가 새로 건축된 보건소 산과병원에서 건강한 쌍둥이를 출산한 일이 있었다. 건강한 아기를 낳은 산모에게는 보건소가 없던 시절에 아무 도움 없이 집에서 출산하다가 세 번이나 아기를 잃었던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그날 남편과 가족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서 바라보던 저도 큰 감동과 보람이 있었던 순간이었다.

 

Q 해외사업의 경우는 더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해외사업은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 등에서 생기는 관점차이의 극복이 쉽지 않은 부분인 것 같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일하게 되는데 이들 사이에서 서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큰 도전으로 다가온다. 말리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로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국가이다. 한국과의 교류가 거의 없고 상주하는 교민 수도 20여명에 지나지 않는 곳으로 가족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Q 말리 이외의 다른 곳에서도 활동을 하신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주로 긴급구호 지역에서 활동했는데, 전후 이라크 재건, 이란 지진구호,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쓰나미 구호사업에 투입됐다. 북한사업도 한때 담당해 북한사업장을 방문, 관리할 기회가 있었고, 주로 담당지역이 중동, 아시아 지역이어서 이 지역에서 교육, 수자원개발, 직업교육, IT 정보격차 감소를 위한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다.

 

Q 해외에서 직접 어려운 아동 돕기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방법을 소개한다면.

 

우선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단체 후원을 통해서 좀 더 많은 지구촌의 소외된 아동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우리 기관과 같은 국제아동구호단체에서 해외봉사단원의 지원을 고려해도 좋을 것 같다. 좀 더 이상적으로는 다양한 해외봉사 경험과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 국제구호활동을 직업으로 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직접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캠페인 활동에 참여하거나 자원봉사를 통해 아동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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