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현
선제적이고 사전예방적인 수질관리로 전환

다양한 사전조치를 통해 수질악화 방지

 

4대강 사업이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계획된 공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4대강 사업 후 수질관리의 여건변화와 이에 대한 환경부의 대응방향과 준비상황을 소개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된다.

 

4대강 사업으로 보 설치와 준설이 이뤄지면 물 흐름의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질관리 측면의 여건 또한 변하게 된다. 특히 저·갈수기에는 사업 전보다 보 구간에서의 수량이 풍부해져 수질관리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 연중 유지되는 풍부한 수량으로 오염부하량보다 유량이 너무 작아 나타나는 극단적인 수질악화는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반면 사업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논란도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오염이 비교적 심한 구간에서는 사업 후 정체 수역이 형성되는 곳에 국지적으로 조류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업 완료 시점이 점차 다가오는 상황에서 13억톤으로 증가한 저수량과 이를 조절하는 다양한 수문시설의 연계운영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수질관리 방안 마련의 필요성은 충분히 강조돼야 한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소속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에 수질통합관리센터를 설치하고 수질예보를 통한 선제적 수질관리라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관리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선제적 수질관리란 수질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사전에 조치를 취한다는 개념으로 지금까지 수질이 악화된 후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상황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질관리 방안을 실시하는 것이다.

 

수질예보는 네덜란드, 덴마크, 미국 등 수질관리 분야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북해(North Sea) 연안의 양식업 보호를 위해 유해조류의 농도와 범위에 대한 예보를 수치모델링과 인공위성 자료를 토대로 최대 4일 앞까지 제공한다. 또한 덴마크는 코펜하겐 항구에서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는 시민들을 위해 대장균에 대한 수질예보를 시행하고 있다. 여름철 강우 시 노화된 하수관거로부터 흘러들어오는 하수에 의해 대장균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예측해 수질이 수영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그간 이들 국가와 꾸준한 기술교류와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축적된 국제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질예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수질통합관리센터에서는 수질예보시스템을 통해 2012년부터 16개 보 구간에서 조류와 수온에 대해 7일 앞까지 매일 농도와 온도를 예보할 계획이다. 또한 TOC(총유기탄소)와 같은 유기물지표에 대한 예보는 현재의 BOD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가 확정되면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예보결과를 기상예보와 유사하게 인터넷, 스마트폰, 친수지역의 전광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제공해 국민들이 친수활동을 위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예보결과를 공개하게 되면 수질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감시기능도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수질관리 측면에서는 만약 수질이 나빠질 것으로 예측되면 다양한 사전조치를 취해 수질악화를 방지하게 된다. 여기에는 조류응집침전, 조류확산방지막, 수중폭기, 하수처리효율제고 등의 비교적 전통적인 방법과 가동보 운영을 통한 희석 및 플러싱(flushing)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수질을 고려한 가동보 운영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으며 방류량을 포함한 최적관리방안을 도출해 제시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 보가 준공되면 현재 구축 중인 수질예보시스템을 통해 곧바로 시범예보를 하게 된다. 또한, 수질예보를 위해서는 매일의 모든 오염원과 수질변동원인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불분명했던 수질오염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지는 시너지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질예보와 더불어 수질오염사고대응 예측시스템이 4대강 수질관리를 위해 새롭게 도입된다. 그동안 계속적인 수질오염사고에도 불구 확고한 사고대응 체계는 수립되지 못했는데 수질통합관리센터의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오염물질의 이동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지고 사고대응 체계도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스템은 항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간 하천 흐름을 그대로 재현해두고, 오염사고 시 재현된 하천 흐름을 이용해 신속하게 오염물질의 확산범위와 농도 및 도달시간을 예측해 효율적인 방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환경부에서는 과학적 예측기술에 바탕을 둔 선제적 수질관리의 기반을 구축함으로 종래의 사후조치 위주의 수질관리에서 선제적이고 사전예방적인 수질관리로 정책의 질을 한 단계 높여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수질관리방안의 현실적인 적용을 위해서 시급하게 해결돼야 것은 가동보 운영과 관련해 부처 간 협력체계가 마련돼야 하는 점이다. 본류 수질의 능동적인 관리라는 측면에서 수질관리를 위한 보 운영 체계수립을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관계 부처들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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