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단위면적 당 해양생물종 세계 최대

해양생물자원관, 생물주권 확립의 첨병될 것

 

장병희

▲국토해양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건립

추진기획단 장병희 기획과장

21세기 환경‧자원 위기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은 광물자원 등 부존자원 뿐 아니라 생물자원에 대해서도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생물 즉, 유기체가 자원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자원경쟁, 자원외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생물자원은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생물자원이란, 가치가 있거나 실제적 또는 잠재적 용도가 있는 유전자원, 생물체, 생물체의 부분, 개체군 생태계의 생물적 구성요소로 정의 된다. 즉, 생물 그 자체를 비롯해 생물 각 개체의 유전자, 생물체들이 살아가는 환경인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매우 포괄적 의미로 정의할 수 있다.

 

과거에는 생물 및 생물자원을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간주했으나 1992년 리우 데 자네이로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채택됨에 따라 개별국가의 소유권을 인정하게 됐으며, 국가 간 생물자원 선점경쟁이 치열해지게 되었다. 이것은 생물자원의 국가적‧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전환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됐다. 이 의정서는 유전자원의 이용을 통해 발생되는 이익을 자원제공국과 공유하도록 규정하는 국제 규범이다. 이로서 생물유전자원의 이용을 위해서는 그 자원의 제공국(또는 원산국)의 동의를 얻고 파생되는 이익에 대해서는 공유하게 됐다.

 

이러한 국제적 분위기속에 UN은 2010년을 ‘생물다양성의 해’'로 지정해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에 대한 범 지구적 차원의 인식제고를 위해 노력했고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와 사업이 시행된 바 있다.

 

자 이제 바다로 눈을 돌려 보자.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는 전체 표면적의 71%가 바다이며 생물종의 80%이상이 바다에 서식한다. 즉, 바다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무한한 생명자원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약 1%만이 이용되고 있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해양생물을 활용한 해양바이오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그 시장규모가 2003년 1073억 달러에서 2011년에는 271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0년 발표된 전 세계 해양생물센서스 결과 우리바다는 단위면적당 해양생물종이 세계 최대로 밝혀졌다. 종 다양성이 풍부해 해양바이오산업의 원천소재로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것이다.

 

해양생물자원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21세기 전개될 지식화, 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의 확보를 통한 바이오산업 발전과 생물주권 확립을 위해 온갖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바다 곧 해양생물자원 영역은 접근이 어려운 특수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다. 예를 들어 심해저, 극지, 열수구 등의 서식지는 해양에만 존재하며 매우 독특한 특성을 지녀 생물소재로서 엄청난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선진 해양생물자원 보유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종합관리방안 마련을 통해 이를 발굴하고 전문적인 연구기관을 통해 연구‧관리‧활용해야 한다. 또한 국가차원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요구 속에 국토해양부는 국가해양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소장‧관리‧활용을 통한 생물주권 확립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7년에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대통령령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건립위원회 규정’을 수립했다.

 

현재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충청남도 서천군 장합읍 일원(장암리, 화천리, 송림리)에 대지 32만5330m2, 연건평 3만2173m2(지하 1층, 지상4층) 규모로 건립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국비 1391억원(부지매입비 200억원 포함)을 투입해 2013년 중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육상 및 해양 생물을 혼합연구하는 국내‧외 연구기관은 다수 있지만 해양부분만을 특화해 연구하는 전문기관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세계 최초다.

 

건립공사와 발맞춰 장차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소프트웨어가 될 연구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해양생물표본 확보사업(2010~2013, 4개년)’이 현재 활발하게 추친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우리바다에 존재하는 해양미생물부터 고래에 이르는 각종 해양생물표본 50여 만점 이상이 확보될 예정이다. 2013년 자원관 개관과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공백 없이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자원관의 또 다른 특징은 국내‧외 해양생물의 전시와 홍보‧교육을 위한 연건평 1만1500m2, 4층 규모의 전시관이 부지 내에 마련된다는 것이다. 지역명소로서도 손색이 없을 규모와 시설이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톡톡한 관광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족단위 관람객에게는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제공해주는 해양자연사박물관이 될 것이며, 학생들에게는 바다와 해양생물학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제공해 줄 것이다.

 

앞으로는 자국 생물자원에 대한 권리강화로 국가 간 생물자원 확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며 거기에서 파생되는 소유권 분쟁, 특허분쟁, 이익배분에 대한 분쟁 등도 증가할 것이다. 미개척영역이 많은 해양은 개척과 분쟁의 여지가 육상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넓다. 이처럼 국가 해양생물주권확보와 해양생물가치 창달을 위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역할은 막중하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기관으로 탄생할 것임을 확신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조감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조감도 <자료=국토해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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