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강동그린웨이(2)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등산문화가 붐이 일더니 이제는 전 국민적 걷기열풍이 불고 있다. 이제 ‘걷기’는 현대시민의 중요한 여가활동으로서 하나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연 속에서의 ‘걷기’가 모두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07년 민간단체가 중심이 돼 진행된 탐방로 조성사업은 환경부를 필두로 산림청·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 등 전국 단위의 걷는 길 사업계획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또한 조성계획 중인 길까지 포함하면 2019년까지 9004.1㎞의 탐방로가 생길 예정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자체 계획까지 더한다면 족히 1만㎞ 이상의 걷는 길이 불과 10년만에 조성되는 셈이다. 물론 둘레길 조성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갑자기 너무 많이 생겨난 둘레길에 생태적인 영향을 간과한 상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대표의 조사에 따르면 강화 둘레길의 경우 좋은 경치를 제공하기 위해 해안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평상 시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던 곳까지 통행이 잦아지면서 야생동물의 이동에 위협을 주고, 조류는 휴식지를 잃었다고 밝혔다. 또한 충분한 사전 답사를 통한 둘레길 조성이 아닌 단순히 지역의 관광지나 유적지를 이어서 만드는 경우가 발생해 그 의미를 잃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둘레길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충분한 검토와 행정적 지원 등을 통해 진정한 ‘공존’의 길 조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제 ‘길’에도 장인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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