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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업의 융합체 ‘물 산업’ 지각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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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존에 필수 요소이며 중요한 자원임이 부각됨에 따라 물 산업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물은 우리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이며 생존에 필요한 필수 요소이다. 이에 따라 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21세기는 ‘블루골드(Blue Gold)’라며 물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편집자주>

 

물 산업은 각 분야의 최종 소비자가 ‘사용 가능한 수준의 물’을 생산해 공급하고 사용된 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복수의 산업들이 포함된 융합 산업이다. 특히 물은 ‘생존과 생산을 위한 필수재’인 동시에 석유와는 달리 ‘장거리 운송이 쉽지 않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 물 시장은 ‘물 안보’ 및 ‘자원 사업’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아직 한국 물 산업의 경쟁력은 유럽의 메이저 기업은 물론 아시아 경쟁국들과 비교해도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 물 산업이 지니고 있는 한계를 알아보고 산업의 후발 주자에서 세계 물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모델 비교를 통해 한국 물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살펴보았다.

 

먼저 한국 물 산업 해외 진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설·건설 분야의 활발한 해외 진출에 비해 부품·소재나 운영·관리 분야는 부진하다. 한국의 세계 시장 진출은 중동 지역 등에서의 건설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가치사슬 전후방의 부품·소재나 운영·관리 분야의 진출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담수화 시설에서도 관련 부품·소재 시장은 미국, 일본, 독일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또한 운영·관리 분야는 더욱 부진해 한국이 시설 건설 후 운영은 외국 물 기업들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세계 시장이 부품·소재 분야는 기술적 장벽이 높고, 운영·관리 분야는 경험적 장벽이 높기 때문으로 현재 한국 물 산업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시설·건설 분야에 그친 물 산업

 

한국 물 산업의 한계로는 첫째, 해외 진출에 있어 시설·건설 분야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사업의 낮은 수익성의 원인이 된다. 물 시장은 부품·소재 분야의 수익성이 가장 높고, 운영·관리 분야는 장기간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시설·건설 분야는 수익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수익 발생 기간 역시 1회성에 그친다는 한계를 보인다.

 

이는 시설·건설 분야에 집중된 한국 해외 물 사업의 수익률이 감소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경쟁국인 싱가포르가 시설 및 건설 사업과 운영 및 관리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점은 한국의 해외 물 사업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둘째, 일찌감치 물 산업 육성 전략이 수립됐으나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 정부는 이미 2006, 2007년에 걸쳐 물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지만 수도 민영화의 이슈, 각종 이해 관계, 내부 관심 부족 등으로 인해 정책 대부분이 실행되지 못했다. 결국 2010년 10월 발표한 육성 전략은 실패 이후 두 번째 도전이라 할 수 있으며 금번 전략은 세계 물 시장 성장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도 강한 실행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공적개발원고(ODA) 연계나 중동 지역에서의 자원 확보 사업 연계 등 해외 진출 전략이 한국보다 6개월 앞서 발표된 일본의 산업 육성 전략과 유사해 같은 시장에서 같은 전략을 통한 경쟁이 불가피한 점 역시 한국 물 산업 육성 전략의 실천 과정에서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아시아, 물산업 신흥 강자로 부상

 

세계 물 산업의 후발 주자에서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경쟁국들의 성장 모델을 살펴보면 싱가포르는 국내 시장 기반 없이 클러스터와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03년부터 물 산업 클러스터와 메이저 기업 육성을 핵심으로 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하며 세계 시장에 도전했다.

 

싱가포르 클러스터는 정책 수립 후 수년 만에 세계 물 산업 클러스터의 모범 사례가 됐으며 국내 시장 기반 없이 해외 진출만으로 Sembcorp, Hyflux 등 메이저 물 기업과 토털솔루션 기업을 육성시켰다. 이 같은 싱가포르의 성공은 한국과 일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물 산업 클러스터 조성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일본은 M&A로 사업을 확장한 프랑스 물 기업의 성장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일본은 이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물 산업의 부품·소재 시장에서 강자의 위치에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싱가포르 물 산업 육성 정책의 상징인 Hyflux를 비롯해 외국 전문 물 기업들을 적극 인수하며 운영·관리 시장에서도 신흥 강자로 부상 중이다.

 

이는 인수·합병으로 물 시장의 토털 솔루션은 물론 전력, 교통 등 인프라의 토털 패키지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 Veolia, Suez 등 프랑스 메이저 물 기업들의 성장 모델이다. 특히 Mitsubishi와 도쿄도 합작의 호주 수도 기업 UUA 인수는 기술과 자본을 가진 민간과 국내 수도 운영 경험을 가진 지자체가 외국 기업 인수를 통해 민간 운영·관리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로 주목해야 한다. 이는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민간이 합동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한국 물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설·건설 분야에 대한 R&D 투자를 강화해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둘째, 취약 부분인 부품·소재, 운영·관리 분야는 해외 선도 기업의 M&A 및 합작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중동, 서(西)중국, 동(東)일본 등의 시설·건설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해 경쟁력을 유지, 강화해야 한다. 넷째,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외국 클러스터 및 테스트베드 참여를 통한 기술 및 경험 경쟁력 축적이 요구된다. 다섯째,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민간의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를 통한 시장 경쟁 원리에 대한 노출이 필요하다.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김필수 선임연구원

한선미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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