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정
환경을 예술로 승화, 해마다 색다른 달력 선보여

공공기관으로서의 선도적인 모습이 진짜 홍보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단순하게 말하자면 수도권매립지는 쓰레기를 묻는 곳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2천만이 넘는 인구가 발생시키는 엄청난 양의 생활폐기물이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곳에 가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쓰레기장은 없다. 매립된 폐기물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의 전진기지이며 해마다 가을이면 국화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편집자 주>

 

Q. 2010년 환경 박람회에서 색다른 시도가 눈에 띄었는데?

 

A. 각종 환경 관련 박람회를 가면 말이 환경이지 사실은 환경파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회용 전시부스를 만들기 위해 낭비되는 자원이 너무 많다. 그래서 매립지공사에서는 공기업인 우리가 먼저 환경을 위한 전시회를 선도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상자를 이용해 전시부스를 만들고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활용했다. 화려하지도 않고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공사는 물건 파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다른 기업들이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했다. 실제로 한 중소기업이 우리를 따라해서 전시산업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수도권매립지가 뭘 잘한다고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 것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큰 홍보라고 생각한다. 달력이든 전시부스든 홍보 책임자가 윗사람에게 점수를 따려면 매립지 그림을 크게 넣어주는 것이 더 좋겠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공기업이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공사가 만드는 달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A. 달력을 만드는 이유는 사실 어디나 마찬가지로 달력을 통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라는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매립지가 바뀌는 모습을 달력에 많이 넣었는데 아직은 매립지를 친환경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이 완성되지 않았고 드림파크도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라서 우리끼리 보기는 좋지만 제3자가 보기에는 좀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달력의 정보 기능보다는 그림으로서의 데코레이션 기능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중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면서 달력을 만드는 본래의 목적을 놓칠 수는 없어서 처음에는 매립지의 국화축제를 소재로 삼아 달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국화와 달리 ‘매립지 국화는 쓰레기를 매립한 곳에서 키웠다’라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들어맞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후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야생화 시리즈도 내놓았는데 조금 덜 예쁜 자생화라도 우리가 직접 파종해서 키운 자생종 야생화만 실었고 이에 관한 설명을 모두 적었다. 그러면서 단순히 수도권매립지를 알리는 차원에서 자연을 접목하고 주제를 넣으면서 발전시켰다.

 

08수도권매립지캘린더.

▲수도권매립지가 해마다 만들어 배포하는

 달력은 색다른 시도와 예술성으로 인해

 매우 반응이 좋다.

<자료=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Q. 새로운 시도가 많았는데?

 

A. 2008년 달력은 파격적으로 예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환경이라고 해서 항상 정크아트, 폐기물 이런 것만 넣는 것은 식상하지 않나, 조금 파격적으로 수도권매립지 달력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멋진 달력을 보고 ‘이게 어디 달력이야?’라고 거꾸로 찾아볼 수 있도록, 그냥 보면 공공기관이 아니라 갤러리나 미술관 달력을 연상할 정도의 달력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2011년 달력을 기획하면서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 해 엄청난 숫자의 달력이 쏟아지는데 환경부 산하기관으로서 비슷비슷한 달력을 만들기보다 환경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해보면 어떻겠는가 해서 주제를 보다 넓혔다. 그 와중에 환경운동가이신 국민대 윤호섭 교수님의 작품을 가지고 12달을 만들어보자 제안을 받았다. 이분이 작품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 포트폴리오가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티셔츠에 그린 것을 확대해서 다시 그림으로 표현해서 거친 맛이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것이 특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매립지 홍보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A. 솔직히 환경부, 환경공단, 환경산업기술원 등의 기관은 이름에서부터 ‘환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지만 우리는 단순히 생각하자면 ‘쓰레기장’에 불과하다. 매립지를 아는 사람은 더럽다고 욕하지 않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홍보부서에 있으면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사소한 것 하나에 신경 쓰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노력이 매립지공사의 이미지를 조금씩 바꿔나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면 더는 ‘쓰레기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Waste but Energy’라는 문장으로 수도권매립지의 이미지를 바꿔나갈 것이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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