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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경제부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의 공동주최로 지난 4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1 한국국제유통산업전’에서 유통시장의 녹색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정윤정 기자>


[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국내외 유통시장에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세 규제 및 기업 혁신이 시도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의 공동주최로 지난 4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1 한국국제유통산업전’에서 유통시장의 녹색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캐나다 농무성 리포트에 따르면 4500만 미국 성인 인구 중 20% 가량이 친환경 제품 소비자이며 북미 지역 환경 친화적 패키징 시장은 최근 5년간 20% 이상 증가세에 있다. 전시기간 중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마련한 ‘유통기업의 녹색경영’ 세미나에서 엑센츄어 송경섭 이사는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80% 이상의 소비자들이 환경 친화적 상품의 개념을 알고 있으며 이들은 향후 환경 민감성을 지니는 구매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유통시장에 환경문제를 기반으로 한 무역 장벽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엄격한 기후변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탄소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영국은 배출가스의 26~36% 감소를 목표로 수입 제품에 대한 탄소관세 부과를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조치를 하지 않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청정에너지 안보법안에 따라 국경조경세를 부과할 방침이며 중국은 유독 화학품 수출입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대형 유통 기업들도 환경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월마트는 포장비용 5% 절감을 통해 2013년까지 3400만달러를 절감한다는 계획이고 P&G는 탄소배출량을 2002년부터 2010년까지 53% 감소했으며 2009년에서 2010년까지 폐기물 재활용률 63%를 달성했다.

 

현존하는 유통기업들이 에너지 절감, 폐기물의 경감 및 재활용, 친환경 상품 공급, 고객 환경의 측면에서 시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녹색경영의 방향이 제시됐다.

 

에너지 비용 절감의 측면에 대해 송경섭 이사는 “화석 연료가 아닌 깨끗한 원료를 사용하고 용수, 전기 등 에너지 소비를 절약하며 고효율 설비 채용 등의 방법이 있다”고 말했고 물류비와 상품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으로는 “상품 폐기를 최소화하고,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매립·소각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 폐기물의 재활용과 재생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고 근본적인 물류의 경감을 위한 공급상 재고를 줄일 필요도 있다”고 했다.

 

또한 친환경 상품 공급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물류비와 상품 원가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 송 이사는 “친환경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친환경 인증과 홍보가 중요하다. 과다했던 포장재를 절감하고 환경 친화적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포장재를 개선할 수 있다”고 했고 고객 환경의 측면에서 “재활용 캠페인과 친환경 컨셉의 프로모션과 로열티를 고객 혜택과 접목해 판매비를 줄이고 고객 쇼핑 형태를 바꾸는 전략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와 같은 노력들을 이행하고 있는 녹색경영 유통기업들을 살펴보면 에너지 절감 분야에 월마트, 하이퍼마켓 테스코(TESCO), 스타벅스, 유기농 슈퍼 WHOLE FOODS 등이 있고 폐기물의 경감과 재활용 분야에는 테스코(TESCO) 하이퍼마켓, 의류회사 ZARA 등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상품 공급 기업으로는 월마트, 의류회사 팀버랜드(Timberland), 하이퍼마켓 타겟(TARGET), DIY 홈디포(THE HOME DEPOT) 등이 있으며 고객 환경 프로그램의 측면에서는 테스코 등이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국내 중소기업 친환경 상품의 유통에 정부 지원과 홍보가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서 중소기업들의 친환경 유통 상품들이 이목을 끌었는데 인체에 무해한 사탕수수와 올리브오일 추출물로 만든 친환경 주방세제와 화학 첨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천연비누, 물을 사용하지 않는 소변기 등이 이목을 끌었다.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청정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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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탕수수와 올리브오일 추출물을 합성한 슈가계면활성제로 만든 주방세제가 눈길을 끌었다.

<사진=정윤정 기자>

기존의 세제들이 석유에서 추출한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반해 사탕수수와 올리브오일 추출물을 합성한 슈가계면활성제로 만든 주방세제가 눈길을 끌었다. ㈜슈가버블은 피부에 자극이 없고 환경 호르몬이 없는 주방세제, 과일야채세제, 살균세척제, 욕실세정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이불저용세탁세제, 바디워시, 젖병세정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설거지를 할 때 세제에서 나오는 거품이 그릇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해준다. 이때 거품을 일으켜 이물질을 제거하는 성분이 계면활성제인데 슈가계면활성제는 친환경 인증제품으로 인체에 무해하고 물에서 생분해될 때 오염이 거의 없다. ㈜슈가버블 관계자에 따르면 과일·야채 세정제의 경우 소금보다 독성이 약해 직원들이 마시면서 홍보하기도 했다고 한다.

 

주된 고객들은 20~30대 초반의 젊은 주부들로서 특히 신혼부부들이 어린 자녀를 위해 무독성의 친환경 제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찾는다. 이들은 성분과 효능을 확인하고 구입할 정도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으며 일반 석유계 세제보다 대체로 비싸지만 고정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층이다.

 

상품은 코스트코, 이마트 등 할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제품이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중소기업의 특성상 대기업보다 홍보가 미비한 점이 있다.

 

“포장만 친환경, 인증제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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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시간 안에 흐르는 물에서 탄소가스와 물로 생분해가 끝나는 친환경비누가 선보였다.

<사진=정윤정 기자>

화학첨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천연비누가 선보였다. ㈜아임네츄럴은 6주의 저온숙성으로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아 피부가 민감한 유아 또는 여성들이 자극 없이 쓸 수 있는 비누를 만드는 기업이다.

저온숙성 비누가 가진 대량생산의 어려움을 극복해 저가생산력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비누의 분말화에 성공해 현재 국내 유일 천연세탁 가루비누를 생산하고 있다.

 

일반 비누에는 방부제, 계면활성제, 형광물질 등이 들어가고 거품을 많이 내기 위해 진한 계면활성제를 첨가하기도 한다. ㈜아임네츄럴의 제품은 식물성인 코코넛 오일, 포도씨 오일, 버터 등으로 만들었다.

 

또한 아기용 분말 세탁세제에는 화학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데 일본의 순비누 제품을 찾던 소비자들이 최근 방사능에 대한 우려로 국내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형광물질이 많이 들어있는 표백제를 대신해서 쓸 수 있는 무형광의 과탄산소다를 판매하고 있다. 식품첨가물인 구연산은 오래된 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고 향이 지나치게 오래가고 가루가 남는 섬유유연제 대신에 쓸 수 있어 아토피 환자들에게 좋다.

 

화학비누는 보통 20~30일에 걸쳐 생분해되는데 천연비누는 24시간 안에 흐르는 물에서 탄소가스와 물로 생분해가 끝난다. 따라서 하천 부영양화 방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고 세정력, 세척력, 생분해도, 항균력, 중금속에 대해서도 화학시험연구원, 생활용품시험연구원 등 공인연구기관에서 검사를 완료했다.

 

유통은 생협, 자연드림, 여성민우회, 풀무원 등 친환경매장에 납품하고 있으며 전국 100개 매장, 20만 회원를 보유한 생협에는 독점으로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친환경 인증제도가 부실해 친환경 원료 제조업체로써 피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 ㈜아임네츄럴 관계자는 “제품을 만들었는데 내용물은 화학제이고 밖에 박스가 종이라고 친환경인증을 해서는 안된다. 친환경마크 아래 보이지도 않는 글씨로 친환경포장재인증이라고 쓰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구분이 안된다”며 인증제의 허점을 지적했다.

 

‘물 없는 소변기’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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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밀도의 독일산 도기로 만들어져 소변이 소변기에 남지 않고 90% 이상 그대로 배출되는 ‘물 없는

소변기’에 청국장 추출물 세정제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정윤정 기자>

우리나라는 1993년부터 UN이 선포한 물부족 국가인데 소변기 한 개당 연간 20~30만원 정도의 물 값이 나간다.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소변기를 사용하면 물 절약비용으로 2년 만에 설치비를 회수할 수 있고 물을 생산해내는 에너지와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고 토지 및 수질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

 

㈜비오린은 고밀도의 독일산 도기로 만들어져 소변이 소변기에 남지 않고 90% 이상 그대로 배출되는 ‘물 없는 소변기’를 납품하고 있다. 국제 특허를 받은 국산 밸브는 심장의 판막처럼 소변 마지막 한 방울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닫혀서 정화조의 냄새를 차단한다. 자체 개발한 세정제의 경우 시중의 변기 세정제들은 인체에 해로운 화학세제인데 반해 청국장 발효 미생물을 주원료로 한 청정 제품이다.

 

2008년 7월부터 2년간 전국 홈플러스 50개 매장 화장실에 설치됐고 강남 삼성 서초 타운을 비롯한 삼성 전 사업장에 테스트가 완료돼 설치 운영 중이다. 오피스텔 빌딩이나 유통매장, 공중화장실, 관공서 등에 적합하고 관공서, 공공건물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하면 물과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비오린 관계자는 “물 안 쓰는 소변기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태동기이고 향후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으므로 국가차원에서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하면 우리가 이 분야 선두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시회 한쪽에서는 대형 백화점들과 마트에서 녹색유통과 녹색생활 실천을 위한 ‘에코백 쇼룸’을 마련해 친환경 장바구니를 전시했다. 쇼룸에 전시된 에코백은 재활용이 가능하고 쉽게 썩는 헝겊으로 된 쇼핑백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썩지 않는 비닐에 담는 대신 가급적이면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용품을 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각 백화점과 업체마다 내놓고 있다.

 

yoonjun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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