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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하 책임연구원
탄소시장은 여러 동인으로 단편화 이질화 가속화

조속한 시장참여로 경험 및 학습 해 나가야

 

2012년 이후 탄소시장에 대한 전망과 관련 많은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다. 2010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카본엑스포에서 UN 기후변화협약 전임 사무총장인 Yvo de Boer는 코펜하겐에서의 합의의 실패, 금융위기 상황,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증거의 부족 및 국제협상에 대한 관심 저하와 불확실성 증대 등을 기후변화 관련 투자 저하 및 탄소시장 위축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더디게 진전되는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상 외의 다른 동인들, 즉 에너지가격 및 안보, 소비자선호의 변화, 기업의 지속가능성 등의 여러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향후 탄소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 EU가 기후변화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 파이프라인 관련 분쟁으로, 이 사건으로 인해 EU의 에너지 안보 체제에 경종을 울리게 됐고 기후변화에 대해 전향적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보듯이, 앞으로의 탄소시장은 국제협상에 따른 탄소시장 프레임워크의 진화와 함께 여러 산업의 다각적인 탄소시장 활용에 의한 수요 확대에 의해 성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 하에서 본 연구는 2012년 이후의 탄소시장의 정성적·제도적 및 정량적 전망과 함께 각 산업별, 즉 금융 산업, 제조업 및 중소기업의 탄소시장 활용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2010년 카본엑스포에서 UN 기후변화협약의 신임 사무총장 Christiana Figueres는 참여한 탄소시장 관계자들에게 2012년 이후의 탄소시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첫째, 산업부문별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및 NAMA(Nationally Appropriate Mitigation Action) 크레디팅 등 새로운 메커니즘에 대한 개념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며 이러한 메커니즘이 현실화돼 새로운 배출권이 생산될 때까지는 5~6년 이상 걸릴 수 있으므로 기존의 CDM과 최근 개발 및 등록 중인 프로그램 CDM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비록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기후변화협약상의 각국 감축의무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향후 탄소시장과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셋째, 탄소시장의 단편화 및 이질화(fragmentation and heterogenization) 경향이 가속화 될 것이다. 즉 지금의 유럽 배출권거래제 주도의 시장에서 여러 시장이 활성화되고 연계되는 시장으로 바뀔 것이며, 탄소배출권의 가격 및 품질도 수많은 등급으로 이질화돼 탄소시장이 향후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전망 하에서, 신임 사무총장은 앞으로 물살이 점점 더 거칠어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빨리 헤엄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즉 시장참여자들이 조속히 탄소시장에 참여해 경험으로부터의 학습을 통해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불확실한 탄소시장이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복잡해질 것으로 예측해 볼 때, 우리나라의 각 부문도 국제 탄소시장에 참여해 학습 경험을 쌓고 관련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탄소시장의 정량적 전망은 국제협상의 난항과 함께 불확실성이 매우 크나, 앞으로 각국의 의무준수를 위한 탄소배출권의 수요가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보다는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또한 지금까지 주류를 이뤘던 CDM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CDM 등 거대 저탄소자본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메커니즘들이 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산업은 온실가스 저감사업과 이에 대한 금융지원의 규모 확대가 요구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공공자본과 민간자본의 혼합, 녹색채권 등의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시기는 확실치 않으나 향후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되면 현재보다 더욱 활발한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은 친환경기업 PR(Public Relations)에서 사업 전략 측면으로, 그리고 기업가치 측면으로 탄소배출권 사업과 탄소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녹색소비의 의미와 가치를 소비자에게 호소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자발적 시장이 현재보다 더 활성화되면 최종재 제조업체는 마케팅의 차원까지 탄소시장을 더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중소기업은 자본과 인력부족 등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다양성 및 기술적 전문성 등의 장점을 살려 탄소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다만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종 산업에 있어 경쟁 보다는 공생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메커니즘의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한 탄소시장 접근은 아직 중소기업에게는 불확실성 및 전문성 부족으로 시기상조일 수 있다. 먼저 친환경·녹색경영과 녹색기술개발에 주력하며 위기와 기회가 병존하는 탄소시장에서의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탄소시장은 여러 동인들로 인해 단편화 및 이질화 경향이 가속화 될 것이다. 향후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탄소시장에 시장참여자들은 조속히 참여해 경험을 거친 학습을 통해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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