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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명수정 연구원

[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의 약 20%는 가정 및 상업부문으로 생활 관련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비중이 큰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건물과 수송과 같은 생활과 관련된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이 크기 때문에 정부와 관련 기관의 노력뿐 아니라 시민들도 기후변화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일상에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실천방법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명수정박사에게 들어봤다.

 

Q. 녹색생활양식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A. 녹색생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주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은 주로 화석연료의 소비에서 발생되는데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업계의 온실가스 발생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그에 필요한 기술의 개발과 보급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줄일 수 있는 생활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가 필요해졌다.

 

Q. 일상생활 중 주로 어떤 부분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나?

 

A. 온실가스는 화석연료의 소비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다 배출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생활의 어떤 부문에서 온실가스가 얼마나 배출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주요 부문에 대해 추정을 할 뿐이다. 그 일환으로 전국에 분포하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매월 연료, 전기, 수도 사용량과 쓰레기 배출 그리고 자가용과 대중교통 이용 정도에 대해 조사해 부문별로 1인당 한 달간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을 시도했다. 그 결과 자가운전자의 경우 자가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기와 연료, 대중교통 순이었다. 수도사용과 쓰레기 배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하수처리나 음식물 쓰레기 등에 대한 부분은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해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집단별 온실가스 배출 특성을 살펴보면 연료 사용은 가구원수, 주거형태, 주거면적에 따라 차이가 났고 수돗물 사용은 가구원수에 대해 전기사용은 지역규모, 소득, 가구원수, 주거면적에 따라, 자가용 운행은 성별과 직업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은 성별, 가구원수, 연령과 직업에 따라 배출량에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1인 가구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고 전기의 경우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구원수와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Q. 녹색생활 세부 실천 항목들을 소개해 달라.

 

A. 주요 생활양식 부문별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의생활의 경우 여름철 직장 등 실내에서 복장을 간편하게 함으로써 냉방온도를 조금 더 높일 수 있는 쿨맵시와 겨울철에 내복 등을 착용하여 난방온도를 좀 더 낮출 수 있는 온맵시 실천을 들 수 있다. 식생활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잔반을 남기지 않는 것, 에너지 사용 부문은 온수 사용을 줄이거나 멀티 탭 사용,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끄기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간과할 수 있는 평범한 항목들이 있다. 또한 소비습관 중 리필제품을 사거나 개인 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교통에 대해서는 가능한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만약 운전을 해야 한다면 할 때 급출발과 급제동을 하지 않고 가능한 주행거리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녹색생활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Q. 녹색생활이 잘 지켜지지 않는 생활양식은 어떤 것인가?

 

A. 위에서 언급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교통부문에서는 ‘카풀하기’와 ‘승용차 요일제 준수’의 실천도가 가장 낮았다. 식생활에서는 ‘부족한 듯한 양만큼 조리하기’와 ‘육류보다는 채식섭취’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구매생활에서는 ‘친환경 상품 구매하기’, 에너지 사용 분야에서는 ‘전기밥솥 보다는 압력밥솥 사용하기’와 ‘샤워시간 줄이기’와 ‘TV 시청시간 줄이기’, ‘4층 이하는 계단 이용하기’, ‘조리시간 줄이기’와 같은 양식이 상대적으로 잘 지키지 않는 항목들이었다.

 

Q. 녹색생활 실천의 장애요인에는 어떤 것이 있나?

 

A.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다 보니 온실가스를 감축의 필요성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민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이러한 생활양식을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에 대해 ‘실천 방법을 잘 몰라서’라고 답변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귀찮고 불편해서’가 그 다음이며 ‘실천하더라도 돌아오는 직접적인 이익이 없어서’, ‘나 혼자 실천하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녹색생활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가 비슷한 수준으로 응답됐고 ‘녹색생활의 중요성이나 의미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있었다.

 

Q. 확산 전략을 제안한다면?

 

A. 녹색생활양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 홍보를 통해 녹색생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야 하며 또 녹색생활을 어떻게 실천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또한 녹색생활 실천이 좀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면 관련 정보 시스템을 만들고 도시계획 시 이동 동선을 줄이도록 설계하며 친환경건축물의 확산처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일정 용적률의 에너지 소비가 일정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며 건축물 매매 시 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친환경 상품구매를 인센티브 제도와 연계해 녹색소비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한 전략이 될 것이다. 이외에 1인 가구처럼 온실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가구가 늘지 않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yoonjun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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