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사업자 대부분 기술적·경제적 어려움 겪어

민·관 공동 기술개발 기반조성체계 구축 나서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기후변화는 국가를 비롯한 국민, 사회,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기후·기상정보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기상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한 ‘기상산업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상산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지는 선진국 수준의 기상산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기상청 기상산업정보화국의 박정규 국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기상청 박정규 국장3.
▲기상청 기상산업정보화국 박정규 국장
Q 기상산업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기상예보에 대한 부분은 정착돼 있지만 기상산업 분야는 아직 황무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상사업자 등록은 1997년부터 진행됐지만 실제 기상산업이 강조된 것은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기상산업이 매우 발달해 일본 정부와 기상사업자들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발전은 매우 저조한 상태로 이제부터라도 기상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Q 기상산업진흥 차원에서의 기상정보의 가치는.

 

기상청에서 국민에게 제공하는 기상정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기본권을 위해 제공된다. 이런 정보를 ‘1’이라고 봤을 때 기상정보를 산업에 활용하는 그 가치는 그 20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도 기상산업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기상정보를 공공재라는 차원에서만 볼 것이 아닌 더욱 산업계에서 활용해야 그 가치를 얻을 수 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기상산업진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컨설팅’이다. 기상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 기업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것으로, 이는 아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실례로 편의점의 경우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은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의 판매량은 급감하기 마련인데, 기상예보에 맞춰 매장 보급량을 조절해 폐기·반품량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의류판매장에서도 비가 올 때와 화창할 때 등 날씨에 따라 진열에 차별을 둬 소비자의 소비패턴에 맞춘 결과 매출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레저나 스포츠 분야에서는 기상정보는 더욱 절실하다. 이처럼 기상컨설팅은 떠오르는 새로운 블루오션임에도 아직까지 이 분야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기업은 어떤 기상정보가 있는지, 기상전문가는 기업이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Q 최근 기상정보 유료화로 논란이 됐었는데.

 

기상청에서 진행하는 기상정보는 국민들의 재해나 생명을 위협하는 기본권에 대한 것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민간에 이양하는 데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그것은 당연히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기상컨설팅 부분이나 산업적 컨설팅으로 인한 부분은 기업의 이익과 연결되는 부분인 만큼 유료화가 고려돼야 하지 않느냐는 것인데 이것을 흑백논리가 아닌 효율적인 시각에서 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국민들의 기본권에 관련된 모든 부분은 국민이 우선돼야 하는 만큼 기상정보도, 그리고 앱서비스도 모든 것은 국민들의 편익을 우선해서 진행될 것이다.

 

Q 기상산업 정보화에 대한 핵심적 정책은.

 

우선 기상산업 시장의 경우 기업들이 기술적,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있는 영세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기상사업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개발 기반 조성 체계 구축을 통한 R&D 추진역량을 민․관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는 R&D 지원에 대한 예산이 20억원 정도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향후 100억 수준 이상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기상산업 기술개발의 확산을 위해 기상산업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지원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화를 통해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기상장비를 국산화해 기상사업의 매출을 증진하고 나아가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Q 정책 추진 시 어려운 점은 없나.

 

현재 기상청의 예산 자체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 어떤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예산부족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다면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지 않은가. 기상청이 기상산업진흥을 비롯한 다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상청이 먼저 커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Q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할 것 같은데.

 

물론이다. 기상산업 진흥은 수직적인 네트워크가 아닌 상호간의 교류를 통해 진행돼야 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전문영역이기 때문에 기업이 사용하는 용어와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용어가 다른 것들이 존재해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예전에는 한우물을 파야 성공하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멀티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만큼 기상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각 분야, 각 영역과의 소통을 위한 표준화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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