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젤펠트 거리2.
▲리젤펠트 지구는 생태블록으로 탄소배출과 장애물이 없는 도로로 인정받고 있다.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세계는 20세기 산업 혁명을 통한 '탄소 경제(Carbon Economy) 시대'를 거쳐 21세기는 '탄소 제로 경제(Carbon Zero Economy) 시대'이다. 탄소 배출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제 어느 나라던 간에 탄소 배출의 축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이에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공주대산학협력단의 지원으로 독일 프라이부르크 도시의 녹색성장을 탐방한 ‘Green Planter’(정영찬 교사(인천 안산초)외 3명)의 탐방기를 연재한다.<편집자주>

 

프라이부르크는 녹색정책과 제도는 환경을 고려하며 경제적이며, 사회적으로 지속가능성이 뛰어난 정책이다. 프라이부르크시가 녹색성장 도시로 본받을 만하다. 프라이부르크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태양에너지활용을 위한 기술과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으며 지역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보봉마을과 슐리어메르크는 녹색마을로 주목을 끈다.

 

지속가능 도시계획의 대표지역, 보봉

 

보봉지역은 프라이부르크의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실현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보봉은 2차 세계대전 후 주둔하던 프랑스 군이 1992년 철수하면서 생긴 부지로 탄소 에너지로부터 자유로운 생태주거단지로 변모했다. 이 주거 지역은 1995년부터 3차에 걸쳐서 1100여 가구가 입주했고, 계획 단계에서부터 건축 과정까지 연방정부와 시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시민 참여가 독려돼 자동차가 필요 없는 도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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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봉마을 우수로
이 곳의 주택들의 특징은 주택과 주택 사이에 넓은 녹지 공간과 생태 놀이터, 풀길 철로 조성, 에너지 수급을 별도로 하지 않는 ‘제로 에너지 주택’ 추구(태양전지 패널 부착, 남향의 유리너비 최대, 외부와 통하는 창문 최소화, 나무로 외벽 처리), 단지의 바람길과 우수로, 마을 내부에 자동차 진입 방지, 재활용을 통한 자원 리사이클링 등을 들 수 있다.

 

건물마다 넓은 태양광 패널을 달아 에너지 자급을 넘어 판매도 가능한 플러스 에너지 시스템을 갖췄고, 3중 유리와 30cm 이상의 벽체 단열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지만 넓은 창을 내 채광을 많이 받도록 했다. 또한 단지 내에 자동차가 다닐 수 없게 하고 주택 단지 내 녹지 공간을 최대화하고 생태 놀이터가 발달해 있다. 이렇게 녹지를 최대화함으로써 열섬 효과를 최소화하고 있다.

 

보봉 단지의 또 다른 특징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재활용을 통한 자원의 재활용이 매우 잘 됐다는 점이다. 재활용과 재사용을 위한 철저한 분리수거함이 단지마다 비치돼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하기 위한 퇴비 수거함도 있었다. 프라이부르크시에서는 아이들의 놀이터도 재활용된 물품으로 안전하게 만들어져 있고 재활용 물품 가게에는 사람이 항상 많다고 한다.

 

프라이부르크시 보봉지구 내 생태 놀이터는 기존의 놀이기구 외에도 자연에서 얻어진 그대로의 놀이기구가 많이 보인다. 또한 어딜 가나 이러한 소규모 놀이터가 단지와 단지 사이에 있어 놀 공간이 충분하고 자연과 접할 기회가 많아 아이들이 여유가 있는 것 같았다. 생태 놀이터는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됐으며, 독일어로 ‘스테른 발트(별의 숲)'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생태계 보호와 삶의 질 확보한 리젤펠트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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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는 날 잔디를 통해 흡수된 물을 모두 탱크에 저장하여 학교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서쪽에 위치한 리젤펠트 지구는 보봉지구 건설 이후 프라이부르크 주택 수요의 증가 때문에 1996년부터 프라이부르크 시정부와 KIOSK, 전문가 프로젝트 그룹 에서 계획돼 조성됐다. 인구는 1만~1만2000명이고,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시 개발과 높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습지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높은 삶의 질을 확보한 것이 주 목적이다.

 

리젤펠트 지구는 프라이부르크 시정부가 소유한 습지형태의 미개발지였으나, 시정부와 민간 업체간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해 사업을 진행했다. 보봉과 같은 생태주거단지 개념을 도입해 고효율 단열주택, 저에너지 빌딩, 태양에너지 활용기술 등 친환경 건축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대중교통의 이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트램과 버스노선을 계획했다.

 

지구 중앙으로 트램 노선이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하며, 각각의 트램 정거장 400m이내에 주거단지가 구성돼 있어 자동차 통행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는 모든 지역에 제한속도 30km/h를 적용하는 강제적인 교통정온화 기법을 사용하며, 단지 내로 자동차의 주차를 최대한 억제해 소음 및 차량 매연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 주거지역이나 학교에 내리는 빗물을 별도의 시스템을 이용해 공원의 호수로 만들어 생태와 여가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도로포장을 최소화 물의 자연적 순환을 최대한 유지하며 지구의 서쪽지역은 모든 지표수가 생물학적 정화과정을 거쳐 재활용되고 있고, 재활용된 용수를 리젤펠트 서쪽지역

250ha에 공급해 습지를 보전하고 생태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리젤펠트 지구에는 대부분의 차량들이 노변에 생태블록으로 조성된 별도의 공간에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참여를 통해 지구 전체 도시공간은 장애물이 없게 설계돼 자전거․유모차․휠체어의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설계돼 있다. 주택단지에 차량을 억제하고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다.

 

<원고·사진 : 인천 안산초등학교 정영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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