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산업 일부로 취급, 국내 시장은 전무해

시장 활성화 통해 자원부족 문제해결에 기여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자원절감 차원에서 재제조(Remanufacturing) 산업에 관심을 갖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재제조산업과 관련해 영국 CRR(재제조·재활용 센터)의 데이비드 파커는 재생타이어를 사용해 재제조를 한다면 연간 1만2000톤에 달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본지는 사무기기 재제조 전문기업인 파워탑의 심옥진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심옥진 대표--.
▲ 파워탑 심옥진 대표
Q 재제조(Remanufacturing) 산업은 무엇인가.

 

재제조란 제품의 수명이 다해 폐기단계에 있는 사용 후 제품이나 부품을 회수해 완전분해한 후 수선(세척), 검사, 조립, 조정의 과정 등 재조립 과정을 거쳐 본디 가지고 있던 제품의 기능 및 성능을 회복하도록 하는 제조방법의 하나이다. 재제조산업은 주로 자동차부품, 특수산업기계 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우리 파워탑은 중국과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복사기를 전문적으로 재제조해 미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국가에 제공하고 있다.

 

Q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재활용과는 다시 사용한다는 차원에서 의미는 같지만 프로세스 과정은 다르다. 또한 새로운 원료나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 후 제품이나 부품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제조와 구별된다. 산업적으로 볼 때 재제조와 비슷한 개념으로서 수선이나 개조 등이 있으나 기술의 완성도 측면에서 재제조가 가장 상위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알루미늄 캔을 예로 든다면 이것을 폐기해 알루미늄의 원료를 활용해 다른 제품을 만드는 것이 재활용이라면, 재제조는 캔을 씻고 수선해 다시 원래의 용도인 캔으로 만드는 것이 재제조라고 이해하면 쉽다.

 

Q 복사기 재제조 산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복사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수명이 다하게 되면 대부분이 폐기처분되곤 한다. 이것이 얼마나 자원적으로도 낭비인가. 우즈베키스탄은 새로운 복사기를 한 대 구입하려면 비싼 제품비용과 함께 만만치 않은 물류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국가가 나서 재제조 제품 사용을 활성화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원재료(core)를 활용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20~30%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또한 복사기 및 토너나 카트리지와 관련해 폐기처분 과정에서도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복사기 재제조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Q 아직까지 국내에서 재제조 산업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재제조 산업은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원·개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재제조 산업을 재활용산업의 일부로 취급할 것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중고제품을 다시 복원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제품의 경우 안전과 직결된다. 이런 이유에서도 법적 규격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차원에서도 기술표준, 품질인증기준 등이 마련돼야 하나의 산업으로서 기준에 맞는 재제조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img_5402.

▲ 복사기 재제조 전문기업인 파워탑은 중국과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복사기를 전문적으로

재제조해 미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국가에 제공하고 있다.


Q 재제조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물론 제품의 질이다. 중고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소비자의 인식이 불량품이 많을 것이다, 혹은 비정상적인 제품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가 담당하는 복사기 재제조를 예를 든다면 단순한 제품교환이 아닌 복사기의 겉 프레임을 빼고는 나머지 부품은 모두 재분해해서 부품교환 및 규정된 기준을 통과해야 만이 완성된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아울러 가격과 서비스 등 이렇게 세 가지가 완벽하게 구축이 돼야 제대로 된 재제조 제품인 것이다. 재제조 산업은 향후 에너지·자원부족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산업분야로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시민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복사기분야 뿐만이 아닌 전자·기계 제조산업 등의 분야를 봤을 때 재제조 산업은 국가에 이바지되는 사업이다. 정부의 정책과 함께 시민들의 인식전환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와 같은 재제조 업체들의 인식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법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분야이지만 재제조를 담당하는 기업들이 제대로 된 제품, 가격적·환경적으로 인정된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면 소비자의 인식은 자연스레 제고될 것으로 생각된다.

 

lisia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