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_0017.
▲ DMZ생태띠잇기 배병호 사무총장

구제역으로 인한 가축 대량 살처분 등 생태파괴와 인간으로 인한 지구상의 생물 멸종을 반성하고 생물다양성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다음달 DMZ에서 인간띠잇기 행사가 열린다. 인간이 자연을 소유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DMZ 생태띠잇기’의 배병호 사무총장을 만났다.

 

Q. DMZ 생태띠잇기의 취지는 무엇인가?

 

A. 지금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과 탄소배출 증가율은 세계 1위에 가깝고 산업혁명이후 지구 온도가 0.74도 오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3~40년 만에 1.5도 상승했다. 이 좁은 나라에서 석유수입 6위, 석유사용량 9위, 에너지 사용 9위를 기록하면서 한 여름에는 에어컨, 한 겨울에 히터 켜는 습관이 안타깝다. 우리가 의식주에서 과도하게 낭비하기 때문에 말 못하는 자연이 고통 받는다. 90년대 중반부터 통일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철조망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간끼리 벌이는 이데올로기 싸움 때문에 생태계까지 단절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 인간이 멸종시킨 동물이 얼마나 많은지 돌아보게 됐다. 재미로 야생동물 죽이는 사냥이나 모피코트 등으로 말이다. 자연을 파괴한 것에 대한 반성과 생태계 보전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인간띠잇기’를 기획하게 됐다.

 

Q. 올해 ‘생태띠잇기’의 진행상황은?

 

A. 지난해에는 10월23일 12시에 DMZ 접경지역인 파주 임진각의 평화누리공원에서 2㎞에 걸쳐 약 7천명이 손을 잡고 서서 한 사람이 멸종된 생물을 한 종씩 마음에 품고 ‘인간띠’를 이었다. 월드컵에서 축구 16강에 올랐을 때 열광적으로 좋아했던 것과 촛불시위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 국민들은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면 폭발적인 힘이 나온다. ‘생태띠잇기’는 그러한 장이 될 것이고 그 이후에 관심을 이어갈 수 있는 실질적인 후원 프로그램까지 만들 계획이다. 5개 정부부처와 ‘생태띠잇기’에 참여하는 4개 시·군 협의회와 함께 오프라인을 통한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남북을 가르는 생태띠잇기에 국내외 언론들이 많은 관심 가져 이슈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에는 고양시에서 개성까지 잇는 것으로 계획 중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해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선언을 검토하고 있고 유럽 3개국 순방하면서 남북 관계의 전향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정부의 녹색성장과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기대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생태환경을 통해 여야, 진보와 보수가 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고 올해의 가장 큰 이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북한도 행사에 참여하나?

 

A. 북한 주민참여도 기대는 하지만 그보다도 북한에 있는 외국관광객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에는 아리랑 축전이 열리는데 그 곳에 외국인관광객들이 참관한다. 생태띠잇기를 한다면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해 평양과 개성 관광을 하고 판문점까지 띠를 잇는데 평양으로 들어가서 걸어서 남한으로 온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다. 한국관광공사 2010~2012 한국 방문의 해인데 북한에 이 제안을 보내도록 할 것이다. 북한에서는 지난해부터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북한에서는 생물다양성이 우리보다 월등히 엄격한데 워낙 에너지가 없어 사람들이 사는 주변 야산은 나무를 벨 수 있다. 그린벨트는 우리보다 많다. 고양에서 개성까지를 계획하고 있지만 안 된다면 북방한계선부터 고양시까지, DMZ가 너무 민감하면 DMZ만 빼고 남북한을 이어서 가능하다면 군사분계선에서 북한 어린이, 남쪽 어린이가 손을 잡고 띠를 잇는다는 것을 상상하고 있다.

 

Q. 앞으로 DMZ 보전 방향은?

 

A. 개발도 하지 말고 지뢰 제거도 해서는 안 된다. DMZ는 인간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자연이 살아나게 된 것이므로 통일 이후에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동물들은 지뢰 냄새를 잘 맡기 때문에 지뢰 밟아서 죽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지뢰를 제거하려면 인간이 들어가 야생동물이 불안해지고 폭파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결국 생태계를 파괴하게 된다. DMZ생태 관광이라는 것도 먼 곳에서 전망대 형식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럴 경우 엄청난 관광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이다. DMZ의 2억7000만평에 생태적 가치만 해도 140조 이상이다. DMZ에 있는 식물에서 신약이 개발될 경우를 계산한다면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DMZ는 개발을 하지 않아야 관광객들이 더 올 것이다. 아마존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지만 DMZ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으며 역사적으로 전쟁이 있었던 자리에 평화가 보전되고 있다는 의미가 있는 곳이다. 최근 둘레길, 생태길처럼 DMZ에 굳이 길을 만든다면 DMZ는 군사분계선에서 남북 2㎞이고 2억7000만평이고 접경지역은 20㎞정도까지인데 접경지역에 길을 만드는 것은 무리가 없다. 하지만 DMZ 내부에 길을 만들거나 개발할 필요는 없다.

 

Q. 시민 참여와 인식 변화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

 

A. 무엇보다 온라인 세대들이 이슈화시켜서 함께 참여해주기를 바란다. 올해의 여름 바캉스는 해변과 산을 쓰레기로 몸살 앓게 하지 말고 DMZ 생태띠잇기라는 ‘에코 바캉스’를 가는 것이다. 평생을 우리의 먹거리로 살다가 처절하게 죽어간 가축들과 인간에 의해 멸종돼 간 말 못하는 생물종이 주거권과 이동권, 생존권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DMZ의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참여하는 한 사람이 지인 두 사람에게 행사를 알리고 후원을 요청하는 것과 젊은 세대들이 SNS를 통해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yoonjung@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