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폐기물 재활용 현장 반영 안돼

혼합폐기물 분리선별제도 도입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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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폐기물수집운반협회 변상남 회장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녹색성장에 있어 녹색기술과 녹색정책도 중요하지만, 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유용하게 재사용·재활용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재활용 및 재사용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미미하다. 이에 한국건설폐기물수집운반협회 변상남 회장과 이야기 나눴다. <편집자주>

 

Q. 국내 건설폐기물 재활용은 잘 이뤄지고 있는지.

 

A. 건설폐기물은 파쇄·절단 등 중간처리과정을 거쳐 순환골재나 재생연료로 재활용되고 있으나, 아직도 제도 미비로 말미암아 많은 건설폐기물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되거나 소각돼 연기로 사라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의 경우만 보더라도 연간 150만톤 이상의 건설페기물이 매립되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건설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제도 개선 및 연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통해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고자 우리 협회가 창립했다. 1993년 한국건축폐기물협회로 창립해 전국 최초로 서울시가 건설폐기물처리업의 허가제 시행하도록 했고, 2005년 ‘한국건설폐기물 협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Q.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A. 현재 우리나라 건설폐기물 처리제도는 ‘배출자의 의무이행’을 기초로 모든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건설폐기물을 배출하는 사람은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폐기물의 종류별·처리방법별로 분리해 배출을 의무화하고 있어 배출 이후에 이뤄지는 모든 건설페기물을 수집·운반, 보관, 처리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 등 처리 시스템이 배출자가 100% 분리배출할 것을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현장에서 분리배출이 100% 이뤄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분리배출을 위해서는 분리작업이나 분리한 폐기물을 쌓아 놓을 공간이 필요한데, 이러한 공간을 대규모 아파트단지 공사를 제외하고 확보가 불가능하다.

 

Q. 정부의 지도감독이 강화되면 분리배출이 이행될 수도 있을텐데.

 

A. 공사 현장이 너무 협소하고 분리배출 자체가 불가능 한 경우가 많다. 또한 분리배출을 한다고 해도 처리방법별 발생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운반비로 인해 이윤이 남지 않으므로 폐기물 수주하는 처리업자가 없는 게 사실이다.

 

환경부의 지도감독을 통해서 분리배출 의무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기초자치 단체 주무직원 1명이 분리배출의무이행 여부를 관리감독하기도 불가능한 일이며 소규모 공사의 경우 관리감독이나 처벌과 관계없이 장소가 협소해 분리배출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감독과 처벌은 사업자들은 오히려 법을 어기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Q. 그렇다면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한데.

 

A. 그렇다. 처리과정을 보다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행 시스템은 배출자 의무이행제도로 처리업자가 범법업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건설폐기물의 경우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분리배출이 우선돼야 하는데 현행법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분리배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경우에는 일정기준에 맞는 분리·선별 시설을 갖춘 자에게 위탁처리를 할 수 있도록 분리·선별업종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분리하지 못하고 배출한 혼합폐기물은 적법한 유통경로를 통해 건설폐기물을 전문적으로 분리·선별해 건설폐재류를 순환골재로, 가연성폐기물을 에너지화를 통해 폐기물을 자원화 및 재활용을 활성화해야 한다.

 

Q. 재활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아쉬운데.

 

A. 우리나라에서 재활용 및 재사용이라 하면 넝마를 수집하거나 재활용센터나 고물상의 지저분한 환경을 생각한다. 또한 재사용에 대해서도 ‘남이 쓰던 물건을 쓴다’거나 ‘낡은 제품을 쓴다’는 식의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재활용 및 재사용은 녹색성장에 있어 가장 기본이다. 하지만 정부나 국민들은 여전히 등한시하고 있다. 녹색성장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녹색사업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용한 자원을 다시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이야 말로 녹색성장의 기본인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최근들어 IT, BT 등 다양한 산업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환경산업도 그에 못지않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에 대한 인식도 낮고 관련 연구도 적어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활용산업을 육성하고, 대학 등 교육기관을 통해 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freesm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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