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감귤·한라봉 등 농작물 재배지 변화 초래

산업별 맞춤서비스 지원 및 적응정책 방향 제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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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방기상청 김진국 청장
지난 겨울 한반도에 찾아온 한파는 100년만의 강원도 폭설로 이어졌으며, 제주도는 지난해 12월31일 관측 이래 서귀포, 성산, 고산 지역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1월16일에는 제주도 전역을 영하권으로 꽁꽁 얼어붙게 하면서 따뜻한 남쪽나라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로 가장 더운 한 해였다.

 

폭염과 한파 그리고 대설 등 잦은 이상기상은 제주도의 중추산업인 관광과 농·수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 제주지역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듯 기상·기후의 변화는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히 연관돼 있으며, 국가 또는 지역경제와도 직결돼 있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은 지리적·사회적 여건과 지역특성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에 의하면 21세기 말 한반도 기온이 4℃ 상승할 경우 산간지역을 제외한 남한지역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구로 바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지역의 기온상승 경향은 다른 지역보다 가장 빠를 것이라고 한다.

 

제주지방의 기후변화를 감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주도 주변 해양환경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서귀포시 용머리 해안지역의 해수면이 지난 40년간 20㎝ 상승해 만조 시에 바닷물에 잠기는 일수가 해마다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지난 50년 사이 제주부근 바다 수온이 1℃ 내외로 상승하면서 연안바다에 갯녹음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어패류 생산량 감소와 한류성 어종보다 난류성 어종이 많아지는 경향으로 제주수산업의 구조가 변화고 있다.

 

기후변화는 제주도 자연자원을 변화시켜 농작물 재배지의 변화를 가져왔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보고서에 의하면 한라산의 구상나무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제주의 대표적 특산품이라 여겨지는 감귤과 한라봉이 전남과 경남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각 분야에서 기후변화 적응과 대응방법을 모색한다면 기후변화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역주민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여 지역차원의 기후변화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상청은 지역적응산업을 지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별 맞춤형 기후정보서비스 방안을 마련해 왔다. 2011년 제주지방기상청에서 처음 시작한 ‘지역기후서비스 사업’은 지역산업과 기후정보를 접목함으로써 제주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첫 단추를 잘 맞춰 끼웠다.

 

제주지역기후서비스 사업 중 ‘감귤산업지원을 위한 생물기후정보 개발’과 ‘수산업지원을 위한 해양기후정보 제공’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감귤수출 1조원 목표달성과 해양수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올해 12월에 발간되는 ‘제주도 기후변화 보고서’는 제주지역의 과거·미래 극한기후와 이상기후현상에 대한 미래 취약성 분석을 통해 그 영향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세 기후정보 생산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또한 관광·수자원·농업·수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특성화된 기후변화 적응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기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지자체, 학계, 정부, 민간 등이 협력해 공동으로 대응한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상청은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계층과 대상자별로 지속적인 기후변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산업 전문가 그룹별 기후변화 포럼·워크숍·간담회 등 적극적인 소통과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기상청의 특화된 지역기후서비스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제시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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