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교수2
물 정보 부재가 효율성 제고의 최대 걸림돌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시스템 구축 필요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1900년 이후 물 사용량은 6배가 증가했으며 지금 현재 11억명의 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지 2가 물 부족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파워 그리드가 IT와 전력의 결합이라면 스마트 워터 그리드(Smart Water Grid)는 물 부족을 해결하고자 IT와 수자원 관리 시스템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 주>

 

Q. ‘스마트 워터 그리드’란 무엇인가?

 

A. 쉽게 말해 물 관련 정보를 이용해서 기존의 수자원 생산 및 분배시설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정보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IT 기술이 필수적이다. 기본적인 출발점은 스마트 전력 그리드에서 나온 개념에서 나왔는데 에너지와 물은 어느 정도 유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용하다 보니 물과 에너지의 차이점도 있기 때문에 전력 그리드에서 적용했던 것들을 그대로 쓸 수는 없고 어느 정도 변형된 형태로 적용해야 한다. 스마트 워터 그리드는 수자원 및 상하수도 관리의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하는 차세대 물관리 시스템이다.

 

Q. 일반적으로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A. 워낙 최근에 나온 개념이라서 대중적으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물의 효율적인 분배가 수자원 확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패러다임의 변화 덕분에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스마트 워터 그리드다. 현재까지의 물관리 방식으로는 지역 내 물 관련 정보의 공유체계 부족으로 하류에서의 물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물의 확보량과 수질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확보하는 데 제약이 있다. 물 관련 정보의 부재가 물관리 효율성 제고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Q. 스마트 그리드 도입으로 인한 장점은?

 

A. 기존의 물관리 시설이 가지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기존 시설들이 물 부족이라든지 하는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를 효율화 해서 에너지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호주의 예를 들자면 호주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터 그리드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는데, 이는 물이 남는 지역과 물이 부족한 지역을 연결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수자원을 다수의 시설로부터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일부에서는 해수담수화와 풍력발전을 연결해 운영하기도 한다.

 

Q. 그 외 해외 동향은 어떠한가?

 

A. 미국이 현재 산업체를 중심으로 스마트 워터 그리드를 선도하는 국가다. 미국은 2009년 Innovations Alliance에서 ‘Smart Water Grid Initiative’를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 워터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 지능형 검침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상수도 관리 시스템 ▷ 스마트 전력 그리드를 이용한 물 관리시설의 에너지 사용 최적화 ▷ 수자원 및 수질관리를 위한 센서 네트워크 구축 ▷ 국가 단위의 효율적 수자원 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EU 역시 미국보다는 도입이 다소 늦었지만 최근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영국은 2020년까지 각 가정에 스마트 미터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 총 1100만개의 스마트 미터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베올리아, 수에즈, 지멘스 등 대규모 물 기업에서도 최근 들어 스마트 워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Q. 우리나라가 뒤처져 있는 것 같은데?

 

A. 미국이 앞서 나간다고 하지만 미국에서 생각하고 있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는 ‘지능형 검침 인프라’라는 한쪽에 치우쳤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스마트 워터 그리드의 플랫폼을 마련해서 누가 주도권을 갖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다른 나라의 예를 들자면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로 물 산업 육성을 성공적으로 견인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 워터 관련 3단계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과 IT 기반기술 개발을 같이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학계와 연구소를 중심으로 스마트 워터 개념이 소개되고 있으며 공공분야 중심의 사업기획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의 대형연구과제 기획이 진행되고 있으며 삼성, LG 등의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스마트 워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A. 결국 시스템 표준화와 같은 부분과 연관이 깊어서 현 단계에서 이에 대해 연구를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운전자 오류나 자연재해, 인위적 공격 등에 대해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저비용 고품질의 상하수도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환경과 사회에 대한 영향 최소화로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플랫폼을 먼저 만든다면 생산성 향상과 물 산업분야의 발전은 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본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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