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처리 전 분야의 정보화, 지능화 구현

기후변화로 인한 수자원의 변화와 인구증가 및 도시화로 인한 물 부족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현재의 물관리 시스템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수자원의 양적인 부족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물관리 시설의 비효율성에도 상당한 원인이 있다. 최근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물관리 시설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서 미국, 호주,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 스마트 워터그리드(Smart Water Grid)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 워터그리드는 수자원 및 상하수도 관리의 효율 향상을 위해 첨단 정보통신 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을 융합하는 차세대 물관리 시스템으로 수자원의 관리, 물의 생산과 수송, 사용한 물의 처리 및 재이용 등 전 분야에서 정보화와 지능화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이다. 또한 스마트 워터그리드는 다양한 종류의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물을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한 물관리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계속 검토되고 있었으나 스마트 워터그리드의 개념이 제안되고 본격적으로 현장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이다. 호주는 극심한 물 부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다양한 종류의 수자원을 확보해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시설인 SEQ Water Grid를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호주의 SEQ Water Grid는 물이 남는 지역과 부족한 지역을 연결하는 535km의 상수관망을 기본 구성요소로 해 댐 12개, 정수장 10개, 재이용수 고도처리시설 3개, 해수담수화 시설 1개, 저수지 28개, 펌프장 22개 등 광역 수자원의 지능적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9년 5월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단체인 Water Innovations Alliance에서 ‘Smart Water Grid Initiative’를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 워터그리드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스마트 워터그리드는 현재 IBM에 주도하고 있으나 Siemens나 Suez 등 기존 물 관련 기업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의 스마트 워터그리드는 지능형 검침인프라 (AMI: 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를 중심으로 한 상수도 관리 시스템 구축, 스마트 전력그리드를 이용한 물 관리시설의 에너지 사용 최적화, 수자원 및 수질관리를 위한 센서 네트워크 구축, 국가 단위의 효율적 수자원 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등의 국가를 중심으로 스마트 그리드와 스마트 워터그리드를 같이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자국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스마트 워터그리드를 도입하기 위한 3단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스마트 워터그리드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학계와 연구계를 중심으로 스마트 워터그리드 기술의 구체적인 적용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에서는 ‘워터그리드 지능화 연구’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광주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산‧학‧연의 전문가들이 사업 추진을 위한 세부계획을 기획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워터그리드 지능화 연구는 수자원 확보와 수자원 격차 해소, 수질과 물 공급의 안정성 확보, 저에너지 고효율의 지능형 유지관리 기술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의 개발과 현장적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실증화 사업은 스마트 워터그리드의 기술개발을 활성화하고 국내 도입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워터그리드의 적용은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외국의 전문기관인 Lux Research의 분석에 의하면 스마트 워터그리드에 의해 발생하는 신규시장의 규모는 2015년에는 163억불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 워터그리드와 관련된 전체 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00억불 이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 워터그리드는 물 부족 문제의 해결에 의한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 신사업 발굴과 고용창출, 그리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바로 지금이 물관리 분야의 글로벌 메가트렌드가 될 스마트 워터그리드에 대한 정부, 지자체, 산‧학‧연의 준비와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