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앞단체사진.

▲ ‘제3차 보호지역 아카데미’에 참가한 대학(원)생들과 교수들이 경주국립공원의 대표적 지정문화재인

불국사 앞에 모였다. <사진=정윤정 기자>


[경주=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과 한국보호지역포럼(위원장: 조도순)은 보호지역 관리 전문가 양성과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성공개최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성을 위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경주국립공원 일원에서 ‘제3차 보호지역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고려대, 동국대, 대구대, 상지대, 부산대, 경북과기대, 부산대 등 전국 7개 대학교 26명의 대학(원)생들이 참가한 ‘보호지역 아카데미’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으며, 이번에는 역사 문화자원 보호지역 관리방안, 경관보전 관리 등 전문가 강의와 경주 국립공원 생태계조사를 주요 내용으로 했다.

 

관리 방안 위한 연구에 학생들 참여

 

한국보호지역포럼의 조도순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생물다양성은 인간과 생태계에게 매우 중요한데 이것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보호지역을 많이 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경주 국립공원은 생태계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곳곳에 선조들의 문화유산이 숨어있다. 아카데미를 통해 학생들이 보호지역 문화유산 및 생물다양성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기 바란다”며 보호지역의 중요성을 전했다.

 

권태호.

▲ 한국환경생태학회의 권태호 회장

<사진=정윤정 기자>

또한 한국환경생태학회의 권태호 회장은 “2007년 7월 생태학교가 처음 열린 후 해마다 주제를 바꿔가며 학생들과 함께 진행해왔다. 이번 제3회 아카데미에서 수행하는 현장 조사 프로젝트는 한국환경생태학회가 진행하는 학술 연구와도 연계돼 있다”며 참가한 학생들을 환영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경주국립공원의 보호지역에 있는 야생조류 탐조 및 한국환경생태학회가 진행하는 경주국립공원 생태계 연구에 학생들을 초대해 경관 및 비오톱(도심에 존재하는 인공적 생물 서식 공간) 유형, 이용현황 등을 공동으로 조사했다.

 

조류탐사.

▲ 에코플랜연구센터의 김지석 박사와 학생들은

경주국립공원 토함산 지구에서 야생조류를 직접

관찰하고 새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왼쪽

첫 번째 김지석 박사) <사진=정윤정 기자>

아카데미 둘째 날에는 본격적인 생태계 탐사가 진행됐다. 에코플랜연구센터의 김지석 박사와 학생들은 경주국립공원 내에 있는 방울새, 뻐꾸기, 오목눈이, 까치 등 야생조류를 직접 관찰하고 새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지석 박사는 학생들에게 “국내 식물종은 약 7000여종이 서식하지만 조류는 500여종 정도로 비교적 적은 편이며, 산의 높이에 따라 서식하는 새의 종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산림자원학과, 조경학과, 환경생태공학과를 비롯한 관련 학과 대학(원)생들은 경주국립공원을 7개조로 나눠 주제별로 탐사를 진행했다. 조별로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의 계림 숲에서 200그루 이상의 나무를 관찰하고 ▷불국사 주변의 외래식물 조사와 사찰의 보전가치 연구 ▷경주국립공원의 조류생태 및 산불 연구 ▷개미와 식물종자의 상이 공생관계 관찰 ▷탐방로와 탐방객 이용행태 등을 조사했다.

 

최우수상.

▲ ‘제3차 보호지역 아카데미’에서 불국사 탐방객의

이용행태를 조사한 학생들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 왼쪽은 한국환경생태학회 권태호 회장)

<사진=정윤정 기자>

최우수상은 불국사의 탐방객 이용행태를 조사한 조가 수상했다. 불국사가 경주국립공원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에서 많은 관광객은 ‘몰랐다’고 답했고, 이러한 조사 분석을 통해 향후 국립공원 관리방안에 반영할 수 있는 연구를 학생들과 함께 축적해가고 있다.

 

“보호지역 혜택 일부 지역에 편중”

 

전 세계 보호지역은 12만여개에 이르나 아직도 상당수가 보호되지 못하고 있고, 지정만 된 채 관리가 되지 않는 명목상 보호지역(Paper Park)이 상당수 존재한다. 한국보호지역포럼의 조도순 위원장은 “미래 자원의 원천인 해양지역이 세계적으로 1%만 보호지역으로 지정돼있고 보호지역의 혜택은 전 지구적임에도 그 수혜는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설문.

▲ 대구대 학생이 경주남산국립공원 일원에서 사찰

숲길을 이용하는 탐방객에게 주변경관에 느끼는

착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윤정 기자>

2002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보호지역의 체계 확립과 유지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핵심요소’라고 명시했다. 2003년의 더반 협정(World Park Congress)은 보호지역이 ▷생물다양성 보전 ▷빈곤 저감 ▷경제발전 지원 ▷평화 촉진 등에 관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정했으며 ‘보호지역 실행프로그램(PoWPA)’의 실질적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2004년의 생물다양성연합 당사국총회는 보호지역 실행프로그램(PoWPA)을 채택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보전에 있어 보호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종 다양성의 손실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실행프로그램의 주요내용으로는 보호지역의 면적, 질, 연결성을 강화하고 지역 원주민의 권리를 강화했다는 것 등이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보호지역과 관련해 지역사회와 원주민의 권리에 관한 이슈를 제시해 국가별로 대책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생물다양성연합 사무국은 원주민, 지역사회와 협력해 보호지역의 비용과 편익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과 지침을 당사국에 제공할 계획이고 보호지역에 지역사회와 원주민이 전적으로 참여해 비용과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연극.

▲ 경주국립공원의 외래식물에 관해 조사한 학생들이

외래종도 함께 보존할 필요성을 연극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정윤정 기자>

우리나라의 보호지역은 환경부, 산림청, 문화재청, 국토부 등 4개 주요 기관이 함께 관리하고 있다. 보호법 중 가장 강력한 법은 문화재 보호법으로 천연기념물, 쳔연보호구역, 명승(경치가 좋은 장소) 등을 지정해 국내 자연보호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된다.

 

한국보호지역포럼은 우리나라 보호지역 관리의 효율성 향상과 선진화 도모에 기여하기 위해 생물다양성협약 보호지역 실행프로그램(CBD PoWPA)등 관련 협약, 국제사회 권고사항을 도입하고 이행을 지원하고 있다.

 

조도순교수.
▲ 한국보호지역포럼의 조도순 위원장 <사진=정윤정 기자>
보호지역포럼의 조도순 위원장은 설립취지에 대해 “국내 보호지역을 관리하는 4개 기관이 배타적이고 합의가 잘 되지 않아 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국내·외 보호지역 관련 기관 및 전문가 그룹 간 협력을 증진하고 의견을 조정하기 위한 가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보호지역포럼은 2009년 CBD PoWPA의 국가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평가되는 보호지역의 지정 및 관리, 나아가 전문가 양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yoonjun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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