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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산업, 부품·소재에 주목할 때

태양광(구름).
▲태양광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면서 부품·소재 산업의 발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부품·소재도 함께 성장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지금까지 주목해 왔던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이외에도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효율 향상과 내구성 개선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소재를 강소 아이템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편집자 주>

 

일본 대지진으로 울고 웃은 태양광 산업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태양광 관련 기업들은 울고 웃었다.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듯 보였다. 이미 공급 부족을 겪고 있던 웨이퍼가 가장 큰 문제였다. 전 세계 웨이퍼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신에츠(Shin-Etsu)와 썸코(SUMCO)가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후쿠시마에 있는 엠세텍(M.Setek)은 생산을 중단했다. 그뿐만 아니라 태양광 모듈 제조 시 필요한 백시트(Back Sheet)의 원료인 PVDF(Polyvinylidene fluoride, 불소수지의 일종)도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전 세계 공급량의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일본의 쿠레하(Kureha)는 원전 사고의 여파로 후쿠시마 공장의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핵심 원재료의 생산 차질이 전 세계 태양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지만, 대일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일본 대지진은 태양광 산업 발전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던 원자력 발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독일과 스위스, 터키 등 유럽 각국은 노후 원전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으며 EU는 역내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한 장관급 회의를 열어 강화된 안전체계를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이미 가동 중인 13기의 원전에 27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태양광 산업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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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이후 부품·소재 수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태양광 산업은 울고 웃었다.

부품·소재 분야의 중요성 부각

 

일본 대지진 후 불거진 부품·소재 수급 문제와 태양광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태양광 산업 내 부품·소재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 내에서 폴리실리콘이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고, 셀/모듈과 시스템 분야의 이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산업이 본격 성장함에 따라 밸류체인 내 부가가치 정도는 더욱 완연한 ‘스마일커브(Smile Curve)’의 모습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즉, 태양광 산업의 중심이라 여겨지던 셀 분야보다 부가가치가 높았던 폴리실리콘뿐만 아니라 모듈과 시스템에 사용되는 부품과 소재의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단지 산업이 발전하기 때문에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태양광 산업(결정질 태양전지의 경우)은 LCD(23%), 반도체(13%)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료비 비중이 30% 수준으로 높고, 재료가 제품의 효율과 내구성을 좌우한다. 지금까지 셀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못 받아왔지만 태양광 산업이 자생력을 확보해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함에 따라 부품·소재에 대한 시각도 변해야 할 것이다(<그림 1> 참조).

 

그림1.
▲그림1<자료=LG경제연구소>
불황을 겪은 2009년 이후 가격 경쟁력은 태양광 산업의 중요한 요인으로 떠올랐다. 정책적 지원이 축소되고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모듈 가격이 하락했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관련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 실현과 기술 차별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는 공급 과잉의 리스크가 동반되는 만큼, 앞으로 태양광 산업은 효율 향상 등 성능 개선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여 이에 영향을 주는 부품·소재가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그림 2> 참조).

 

독일 기업이 세계 시장 주도

 

그림2.
▲그림2<자료=LG경제연구소>
태양전지의 효율 향상은 폴리실리콘부터 셀까지 이어지는 업스트림에서 주로 결정이 된다. 우선 태양광 산업의 핵심 소재로 손꼽히는 폴리실리콘을 보자.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모듈 전체 원가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폴리실리콘 순도는 태양광 모듈의 변환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순도가 높을수록 광변환효율(빛을 전기로 바꾸는 비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발전량 또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2008년 폴리실리콘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6N(순도 99.9999%) 수준의 기술력이면 경쟁이 가능했으나, 기업들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지금은 9N(순도 99.9999999%) 이상이 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웨이퍼 역시 효율 향상에 영향을 준다. 단결정 웨이퍼가 다결정 웨이퍼보다 효율이 높은 셀을 만들 수 있다. 단결정 웨이퍼는 공정이 복잡하고 제조 원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어 태양광용으로는 잘 쓰이지 않았지만 고효율 셀이 중요해지면서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생산비는 크게 모듈과 BOS(Balance Of System)로 나뉜다. 전체 생산비의 47%를 모듈이, 53%를 BOS가 차지하는 가운데 BOS 부품 중 인버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인버터는 태양전지에서 발생한 직류 전기를 교류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태양광 인버터는 BOS 비용 중 22%를 차지, 시스템 전체로 봤을 때에는 10% 정도의 비중이지만 ‘태양광 발전의 심장’이라 일컬어질 만큼 중요한 부품이다. 아무리 좋은 모듈과 최적의 외부 환경을 갖춘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인버터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효율을 극대화하기 어렵다. 특히 온도 처리 기술은 인버터 효율에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온도 상승에 따라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적절한 냉각 기술을 통해 인버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태양광 발전에 적용되는 인버터는 일반 인버터와는 달리 일사량에 따라 최대 출력점을 추적하는 MPP(Maximun Power Point) 트래킹이 중요하다. 날씨 변화에 따른 최대 출력점을 얼마나 빠르게 정확하게 찾아가느냐에 따라 발전량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태양광용 인버터는 일반 인버터와는 달라 태양광 수요가 급증한 2010년에는 공급 부족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모듈 생산국인 중국의 기업들이 진출했으나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아 해외 시장에는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현재는 독일의 SMA가 전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등 독일 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팽창에 따라 진입 가능성 열려

 

ls산전 태양광.

▲태양광 시장이 팽창함에 따라 신규 기업의 진출

 여지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극 페이스트, 필름 등 지금까지 살펴본 부품·소재 분야는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아이템과 달리 제품별 시장 규모가 작다. 폴리실리콘은 2013년 약 90억 달러의 시장 규모가 전망되는 반면, 전극 페이스트는 25억 달러, 봉지재 필름은 14억 달러, 백시트는 19억 달러, 유리는 13억 달러 등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도 작을 뿐 아니라 과점 체제의 경쟁 구도라 섣불리 진입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 시장은 기술을 가진 소수 기업이 끌어가고 있으나, 태양광 시장이 팽창함에 따라 신규 기업의 진출 여지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산업이 성숙하지 않은 단계로 기술의 혁신 가능성도 높아 차별화된 기술을 이용해 진출한다면 신규 기업이라 할지라도 역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듀폰의 사례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듀폰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태양광 관련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폴리실리콘과 웨이퍼에 주목할 동안 듀폰은 전극 페이스트, 백시트, 봉지재 필름 등 태양광 소재 개발에 주력해 세계 1위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2010년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2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듀폰은 태양광 모듈 생산에 필요한 10개 이상의 아이템을 생산, 업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보이고 있으며 소재와 부품의 시너지를 통해 전체 시스템 비용을 줄이는 솔루션을 셀, 모듈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 개별 아이템의 기술 혁신뿐 아니라 여러 아이템의 조합을 통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는 노력은 단지 아이템을 묶어서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핵심 부품을 소수 기업이 독점하는 데 따른 리스크 등을 감안해 시장이 작더라도 기업 차원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전략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성장성이 기대되는 태양광 산업을 국가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부품·소재 역량 확보가 필요한 때이다.

 

<자료=LG경제연구원, 정리=김경태 기자>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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