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인간의 손에 의해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이를 다음세대에 교육하고 전수하려는 학계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3회 보호지역 아카데미’에서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 보호지역 생태계 조사를 통한 효과적인 관리방안 등이 소개됐다.

 

환경 친화적 도시 운동 절실

 

지구환경문제는 21세기에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유엔회의에서는 전 세계 환경 개발과 보전에 관한 ‘리우환경선언’을 채택했다. ‘아젠다 21’은 리우환경선언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지침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국가별로 전략 및 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한 것이다. 리우환경선언을 통해 각국은 생물다양성 보호조약, 산림선언채택, 기후온난화 방지조약 등에 서명하게 됐다.

 

김동필교수.
▲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김동필 교수 <사진=정윤정 기자>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김동필 교수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자연자원의 보전과 재생을 도모하는 것으로, 그동안 무료로 생각하던 자연자원의 가치를 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데서 출발했다. 이러한 개념에서 새로운 GNP인 녹색 GNP가 나왔다”고 말했다. 녹색 GNP란 환경악화와 자연자원의 소모로 발생한 비용을 공제해 조정된 GNP를 말한다.

 

이러한 흐름은 지금까지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이라는 대립되는 양자택일론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김동필 교수는 “인간에 의해 자행된 자연환경개발의 무분별한 확대는 급기야 생태계의 존립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관개, 방목, 벌목, 댐이나 도시건설 등을 통해 국지적으로 생태계를 교란시켜 왔다. 근래에 들어서는 발전된 기술의 힘을 빌어 국지적이 아닌 대규모로 자연환경을 변모·파괴하고 있다. 이것은 기술적 진보에 의해 제한 없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는 기술지향주의 사고에 의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환경은 범지구적 위기를 맞으며 지구온난화, 산성비, 오존층 파괴, 삼림파괴, 사막화, 야생동물 감소, 해양오염, 유해폐기물의 국경이동, 개발도상국의 공해와 엘니뇨까지 지구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생태계의 자기 조절 능력을 파괴하는 요인은 산사태, 홍수, 가뭄, 지진, 화산 폭발 등과 같은 자연 재해와 귀화생물 같은 것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에 의한 생태계 파괴는 대개 일시적이며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평형 상태가 회복된다.

 

진정한 생태계 파괴 요인에 대해 김 교수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인한 댐 건설, 택지 조성, 도로 건설 등 인공적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거의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오늘날 생태계 위기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전 지구적 문제이다. 과학 기술과 환경 문제는 인류 최대의 관심사이면서 가장 시사적인 쟁점이다. 이 시대의 환경문제와 생태문제는 불가분의 관계 속에 있으며 지구차원의 생태주의 운동을 통해 현재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도시 인구가 90%를 넘어선 지금 좋은 환경을 시골과 농촌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환경을 쾌적하게 바꿔나가는 운동이 절실하다. 그것만이 도시와 농촌, 나아가 지구 환경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잠자리 산란방식으로 습지속성 파악”

 

보호지역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보호지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조사해야 한다.

 

김지석 박사.

▲ 에코플랜연구센터 김지석 박사

   <사진=정윤정 기자>

에코플랜연구센터 김지석 박사는 “보호지역 개념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지정 사유를 알아야 하며 기본적으로 보호지역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장기적으로 보호지역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생물의 분포와 수, 이것을 결정하는 상호작용에 관한 과학적 연구로 원인을 규명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적인 방법으로 관리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생태계 조사방법 중 한 개체군의 생활형을 조사해 주변 환경의 특성을 밝혀내는 방법이 있다. 그 예로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잠자리의 산란 방식을 구분해 대상 습지지역의 속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김지석 박사는 “개방수면이 넓은 지역은 타수산란(물에 배를 부딪쳐 산란)을 하는 잠자리 종이나 개체가 많을 수 있고 늪지지역에는 타수산란을 하는 잠자리보다 식물 조직내 산란하는 종류가 많을 것이다. 습지의 생태적 천이에 따라 육지화 되게 되면 잠자리 종의 변화가 생기므로 지속적 모니터링을 하면 습지의 변화를 알 수 있고 이에 대한 관리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 외에 식물군락의 구체적인 모습을 도면에 나타내는 현존식생도를 정기적으로 작성하면 전체적인 식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멸종위기종과 희귀종은 전 지구적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종 자체의 보존을 위해 개체수, 밀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변화를 파악하고 분포지역이나 서식지역에 대한 전체적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yoonjun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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