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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책임(Self-Responsibility)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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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순 이천소방서 관고119안전센터장
최근 지구촌에는 종종 그 규모가 엄청난 사고들이 속출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사고에 대비해 각종 메뉴얼을 만들고 전문 대응 조직을 구성·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 재해의 피해 규모가 자국의 범위를 벗어나는 크기로 빚어져 국제적 대응과 협조를 필요로 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이다.

 

종전에 항상적 개념으로 통용되던 장마는 이제 국지성 호우, 게릴라성 폭우, 심지어는 지역적으로 단시간 내에 퍼 부어지는 물 폭탄 등 그 이름조차 가히 공포스러울 지경으로 변형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재해 양상에 따라 모든 소방관서가 종전의 불 끄는 곳이라는 고정 인식을 벗어나 화재는 물론, 구조·구급 등 다양한 재난업무를 담당하기에 이르렀으며, 소방력도 전국의 도시화에 맞추어 내·외형적 확대를 추진해 왔다. 특히 그 동안 소방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던 수도권 외곽의 농촌지역에도 소방서 단위 업무를 시작해 이제는 도 전체에 균형있는 소방 업무가 이뤄지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소방력의 확충을 앞지르는 도시화 추세는 급진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적 안전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나날이 새로운 과제를 만들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의 편차에서 비롯되는 또 다른 시대적 사각은 우리 모두에게 직·간접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소방 업무의 이용 실태를 보면 지나치게 소방관서 의존적이거나, 최소한의 자기의무 불이행에 대한 개별적 성찰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듯 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현재의 소방사무는 광역자치단체의 필수 사무로 제공되는 공공재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모든 행정 서비스가 그러하듯이 공공성을 띤 사회 기능의 대부분은 일방적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쌍방적 작용 기능을 갖고 있다. 쉬운 예로 요즘 도시 주거 형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소방차의 필수 통행과 현장 활동 공간을 무시한 자기 편의적 주차 행태에 의해 소방차량이 통행 할 수 없는 지경을 만들어 놓는다면, 이는 곧 자기가 사는 지역 내에 설치된 소방관서의 기능을 제로화 시키는 꼴이 돼 사고 발생시 소방서가 없는 지역에 사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사는 지역내에 잘 훈련된 소방공무원이 잘 정비된 소방장비와 함께 상비돼야 하는 필요성과 함께, 유사시에 그러한 제도적 여건을 충분히 활용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개별적 이해와 쌍방의 노력들이 균형있게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방차는 어느 경우든 육상의 도로를 이용해 사고 현장에 접근할 수 밖에 없는 기계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사는 위치와 공간에 화재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방관서의 도움을 받기까지는 출동 소방대가 경로중에 해결해야 할 복합적인 문제들 즉, 경로상의 교통 체증을 포함한 교차로의 신호등 또는 예기치 못한 도로 여건의 변화 등 다양한 문제들과 부딪히게 되며, 그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들은 신고자 누구나가 발을 구르며 기다려야 하는 초조함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평생의 시간을 들여 가정과 가족을 구성하고 일가의 번성을 도모한다. 그렇게 온 힘을 기울여 목숨보다 소중하게 가꾸고 지켜 온 가정과 가족의 안전을 오로지 소방관서에 의존해 해결한다는 것은 어쩐지 무책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상은 나날이 복잡해지므로써 안전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해와 위험의 요인들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요즘의 우리 모두에게 최소한 문제 발생 단계에서부터 자기 스스로 대처하리라는 의지는 당연하고 성숙한 시대 의식이 아닐까?

 

이런 쌍방적 이행 조건의 당위성에 대한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여러분께서 살고 계시는 지역의 어느 소방관서든지 여전히 불을 끄지 못한 채 밤을 지키고 있다. 언제든지 위험에 처한 당신 곁으로 달려가기 위해...

배석환  k-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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