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차량.
▲ 물에 잠긴 차량이 도로에 서 있다.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이번 폭우 때문에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는 재난에 대해 사회 전체적으로 얼마나 무방비 상태였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와중에도 서울시와 서초구가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산림청과는 당일 경보문자에 대한 진실게임까지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104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라며 자연재해임을 강조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작년 추석 때 내린 엄청난 폭우는 무엇일까?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미 작년에 우면산에 한차례 산사태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책 수립은 커녕 개발에만 열을 올린 서초구가 사고를 키운 측면은 없을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이상하리 만큼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은 신재생에너지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100년 후까지 2℃의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인식수준은 ‘조금 더워지나 보다’라는 수준이다.

 

폭우로 인한 피해가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90% 이상 도시에 집중되면서 ‘도시홍수’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지만, 변변한 치수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형편이다. 한강이 흘러넘치지 않아도 하수구가 막혀 서울시는 물바다가 되고 ‘강남워터파크’가 되고 있다. ‘100년 만의 폭우’가 내년에도, 아니 이번 추석에도 또 내린다면 그때도 100년 타령만 하면서 불가항력이었다고 발뺌만 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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